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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상

  • 시상명 : 아산상
  • 년도 : 2021
  • 부문 : 복지실천상
  • 소속(직위) : 서울시립발달장애인복지관 사무국장
  • 수상자(단체) : 조미숙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든든한 친구가 되다

 

 

보라매공원에 위치한 서울시립발달장애인복지관에서 사무국장으로 근무하는 조미숙(56) 씨는 3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고향인 전남 화순에서 초등학교를 마치고 1976년 큰언니를 따라 서울로 상경, 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부모의 학구열과 공부하고자 하는 본인의 의지가 높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조미숙 씨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가 졸업 이듬해인 1983년 지인의 소개로 한국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에 입사했다.

 

장애인종합복지관 외에도 발달장애인을 위한 전문복지관의 필요성이 꾸준히 대두되던 때, 조미숙 씨가 근무하던 협회의 주도로 1986년 12월 서울시립발달장애인복지관이 문을 열었고 이때 복지관 개관 실무자로 참여했다.

 

사무 업무를 담당하며 발달장애인들의 삶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한 조미숙 씨는 복지 현장에서 발달장애인들과 직접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침 기회가 닿아 1991년 복지관 총무팀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후 발달장애인들과 함께하며 그들이 지역사회에서 일상을 영위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든든한 친구가 되어 주고 있다.

 

나와 복지관을 만나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

 

“발달장애인들을 돌본다는 생각보다는 나와 같다는 마음으로 항상 친구처럼 대했습니다. 그들이 복지관에 와서 프로그램에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했어요. 기왕이면 나를 만나, 또 우리 복지관을 만나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복지관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던 조미숙 씨는 또래보다 한참 늦은 나이에 대학과 대학원에 진학해 사회복지 분야의 전문성을 높였다.

 

2004년 총무팀에서 사회재활팀으로 자리를 옮긴 조미숙 씨는 팀장으로서 다양한 장애인 복지 업무를 주도했다.

 

2005년 주말도 반납한 채 발달장애 청소년들을 위한 주말 프로그램을 개설하여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제공했고, 가족들의 돌봄 부담도 줄였다.

 

조미숙 씨는 동작구보건소, 보육정보센터와 함께 ‘발달지체 영아 조기 발견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도 일조했다. 1만여 명의 영아를 대상으로 간이 선별검사를 진행해 이 중 20여 명의 발달지체 의심 사례를 발견했고 신속히 조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2007년 동작구 우수 프로그램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발달장애인의 가족여행에 함께 한 조미숙 씨(맨 오른쪽)>

 

성인기 발달장애인들의 삶에 주목하다

 

서울시립발달장애인복지관은 직업생활을 준비하는 직업적응훈련반, 홀로 활동하기 어렵고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성인반, 서울시에서 시범운영 중인 중증 발달장애인을 위한 집중서비스반 등 성인기 발달장애인 대상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복지관 초창기에는 아동 대상의 프로그램이 주를 이뤘다. 발달 시기인 유아·청소년기는 특수교육, 재활치료 등 발달장애 아동에 대한 관심과 치료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시기다. 반면 성인기에 접어들면 이들을 치료할 재원도, 가족의 에너지도 소진되고 만다.

 

조미숙 씨가 성인기 발달장애인들의 삶에 주목한 것도 이 때문이다. 장애의 정도, 연령에 따라 취업을 희망하고 실제로 가능한 이들은 직업개발 훈련을 받아 자립의 길을 모색하도록 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평생교육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도록 함으로써 사회성을 높였다. 그 과정에서 조미숙 씨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참여자의 입장’이었다.

 

“취업할 수 없고, 스스로 활동할 수 없는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주간 활동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저 혼자 한 것은 아니고 동료들이 함께해 주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사생대회 행사를 준비 중인 조미숙 씨>

 

발달장애인들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

 

조미숙 씨는 성인기 발달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한편, 발달장애인들이 원하는 직업을 가지고 자립 할 수 있도록 기회의 문을 열어주었다.

 

2010년에는 여성 발달장애인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어 하는 유치원 교사와 보육교사 일자리를 실현하기 위해 동화 구연, 풍선아트, 미술지도 등 보조교사 일자리 모델과 요양보호사 보조 일자리 모델을 개발·확대했다. 그 결과 현재 동작구 내 15개 어린이집에서 교사의 꿈을 이룬 여성 발달장애인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12년 장기근속자도 여러 명이다. 요양병원에도 25명의 요양보호사 보조 인력이 근무 중이며 매년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 밖에도 마포평생학습관과 통신사 대리점에 발달장애인 바리스타를 고용한 카페를 개설·운영하는 등 발달장애인의 자립과 사회 적응을 돕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요즘은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는 것보다 남아 있는 동안 의미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고민이 항상 있어요. 저와 함께 살아가는 발달장애인들이 행복해할 때, 저의 행복도 커지니까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꿈꾸는 행복은 조미숙 씨가 그리는 행복의 모습과 닮아 있다. 반평생 그들의 친구가 되어 온 조미숙 씨는 오늘도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며 복지관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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