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상
- 시상명 : 아산상
- 년도 : 2017
- 부문 : 자원봉사상
- 소속(직위) : 김해이용원 대표
- 수상자(단체) : 김태식
작은 손길로 감동을 주는 사람
“누워 있는 사람은 앉아 있는 사람이 도와야 하고, 앉아 있는 사람은 서 있는 사람이 도와야 합니다. 저는 자리에 누워 움직이지 못하기 전에는 계속 봉사 활동을 해나갈 겁니다”
경북 산청 버스터미널 앞에서 김해이용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태식(69) 씨는 어린 시절 임종을 앞둔 부친을 위해 근처 이발소에 출장 이발을 부탁하였음에도 수차례 거절당했던 아픈 기억이 가슴에 남아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야겠다는 마음으로 이발을 배웠다.
김태식 씨는 36년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주말마다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했다. 인근 마을의 무의탁 노인들을 돌보고, 터미널 인근을 배회하는 노숙인들에게도 이발은 물론 목욕비와 식비를 쥐어주고 갈아입을 옷도 건넸다. 그러던 어느 날, 한센인들의 어려운 처지를 목격하고 이용원 일과를 마친 후 동네 주민들 몰래 이들을 불러 머리를 깎아주기 시작했다. 주변의 눈을 피해 시작한 일이지만, ‘문둥병(한센병) 환자들이 다닌다’라는 소문에 이용원에 손님이 줄기도 하였다. 그러나 김태식 씨는 봉사활동을 포기하지 않았고, 이런 그에게 군청 직원은 한센인들이 모여 생활하는 성심원이라는 곳을 추천하였다.
성심원은 한센인 생활시설로 사회의 편견과 외면으로 소외된 채 300여 명이 세상과 단절된 삶을 이어오고 있는 곳이었다. 1993년부터 혼자 주말에 이곳을 찾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미용봉사가 목적이었으나, 매주 만나며 바깥세상 이야기도 나누고 정이 들다보니 이들에게는 정신적 위안이 더욱 중요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이들의 외로움을 달래주며 말벗이 되어줄 더 많은 봉사자를 찾고자 동료 이·미용사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한센병에 대한 편견으로 함께할 봉사자를 모은다는것이 쉽지 않았으나, 김태식 씨의 활동을 지켜보던 이·미용사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고, 현재는 60여 명의 회원이돌아가며 그와 함께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태식 씨의 손녀들도 외갓집에 오면 할아버지와 함께 봉사활동을 다닌다. 대학병원 간호사인 딸은 “아버지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틈나는 대로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봉사를하며 아버지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 가정에는 현재 봉사활동이 대물림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