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아산상 시상식 개최
‘아산상’ 한국여성의전화 등 6개 부문 12명·총 7억 7천만 원 시상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11월 23일(목) 오후 2시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동관 6층 대강당에서 제29회 아산상 시상식을 개최했습니다.
이날 대상인 아산상은 1983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가정폭력 및 성폭력 피해 여성 상담기관인 한국여성의전화에게 수여했습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폭력피해 여성들에게 91만 건의 상담을 진행하고 긴급피난처인 쉼터를 제공하는 등 여성인권 향상에 기여했습니다.
특히 한국여성의전화는 가정폭력방지법, 성폭력관련법, 스토킹범죄처벌법 발의 등 관련 법률 제정에 앞장서고, 정책제안과 모니터링을 통해 여성폭력피해자 인권보장을 위한 제도와 인식개선에 큰 힘을 쏟았습니다. 아산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3억 원이 주어집니다.
의료봉사상은 48년간 한센인에게 의치를 제공해 씹는 즐거움을 선물한 한국구라봉사회가 선정됐습니다.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출신이 주축이 된 한국구라봉사회는 매년 여름 한센인 정착촌을 찾아 치과 진료봉사를 시행하며, 현재까지 4,600명의 한센인에게 60억 원 상당의 의치를 제작해주었습니다.
사회봉사상은 도시빈민을 위한 공동체마을을 만들고 신용협동조합 설립과 복음자리 잼 제작 등 취약계층 자립 및 주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사회복지법인 복음자리가 선정됐습니다. 의료봉사상과 사회봉사상 수상자에게는 각각 상금 1억 원이 주어집니다.
이밖에도 아산재단은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하며 오랜 시간 봉사와 나눔을 실천한 분들을 격려하기 위해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가족상 등 3개 부문 수상자 9명에게 각각 상금 3천만 원을 시상하는 등 6개 부문에서 12명(단체 포함)을 선정해 총 7억 7천만 원의 상금을 수여했습니다.
아산상은 정주영 아산재단 설립자의 뜻에 따라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했거나 효행을 실천한 개인이나 단체를 찾아내 격려하기 위해 1989년 제정됐습니다.
올해로 설립 40주년을 맞은 아산재단은‘우리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정주영 설립자의 재단 창립이념을 계승하고 소외계층의 복지를 증진하기 위해 장애인과 아동, 여성 등의 자립을 돕는 4,501개 사회복지 단체에 955억 원,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63만 명의 환자들에게 의료비 810억 원을 지원하였고, 3만 명의 저소득 학생들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584억 원의 장학금과 2,322건의 학술연구 과제에 207억 원을 지원하는 등 지난 40년간 우리나라 복지증진을 위해 총 2,556억 원을 지원했습니다.
■ 인사말

<정몽준 이사장>
건강하신 모습들을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날씨가 꽤 쌀쌀한데, 이렇게 많이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산상을 수상한 한국여성의전화, 의료봉사상의 한국구라봉사회, 사회봉사상을 받은 복음자리와 모든 수상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축하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아침 신문, 일간지가 모두 22개인데요, 이 신문들에서 수상자 분들이 나오신 광고 보셨지요? 사진에서 표정들이 모두 밝으셔서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수상자 여러분께 저희가 오히려 감사드립니다.
많은 후보자들 가운데 수상자를 선정하느라 애쓰신 이병규 심사위원장님과 심사위원님들, 아산상 운영위원회의 이홍구 위원장님과 운영위원 여러분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아산상 시상식은 매년 저희 아버님께서 태어나신 11월 25일에 개최하였지만, 올해는 그날이 토요일이어서 오늘 시상식을 열게 됐습니다.
저희 아버님 말씀을 잠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버님께서는 강원도 통천의 두메산골에서 태어나셔서 막노동과 쌀배달을 하시는 고생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기업을 일구시고 1977년에는 아산사회복지재단을 설립하셨습니다.
금년은 재단 설립 4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입니다.
아산재단이 그동안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하지만 앞으로 더 큰 책임을 느끼고 정진해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버님은 어려움을 별로 겪지 않으신 것으로 생각하는데, 제가 옆에서 지켜본 바로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아버님은 젊은 시절에 노동자 합숙소에서 하루하루를 힘들게 보내시기도 했고, 사업을 시작하셨을 때는 부도를 막기 위해 밤낮 없이 돈을 구하러 다니곤 하셨습니다. 사업 초창기에는 살던 집까지 팔아가며 고생을 하셨습니다.
이런 고난을 겪고서 성공을 거두신 후에는 일구신 기업의 주식 절반을 기부해 아산사회복지재단을 설립하셨습니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복지에 대해 말하지만, 재단이 설립됐던 1977년에는 복지라는 말 자체가 생소했습니다.
아버님은 무의촌 오지에 병원을 세우시고, 생활이 힘든 분들과 학비가 어려운 학생들을 지원하시면서도 항상 그분들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도록 배려하셨습니다.
여러분이 이번에 받으신 초청장 뒷면에 적혀 있는 “어려운 이들이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돕는 것이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인간의 예의이다”라는 글은 아버님의 평소 소신을 그대로 드러낸 말씀입니다.
“우리 사회의 가장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
이것이 바로 우리 재단의 설립이념입니다. 아버님은 이웃을 위해 헌신해온 분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1989년에 아산상을 제정하셨는데 오늘 수상자들을 포함하여 모두 칠백구십한 분이 수상하였습니다.
상을 받으신 분들에 대해서는 조금 전에 보신 동영상에서 자세히 설명이 나왔기 때문에 저는 간단히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번에 아산상을 수상한 한국여성의전화는 “고통받는 여성과 함께 하겠다”는 뜻으로 1983년에 설립되었는데, 저희 재단의 설립이념과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한국여성의전화 고미경 상임대표님과 이 자리에 함께하신 직원분들이 자리에서 일어서시면 저희가 박수 한 번 치겠습니다.
의료봉사상을 받는 한국구라봉사회는 1969년부터 48년간 국내 한센인 정착촌과 요양시설을 찾아다니며 한센병 환자들에게 틀니를 만들어 주는 등 무료 치과진료를 해왔습니다.
구라봉사회를 만드신 서울대 치대 유동수 교수님과, 함께 봉사활동을 해오신 선생님들에게 큰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사회봉사상 수상단체인 사회복지법인 복음자리를 만드신 제정구 의원님은 국회에 들어오신 다음에 자주 뵐 수 있었는데 제가 배울 점이 많았던 선배님이셨습니다.
제정구 의원님의 사모님이시고, 복음자리를 이끌고 계신 신명자 이사장님이 오늘 참석하셨습니다. 큰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이 자리에는 지금 소개해 드린 수상자들 외에도 여러 부문의 수상자들이 함께 하고 계십니다.
복지실천상 수상자인 김소영·김학영·문지호 사무국장님은 복지시설에서 근무하시면서 장애인과 노숙인의 권익 증진을 위해 힘써 오셨고, 자원봉사상을 수상하신 김태식 님과 사랑의밥차는 취약계층에 대한 이발과 급식 봉사를 해왔습니다.
최근에 영화 ‘재심’으로 잘 알려진 박준영 변호사님도 자원봉사상을 받으셨습니다.
권순옥ㆍ박미경 님과 김상훈·윤정희 부부는 시부모 봉양과 남편 병간호, 열 명의 자녀 입양으로 고생들을 많이 하시면서도 점점 퇴색해가는 가족의 의미를 되살려 주셔서 효행가족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우리 사회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그래도 아산상 수상자 같은 분들이 계시기에 우리 사회의 내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아산상은 여러분의 노고에 대해 아산재단이 드리는 작은 보답입니다.
어려운 이웃이 행복해지면 우리 모두가 행복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아산재단은 앞으로도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지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