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상
- 시상명 : 아산상
- 년도 : 2021
- 부문 : 효행ㆍ가족상
- 소속(직위) : 서울
- 수상자(단체) : 송경준
세송이 아빠가 꿈꾸는 평범한 행복
서울정신요양원에서 생활복지사로 일하는 송경준(39) 씨는 자칭 ‘세송이(송재하, 송다혜, 송다미)’ 아빠다. 같은 사회복지시설에서 근무하던 아내와 결혼해 장애가 있는 둘째를 입양하고, 4년 후 셋째를 입양해 다섯 식구를 이루었다.
평범하지만 따뜻한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간다는 그는 장애인 인권 강사로서 ‘모든 사람은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메시지를 삶으로 전하고 있다.
<아내, 세 자녀와 함께 한 송경준 씨>
입양은 가정을 이루는 다양한 방법 중 하나
송경준 씨가 입양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부터다. 뉴스를 통해 많은 아동이 해외로 입양되고 있고, 특히 장애아동의 대부분이 해외로 입양된다는 사실을 접했다. 나중에 결혼한다면 입양을 고려해야겠다는 결심이 생긴 것도 그즈음이다.
베이비박스를 통해 보육원에 맡겨진 아이를 돌본 경험이 있는 아내 역시 입양에 큰 거부감이 없었다. 부부는 2011년 첫 아이를 낳은 후, 2015년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생후 40일 된 둘째를 입양했다. 입양 당시, 출산 과정에서 우뇌 손상을 입은 아이가 장애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장애와 비장애를 구분하지 않고 입양하기로 결정했다.
둘째는 자라면서 왼손과 두발이 불편해 첫돌을 맞은 해에 뇌병변장애 4급 판정을 받았다. 부부는 장애통합반이 있는 어린이집과 장애인복지관, 치료센터 등을 부지런히 이용하며 둘째의 성장 발달을 든든히 지지해왔다.
둘째는 출생 초기 주치의가 염려했던 것과 달리 뇌 손상 범위에 비해 시각과 언어, 인지 발달이 잘 관리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둘째가 자라는 동안 부부는 장애아동에게 초기 개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깨닫게 됐다.
<세송이와 함께 한 나들이에서>
공개 입양을 결정하다
송경준 씨는 2019년 둘째와 마찬가지로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셋째를 입양했다. 첫 입양보다 입양기관과 법원에서 검증할 사항들이 많고 까다로웠지만, 모든 절차를 무사히 마치고 작년 3월 법적으로 다섯 가족임을 인정받았다.
송경준 씨 가족은 최근 둘째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장애아동을 위한 편의시설과 도움반이 있는 초등학교 인근으로 이사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 오랜 시간 아내와 함께 고민한 끝에 둘째에게 입양 사실도 공개하기로 했다.
“과거에는 입양을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이 관행처럼 여겨지기도 했어요. 하지만 비공개 입양보다 아이가 적절한시기에 스스로 인지하고 내성을 갖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든든한 울타리이자, 보호자 역할을 감당하며 아이 곁에 설 것이고요.”
송경준 씨는 가정을 이루는 방법은 다양하기에 입양 자체를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한다. 우리 주변 여느 가족이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과 이야기 중 하나로 이해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친자뿐 아니라 입양을 통해서도 가정을 이룰 수 있습니다. 모든 아이는 모두의 아이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보살핌을 기다리는 많은 아동들이 있습니다. 입양 가정을 이룬다면 훨씬 더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경험하실 수 있을 거예요. 평범한 저와 가족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이 될 수 있길 기대합니다.”
3인 3색, 세송이의 튼튼한 울타리 되어
초등학교 4학년인 첫째는 음악을 사랑하고 두 동생을 위해 피아노 연주를 즐겨 해준다. 동생들의 입양을 결정할 때, 엄마 아빠와 함께 충분한 시간을 두고 이야기 나누며 입양에 동의해 준 듬직한 오빠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둘째는 사교성이 좋아 주위에 늘 친구가 많다. 누구와 만나도 쉽게 대화를 풀어가는 모습에서 남다른 리더십이 느껴지기도 한다.
올해 세 살이 된 막내는 활동량이 무척 많은 개구쟁이다. 호기심이 많아 질문이 그치질 않는다. 저마다의 매력과 사랑스러움을 뽐내는 아이들 곁에서 부부는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맛본다.
송경준 씨는 오늘도 세송이가 삶의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사랑할 것을 다짐한다. 시대가 이미 바뀌고 있고,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더욱 새롭고 긍정적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희망을 품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