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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상

  • 시상명 : 아산상
  • 년도 : 2020
  • 부문 : 자원봉사상
  • 소속(직위) : 영주시종합사회복지관 노인대학 부학장
  • 수상자(단체) : 권혁기

영주시 최고 명문 노인대학을 키워낸 25년의 열정

 

28년 전인 1992년 어느 날, 권혁기(66) 씨가 다니던 영주시 휴천동 성당에서는 교인들을 위한 활동으로 노인대학 운영을 시작했다. 당시 본당 총무이자 영주 동산고등학교 교사로 활동하던 권혁기 씨가 적임자로 그 일을 맡게 됐다. 하지만 3년 후 새로운 주임신부가 부임하면서 노인대학 프로그램은 폐지되고 말았다.

 

그즈음 설립된 영주시종합사회복지관에서도 비슷한 취지로 노인대학 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경험 부족으로 적절한 운영 체계를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마침 권혁기 씨의 소식을 듣고 영주시종합사회복지관에서 러브콜을 보내왔다.

 

권혁기 씨는 현직 교사 경력과 성당에서 3년 동안 노인대학을 직접 운영했던 경험을 살려 학교의 노인들에게 제공할 교육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며 은빛대학교의 기틀을 다졌다.

 

입학을 위해 3수, 4수에 도전

 

은빛대학교는 4년 과정으로 학년마다 40명씩, 총 160여 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지역 내 최고 명문 노인대학으로 입학을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40명을 모집하는 신입생 모집에 160여 명이 몰려 평균 4대 1의 경쟁률을 보인다. 졸업생 숫자만 1천 명이 넘는다. 처음에는 선착순으로 모집했지만, 지금은 추첨제로 바뀌었다. 추첨에서 떨어진 사람들 중에는 3수, 4수를 해서 학교에 입학한 경우도 있었다. 65세 이상의 남녀를 대상으로 하지만 80대 중반의 신입생도 있다.

 

일주일 치 삶을 충전하는 ‘행복 발전소’

 

 

은빛대학교에서는 매주 목요일 주 1회 수업을 한다. 1교시의 노래 및 장기 자랑, 2교시 외부 강사특강, 3교시 동아리 활동, 4교시 점심시간 및 학생회 시간으로 구성된다. 매주 수업에 앞서 권혁기 씨가 직접 나서는 15분짜리 특강은 학생들에게 최고 인기 강좌 중 하나다.

 

“주제는 딱 세 가지입니다. 어떻게 하면 웃으면서 살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는가 하는 것이죠.”

 

법률, 문화, 경제, 심리, 종교 등 지역사회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강사로 초빙하여 특강을 듣는다. 그 밖에 게이트볼, 합창, 에어로빅 등 7개의 동아리 반을 만들어 관심사별로 활동할 수 있게 했다. 대학 과정을 모두 마치고도 더 공부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많아 2년 과정의 대학원까지 만들었다.

 

“학생들에게 이곳을 ‘원자력발전소’라고 생각하라고 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 등교해서 에너지를 완전하게 충전한 다음, 일주일을 열심히 살자는 거죠. 아버지, 어머니가 왜 이렇게 바뀌었냐고 딸이나 며느리에게 전화가 오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매년 가을에 열리는 일일 찻집에 100만 원을 쾌척한 학생들도 있다. 나눔이 기쁨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배웠고, 봉사활동을 통해 직접 경험해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일일 찻집 모금액은 영주시의 초ㆍ중ㆍ고 졸업생 등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으로 전달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161명에게 3천5백만 원을 전달했다.

 

봉사의 가장 큰 수혜자는 ‘자신’

 

 

고등학교 교사로 일하며 노인대학 부학장 업무까지 소화하는 것이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었다. 목요일마다 노인대학에 나가느라 학교 눈치를 안 볼 수 없었다. 그 때문에 권혁기 씨는 학교생활도 더 열심히 했다.

 

봉사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지나고 보니 그 봉사활동의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자신이라고 말하는 권혁기씨. 매주 15분 특강을 위해 많은 공부를 했고, 신문 스크랩뿐 아니라 노자, 장자에서부터 불경에 이르기까지 여러 고전들을 섭렵하기도 했다.

 

권혁기 씨는 은빛대학교만이 아니라 관내 8개 노인대학으로 이뤄진 영주시 노인대학연합회 창립을 주도하고 20여 년 동안 사무국장을 맡아 또 다른 봉사에도 참여하고 있다. 사단법인 영주문화연구회의 창립 멤버이며, 영주 주민자치연대 사무처장과 공동대표를 맡아 지역사회를 위한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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