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상
- 시상명 : 아산상
- 년도 : 2025
- 부문 : 자원봉사상
- 소속(직위) : 청솔메디 대표
- 수상자(단체) : 고창화
나눔의 파동은 연결할수록 커져요
“나눔이 점점 커지더라고요. 친구와 가족은 물론 기업과 공공기관까지 기꺼이 손을 잡아줬어요. 이웃을 살피는 작은 파동이 큰 물결이 되도록 나눔 전도사가 되고 싶습니다.”
27년째 봉사를 이어온 고창화(53) 씨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생겼다. 이웃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감지하는 능력, 함께 돕겠다고 나서는 지원군을 모으는 능력이다. 나눔을 더 크게 퍼뜨리는 비결은 솔선수범과 이웃과 일상을 나누는 인간미 넘치는 봉사활동이다.
PC 통신을 봉사활동으로 연결
“스물여섯 살까지는 봉사를 먼일처럼 여겼어요. 특별한 재능이나 재력이 없기 때문에 나는 못 하는 일이다 싶었죠. 그런데 봉사는 거창할 필요가 없더라고요. 이웃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거든요.”
고창화 씨는 1998년 ‘좋은 일을 한번 해볼까’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PC 통신을 통해 토담사랑채 봉사단을 결성했다. 첫 봉사활동으로 승합차 3대를 빌려 대구 애망장애영아원 아이들 20여 명과 목장 나들이를 갔다. 들판에서 삼삼오오 손잡고 산책하는 풍경을 그렸지만 현실은 딴판이었다.
“초원에 도착한 아이들이 순식간에 사방으로 흩어져 뛰더라고요. 잡으러 다니느라 아주 진땀을 뺐습니다.여전히 잊지 못할 첫 자원봉사 신고식이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아이들과 부대끼는 만큼 웃고, 땀 흘린 만큼 뿌듯했다. 봉사활동의 진가를 알아가면서 대구 장애인·노인 복지시설에서 돌봄과 식사 정리, 환경 정비 등의 봉사활동을 이어갔다. 2007년부터는 중증장애인 시설인 선명요육원에서 매월 봉사를 펼치고 있다.

<선명요육원에서 장인들과 함께한 고창화 씨(가운데)>
일상 속 불편함, 관심에서 출발한 봉사
고창화 씨는 집안의 전등을 갈다 문득 ‘혼자 사는 어르신들은 누가 어떻게 등을 갈아주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답은 쉽게 나왔다. 자동차용품점을 운영해 다양한 공구가 있었고, 대학 때 건축설비를 전공한 기술이 있으니 직접 나서기로 한 것이다. 행정복지센터에서 추천을 받은 가정을 방문해 전기 설비를 손보며 등을 고쳤다.
“햇빛이 잘 안 드는 집에 등까지 나가면 종일 어두워요. 촛불로 생활하는 분도 계시고요. ‘점등식 하입시다’라며 새 등을 켜면 어르신들 얼굴이 정말 밝아지죠. 이 소식을 접한 달서초등학교 동창생들이 동참해 2022년 영삼봉사단을 결성했어요.”
나눔의 확산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영삼봉사단 활동에 영향을 받은 대구 서구청이 힘을 보태어 전등, 문손잡이, 콘센트 등을 교체 하는 주거 개선 홈케어 사업을 추진했다. 고창화 씨는 이웃의 어려 움이 ‘그냥 눈에 보인다’라고 말한 다. 한파로 수도가 얼었을 때는 생수를 구매해 주변 어르신 40가구에 전달했고, 폭염이 계속되는 날에는 아이스팩 2,000개를 나누기도 했다.
평소 나눔활동을 위해 가게가 흑자든 적자든 매출의 일부를 떼어놓아 발 빠른 도움이 가능하다.
“어떤 분은 생수 12리터에 눈물을 흘리세요. 선풍기 위에 아이스팩을 얹어두고 웃으시기도 하구요. 저는 사소한 불편에 삶이 무너진다고 생각합니다.”
가족, 친구, 기업까지 나눔으로 연결
봉사에 필요한 동행의 힘, 연결의 힘을 실감한 고창화 씨는 도움이 필요한 곳과 손 내밀 준비가 된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역할에도 주목했다. 느지막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해 이론과 전문성을 키운 이유도 이 때문이다.
“봉사는 여러 사람이 서로 북돋아가며 오래 가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각자의 능력에 맞게, 색깔에 맞게 하면 됩니다. 100m 단거리가 아니라 멀리 가는 마라톤이라 생각하며 달릴 계획입니다.”
그동안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모임장소 마련에 기업 후원을 연결하고, K2 공군 군수사령부 군무원단의 봉사활동과 대구 서구청의 복지 활동을 연결해 활동 범위를 키웠다. 고창화 씨는 함께할수록 커지는 나눔의 연결고리를 계속해서 이어갈 생각이다.

<초등학교 동창들이 결성한 영삼봉사단 회원들과
독거노인 가정을 방문한 고창화 씨(왼쪽 첫 번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