아산상
- 시상명 : 아산상
- 년도 : 2013
- 부문 : 의료봉사상
- 소속(직위) : 비전케어
- 수상자(단체) : 비전케어
세상에 희망의 빛을 선물하는 일
미얀마의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소녀 미얄린(11). 선천성 백내장을 앓고 있는 이 아이는 태어나서 한 번도 앞을 보지 못했다. 부모는 그런 딸이 안타까웠지만 병원까지 갈 차비조차 마련하기 쉽지 않은 형편이어서 개안수술은 꿈도 꿀 수 없었다. 그러던 중 비전케어 팀이 수도 양곤을 방문했다는 소식을 듣고, 4~5시간 버스를 타고 양곤을 찾았다. 비전케어 팀은 이틀에 걸쳐 소녀의 눈을 수술했다. 현재 미얄린은 양쪽 눈 모두 시력을 회복해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현재의 비전케어를 있게 한 김동해(49) 이사장은 2001년 발생한 9.11 테러와 그후 벌어진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지켜보면서 충격에 빠졌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목숨을 던지면서 지키려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이슬람 사회에 대해 징계성 전쟁을 하고 있는 서방국가들이 잘 하고 있는 것인지 의구심도 들었고요. 그때부터 이슬람 국가와 국민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김 이사장은 파키스탄에서 활동하던 선교사를 만나 현지 상황을 전해 들었고, 의료봉사를 통해 이슬람 문화권의 사람들을 도울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2002년 2월, 파키스탄의 카라치를 방문해 안과치료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가 어떤 것들인지 파악하던 김 이사장은 환자들을 진료하고 직접 수술하기도 했다.
귀국 후 김 이사장은 사비를 들여 1억 5천만 원 상당의 장비를 파키스탄 선한사마리아병원으로 보냈고, 그해 가을 봉사자들과 함께 파키스탄으로 의료봉사를 다녀왔다. 그때부터 비전케어는 매년 설날과 추석 연휴에 파키스탄을 방문해 환자들을 치료했다. 김 이사장은 여러 차례 봉사를 다녀오며 안과 의료봉사가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비전케어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은 저개발국 대상 안과 의료봉사, 안과 의료기반 구축 지원, 의료진 초청교육 등 크게 세 가지다. 특히 ‘아이캠프(Eye Camp)’라 불리는 해외 안과 의료봉사는 파키스탄에서 시작해 2005년부터 몽골과 미얀마 등 아시아 국가로 활동지역을 넓혔으며, 2010년부터는 에티오피아를 중심으로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에 봉사단을 파견했다. 지금까지 비전케어가 안과 의료봉사를 다녀온 나라는 모두 32개국에 이른다.
비전케어는 2002년 9월부터 2013년 8월까지 총 136회 해외 안과 의료봉사를 다녀왔다. 그동안 83,083명을 진료했고, 이 중 11,724명에게 백내장 수술이나 사시 수술을 했다. 또 시력이 낮은 저소득 주민에게 안경 1,900개와 돋보기 7,060개, 안경테 8,520개 를 지원했다. 저개발국의 시각장애인 중 상당수는 단순히 시력이 나빠서 앞을 보지 못한다. 우리 돈으로 3만 원 정도 되는 안경을 살 돈이 없어 어둠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비전케어에서 정기적으로 ‘안경테 기부운동’을 진행하는 것과 의료봉사를 나갈 때 안경사를 대동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비전케어가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는 이들이 저개발국 시각장애인들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백내장으로 인한 실명률이 높은 저개발국의 상황을 고려할 때 비전케어의 활동은 ‘희망의 빛’이나 다름이없다.
비전케어의 활동 영역이 넓어지면서 해외파견 횟수도 늘고 있는 추세다. 2012년 까지는 매년 20차례 안팎의 봉사단이 파견됐지만 올해는 26회로 크게 늘었다. 현재 비전케어는 미국에 2곳, 에티오피아, 몽골, 파키스탄, 모리타니, 우간다 등 총 7곳에 지부를 두고 있다.
비전케어의 궁극적인 목표는 비전케어가 더 이상 봉사활동을 다닐 필요가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의료봉사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에서 안과 의사들을 훈련시키고 장비와 시설을 갖춰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해마다 저개발국의 의사를 국내로 초청해 교육하기도 한다.
비전케어가 더 이상 할 일이 없어지는 날이 오면 김 이사장은 한숨을 돌릴 수 있을까? 비전케어가 소망하는 세상, ‘모두가 함께 보는 세상’이 빨리 오기를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