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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상

  • 시상명 : 아산상
  • 년도 : 2020
  • 부문 : 복지실천상
  • 소속(직위) :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미디어접근센터 센터장
  • 수상자(단체) : 황덕경

시각장애인을 위해 31년 외길을 걷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미디어접근센터에서 센터장으로 일하는 황덕경(51) 씨는 공채 1기로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에 입사해 31년째 일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에게 신문과 책을 읽어주는 낭독 봉사에 보람을 느낀 것이 계기가 돼 시각장애인의 정보접근권 향상을 위해 31년간 노력해오고 있다.

 

성우 지망생들과 ‘소리샘’ 서비스 개발

 

황덕경 씨가 처음 맡은 일은 음성정보 시스템인 ‘소리샘’ 개발이었다. 신문 2개를 매일 아침 4시간씩 낭독하는 일을 10년간 했다. 신문 외에도 도서 400권을 낭독하며 ‘소리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에는 성우 지망생들도 함께 참여했다.

 

변변한 활동비조차 지원받지 못하면서도 자긍심을 갖고 참여했던 성우 지망생들이 방송국에 대거 합격하는 결과를 낳자 소리샘은 일약 성우 지망생들의 트레이닝 코스로 부상했다.

 

“성우 지망생들로 구성된 소리샘 봉사단원들이 경쟁률이 치열한 방송국 공채 성우로 합격하면서 봉사자들이 몰리기 시작했어요. 그 덕에 음성정보 시스템을 수월하게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화면해설 서비스 도입과 법제화

 

 

황덕경 씨의 남다른 면모는 국내 최초로 화면해설 방송을 시작한 데서 엿볼 수 있다. 1999년 미국의 장애인방송사로 연수를 갔던 황덕경 씨는 시각장애인에게 TV 화면해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보고 곧바로 국내 도입을 시도했다.

 

화면해설은 소리에만 의존하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영화나 드라마 등의 영상물에서 등장인물의 표정이나 몸짓, 배경 등과 같은 시각적인 요소들을 별도의 음성으로 해설하며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지금까지 약 360여 편의 영화를 화면해설로 제작했으며, 영화에 이어 TV 방송으로도 화면해설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화면해설에 대한 개념이 없던 때라 지상파 방송국과 방송통신위원회를 찾아다니며 설득하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5년간의 노력 끝에 화면해설이 보편적 서비스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방송법이 개정됐어요.”

 

황덕경 씨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화면해설이 시각장애인들의 보편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전문인력 양성에 주력했다. 화면해설 영상물 제작을 위해서는 대본 구성작가가 필요하다. 전문인력 양성의 필요성을 느끼고 화면해설 전문작가 교실을 열었다. 2년마다 6~7명의 예비 작가들을 선발하여 10개월 동안 250시간의 외부전문가 특강, 화면해설 제작기법 등을 집중 교육하고 있다. 지금까지 7회기의 교실을 운영했고, 30여 명의 전문작가를 배출했다.

 

성우봉사단의 활약은 여기에서도 빛난다. ‘소리샘’ 을 통해 10년 동안 구축된 성우 인력 풀이 100여 명 규모로까지 확대됐는데, 그들이 화면해설 방송을 맡은 것이다.

 

이곳을 거쳐 간 성우들이 동기와 선후배들까지 데려오면서 제작비 부담을 덜고 외국영화 더빙과 드라마 화면해설 제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영상으로만 보여지는 화면을 시각장애인이 상상할 수 있도록 이미지를 다시 구성해야 합니다. 그 작업을 구성작가가 대본으로 표현하면 성우들이 내레이션으로 녹음을 하고, 스튜디오에서는 녹음을 가지고 기존 방송녹음에 붙이는 작업을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화면해설 방송이 만들어집니다.”

 

장애인에 대한 작은 배려가 세상을 바꿔

 

 

황덕경 씨는 현장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할 때마다 정책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특히 영상물과 뉴미디어 접근성에 대해 안타까움이 많다.

 

“영상물은 저작권 때문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 제작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거기에 코로나19는 우리사회를 비대면 사회로 바꿔버려 온라인 서비스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인 시각장애인들의 소외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책적인 변화와 더불어 시각장애인들에 대한 작은 배려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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