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상
- 시상명 : 아산상
- 년도 : 2013
- 부문 : 효행가족상
- 소속(직위) : 경북 예천
- 수상자(단체) : 이덕분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58년, 아름다운 동행
58년간 함께한 101세의 시어머니와 함께한 이덕분 씨. 스무살에 종가집 맏며느리로 시집와 남편을 먼저 보내고 1남6녀를 훌륭하게 키워냈다.
가을 서리를 맞아 물기 잃은 고추밭에서 쭉정이 고추를 따고 있는 백발노인이 보인다. 이덕분(78) 씨의 시어머니 진육례 씨의 실제 나이는 101세이다. 위장이 좋지 않은 며느리가 병원 치료를 간 사이 가만히 집에서 쉬고 계시라는 며느리의 말을 뒤로하고 고추밭에서 구부정한 몸을 놀린다. 늘 함께였던 며느리가 없어서인지 백발이 더 하얗게 서리져 보인다. 굽은 골목모퉁이에서 행여나 며느리가 보일세라 희미해진 눈으로 바라본다.
이덕분 씨는 20세에 시집와 종가집의 맏며느리로 당시 중풍을 앓고 있는 시조부모님이 돌아가실 때까지 병수발을 하였다. 50살이 되던 해 남편이 갑작스런 뇌출혈로 사망하자 그 후로 혼자서 시부모님을 봉양해왔고, 지금은 홀로 남은 병약한 시모를 극진히 모시고 있다. 층층시하 힘든 시집살이 속에서도 3명의 시동생을 자식처럼 키워 출가를 시켰으며, 1남6녀의 자녀 또한 번듯한 사회인으로 성장시켰다. 시동생과 자녀들 또한 시부모에 대한 효심이 한결같다.
홀로 남은 시어머니와의 동행이 58년째이다. 시어머니 끼니 걱정에 마실 한번 나가는 것도 맘 편치 않고, 이웃들이 효부라고 부르는 소리에 부담스럽다며, 손사래 친다. 지나온 세월을 누가 물으면 말 없이 흘리는 눈물만이 그간 그녀의 아름답고 힘들었던 세월을 말해 주는 듯하다.
“내 가족을 내가 봉양한 게 상 받을 일이 아닌데, 세상이 달라져 나 같은 사람한테 상을 준다”는 이덕분 씨. “어머님이 오래 사셔서 제가 어머니 덕을 봅니더.” 귀가 어두워 잘 듣지 못하는 시어머니의 눈가에도 이슬이 맺힌다.
이덕분 씨는 늘 크고 작은 마을일이나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일에 발 벗고 나선다. 진심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이덕분 씨는 사회적으로도 칭찬 받을 참 효행을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