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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상

  • 시상명 : 아산상
  • 년도 : 2013
  • 부문 : 자원봉사상
  • 소속(직위) : 부산
  • 수상자(단체) : 민병각


“온 마음을 담아 잡아주는 두 손이 진통제였죠”

 

예순 아홉 늦은 나이에 봉사활동을 시작해 올해 여든 둘이 된 민병각 씨. 암 병동에서 호스피스 봉사활동만 1만 시간이 넘었다.

 

몇 해 전이었다. 한 소녀가 암과 사투를 벌이며 힘겨운 투병을 하고 있었다. “제발 빨리 죽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아이의 부탁이 이해가 될 정도로 야윈 소녀의 아픔은 진통제로도 극복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신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빨리 죽고 싶다는 말만 반복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접근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가족 외에는 찾아오는 이의 발길도 점점 뜸해졌다.

 

어느 날, 이 소녀에게 민병각(82) 할아버지가 찾아왔다. 곧 소녀는 할아버지에게 의지했고, 할아버지는 밤이고 낮이고 소녀가 찾기만 하면 언제든지 달려가 아픈 곳을 쓰다듬어 주고, 위로해 주고, 기도해 주었다. 소녀는 할아버지에게 본인이 잠들면 가라고 부탁을 했고, 할아버지의 귀가 시간은 점점 늦어졌다. 소녀에게 가장 좋은 진통제는 할아버지였다.

골수암으로 투병하던 소녀는 결국 생을 마감했지만, 그 어머니는 그때의 고마움을 잊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을 보듬어 주기 위해 호스피스 자원봉사자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렇게 민병각씨는 말기 암 환자를 위한 말벗, 안마, 목욕, 상담 등 호스피스 봉사를 13년간 하고 있다.

 

2000년 69세의 나이에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어 시작한 그의 봉사활동은 매주 6일, 하루 9시간씩 꾸준히 이어졌고, 누적된 봉사시간만도 1만 시간을 훌쩍 넘어섰다. 그만둘 생각도 해본 적 있지만, 병상의 환자들이 자신의 마음이 담긴 두 손에 잠시 고통을 잊는 모습을 보면 그 모습이 눈에 밟혀 그 자리를 떠날 수 없다.

 

누구나 마음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자신을 낮추는 그는, 앞으로도 기력이 허락하는 한 환자들의 곁에 머물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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