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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상

  • 시상명 : 아산상
  • 년도 : 2025
  • 부문 : 자원봉사상
  • 소속(직위) : 사랑나누기 봉사단 총무
  • 수상자(단체) : 이언정

봉사가 일상이 되니 행복합니다

 

 

이언정(57) 씨의 평일 아침은 이른 새벽부터 시작된다. 새벽 6시 30분이면 전남 광양 YWCA 무료급식소로 향한다. 이곳에서 오전 내내 100인분이 넘는 식사 재료를 다듬고 조리와 배식, 도시락 배달을 이어간다. 10년 넘게 어김없는 일상이다. 오후에는 장애인복지관과 미술관 봉사, 청소년 보호 활동 및 환경운동 등 다양한 봉사 영역에서 이언정 씨의 일상은 봉사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

 

 

상처 입은 나를 치유하다

 

“봉사를 시작한 후부터 성격이 많이 바뀌었어요. 원래는 누가 똑바로 바라보면 눈을 못 마주칠 정도로 소심하고 여린 성격이었거든요.”

 

이언정 씨는 세 살 때 갑작스러운 사고로 왼손 엄지손가락 일부가 절단됐다. 어린 시절 친구들의 놀림에 왼손을 늘 호주머니에 넣고 다닐 만큼 위축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남편의 직장인 포스코에서 주관한 장애인 봉사활동을 처음 시작한 날, 심한 신체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한 웃음으로 자신을 반기는 이들을 만나면서 그의 상처받은 마음에 새살이 돋기 시작했다.

 

“제 상처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면서 안아주고, 또 언제 오냐며 저를 기다려 주시더라고요. 사랑을 주러 갔는데 오히려 받고 돌아오는 거예요. 어느새 저도 봉사하는 날이 기다려졌습니다.”

 

몸이 불편한 이들의 머리를 감겨 주고, 가정을 방문해 청소를 돕고, 반찬을 만들거나 김장 봉사에 참여하면서 봉사 영역도 차츰 넓어졌다.

 

“특별한 재능도 없고 평범한 주부라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했는데, 평소에 하는 일들로도 봉사를 할 수 있더라고요. 페인트칠이나 도배 봉사는 새로운 배움의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지역주민을 위한 봉사활동에 참여한 이언정 씨(왼쪽 첫 번째)>

 

 

삶의 1순위가 된 봉사

 

1365 자원봉사 포털과 사회복지 자원봉사 인증관리(VMS) 시스템에 등록된 이언정 씨의 누적 봉사 시간은 14,954시간에 달한다.

 

그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광양 YWCA 무료급식소 봉사다. 광양시 내에서 유일하게 운영되는 무료급식소라 매일 찾아오는 이들이 적지 않고, 자원봉사자들이 주체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늘 일손이 필요하다. 이언정 씨의 남편도 쉬는 날에는 일손을 보태고 있다

.

“오랫동안 같은 자리에서 봉사하다 보니 어르신이 아프셔서 못 나오거나 때로 하늘나라에 가시면 마음이 아파요. 급식소에서 도시락 배달도 하는데, 어느 날 삐뚤빼뚤한 글씨로 ‘덕분에 잘 먹고 잘 지냅니다. 고맙습니다’라는 쪽지를 주시더라고요. 뭉클하고 힘이 났습니다.”

 

이언정 씨는 광양시 중마장애인복지관에서 1:1 로 매칭된 발달장애인이 지역주민으로서 영화관이나 식당, 버스 등을 스스로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시민옹호인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 사례관리 솔루션 위원으로 활동하며 장애인이 지역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물질적인 후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발달장애인과 함께 사소한 일상을 보내다 보면 가족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원치 않는 모임에 나가서 수다 떨고 다른 사람 이야기하는 것은 유익하지 않더라고요. 봉사하는 시간은 즐겁고 보람 있고 행복감을 주니까 자연스레 봉사가 1순위가 됐죠.”

 

이언정 씨는 가끔 삶에서 봉사가 없었더라면 얼마나 우울했을까를 떠올린다. ‘봉사에서 얻은 행복한 에너지 덕분에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 살아온 것 같다’는 그의 말에는 진심이 담겨 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도 알게 하라

 

이언정 씨는 2023년 광양시 올해의 봉사왕상을 받고, 2024년에는 남편의 직장인 포스코에서 1만 시간 인증패를 받았다. 1만 시간은 이언정 씨와 남편, 자녀까지 전체 가족들이 포스코에서 진행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한 시간을 합산한 것이다.

 

“광양시는 시민 절반이 봉사자로 등록될 만큼 전국에서 봉사의 도시로 유명하거든요. 올해의 봉사왕과 포스코 1만 시간 인증패 모두 여성으로서는 제가 최초 수상이라 뿌듯했습니다. 1만 시간 인증패를 받을 때 누가 그러셨어요. 1만 시간을 최저임금 1만 원으로만 환산하면 1억 원을 기부한 셈이라고요. 제가 해온 일을 인정 해주는 것 같아 너무 감사했죠.”

 

매사에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전하는 이언정 씨를 보며 주변에서도 함께 봉사하고 싶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예전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라는 말처럼 봉사가 남들 모르게 숨어서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이게 선한 영향력이구나 싶어 봉사에 관심을 보이는 분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습니다. 봉사는 ‘관계’이기도 하거든요. 함께 하는 이들이 있었기에 즐겁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삶의 우선순위를 ‘봉사’에 둔 이언정 씨의 하루하루는 봉사로 맺어진 인연들로 인해 더욱 충실히 채워지고 있다.

 

<광양 YWCA 무료급식소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는 이언정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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