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상
- 시상명 : 아산상
- 년도 : 2013
- 부문 : 자원봉사상
- 소속(직위) : 서울강북우체국
- 수상자(단체) : 최덕보
행복을 전하는 집배원
강원도 삼척 시골마을에서 막내로 태어난 최덕보(52) 씨는 강북우체국 소속 집배원이다. 왜 그리 부지런한지 ‘받은 것을 조금이나마 돌려주어야 한다’는그는 동네에서 천사 집배원 아저씨로 통한다.
작은 키의 왜소한 몸, 어려서 다친 척추는 제때 치료받지 못해 굽어 버렸다. 한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수도자의 길을 걷기도 했던 그는 속세로 나와 막노동과 배달, 경비 등을 전전하며 한곳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기도 했다. 그러던 그가 16년 전 세상과 소통하고 싶어 선택한 일이 바로 집배원이다.
최덕보 씨는 새벽 5시 출근해 동료들보다 두 시간이나 빨리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아침에 일찍 업무를 시작해야 담당 구역을 돌며 이집 저집 살펴보고, 이야기라도 한 마디 더 나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잠은 언제 자냐고 물어보니, “할 일은 많은데 시간이 너무 짧다. 저승에 가서 많이 자겠다.”며 너스레를 떤다.
혼자 계시는 노인들을 일일이 찾아가 식사를 못 한 분들께는 요구르트며 빵, 과자, 계란, 짜장면 등을 대접하고, 간혹 휴지 같은 생필품도 슬그머니 넣어드린다.
“무슨 돈으로 수 년 동안 이런 걸…” 이라고 물으면, “얼마 되지 않아요”라며 작은 미소와 함께 겸손을 보인다. 이 밖에도 이웃들의 이사, 결혼식, 장례식, 하물며 아이 입학식까지 챙긴다. 혼자 계신 노인들의 목욕이나 세탁, 청소, 집수리 등 주중에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일은 꼼꼼하게 수첩에 기록해 두었다가 주말에 우체국 동료들과 봉사단을 꾸려 해결한다.
최덕보 씨는 오늘도 방학3동을 돌며 어느 집 마루턱에 잠시 앉아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살아가는 얘기를 나누고 있을 것이다. 어려운 이웃과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꿈인 최덕보 씨가 그 꿈을 하루 속히 이루길 바라며, 그와 같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꽉 차길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