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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상

  • 시상명 : 아산상
  • 년도 : 2025
  • 부문 : 효행ㆍ가족상
  • 소속(직위) : 전북 장수
  • 수상자(단체) : 한지연

편견을 이겨낸 사랑의 힘

 

 

일본 미야자키현에서 태어난 한지연(56, 일본 이름: 히다까 시노부) 씨는 1997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전북 장수군에 정착했다. 풍족하지 않은 살림 에도 시부모를 정성으로 모시고 대가족을 부양하면서 일본인에 대한 편견을 바꾸어놓았다. 다운증후군 둘째 아들을 위해 장애아 학부모회 활동에 참여 하면서 장수군 특수학교 설립에도 힘을 보탰다.

 

 

시골 맏며느리의 매운 신혼일기

 

“결혼 초에는 모든 게 낯설고 어설펐습니다. 시어머니가 화내는 이유를 몰라 무서움에 떨기도 하고, 몰래 울기도 했지요. 지금은 그 마음을 이해합니다. 어려운 살림으로 일본인 며느리가 도망갈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었다는 사실을요. 지금은 시어머니가 고맙고,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4남 4녀 중 장남인 남편을 만나 맏며느리가 된 한지연 씨는 작고 낡은 시골집에서 신혼을 시작했다. 부지런한 시부모를 따라 농사를 배우고, 대가족 살림을 책임지며 힘든 일과를 묵묵히 감당해 왔다. 방학이 되면 시댁 조카 5~6명이 내려와 방학이 끝날 때까지 돌보기도 했다.

 

“30여 년 전에는 다문화 가정과 일본인에 관한 인식이 좋지 않아 힘들었어요. 주변 사람들의 무시하는 태도, 하대하는 말투도 무척이나 괴로웠죠.”

 

시아버지는 평소 사람들 앞에서 ‘집안에서 가장 믿을 만한 사람은 우리 큰며느리’라며 한지연 씨를 치켜세웠다. 90세가 넘어 치매와 노환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시아버지는 며느리를 볼 때마다 고마움을 전했다.

 

<일본에서 태어난 한지연 씨(왼쪽 세 번째)는 1997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전북 장수군에 정착했다>

 

 

장애 아들의 온전한 성장을 위하여

 

자녀에게 가난을 물려주고 싶지 않았던 한지연 씨는 지출을 줄이고 알뜰하게 살면서 시부모와 막내 시동생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집과 부부 집을 차례로 마련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둘째 아들이 다운증후군 판정을 받으며 한지연 씨의 삶은 더 바빠졌다. 당시에는 장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서 도움을 주기보다 대놓고 피하거나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도망가거나 회피한다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었기에 어린 아들을 업고 남원까지 재활치료를 다녔습니다. 함께 풀어나가기 위해 장애아 학부모들도 만나기 시작했어요.”

 

한지연 씨는 본인이 나서지 않으면 누구도 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장애아를 위한 차량 봉사, 주간센터 봉사, 환경 봉사 등에 적극 참여 하며 장수군 특수학교 설립 추진에도 힘을 보탰다. 현재 2026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장수군 계북면에 특수학교가 건립 중이다.

 

“제 아들은 이미 성장해 실질적인 혜택을 받지는 못하지만, 그때의 수고와 눈물이 거름이 되어 특수학교가 설립되는 것을 보면 뿌듯하고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비록 장애가 있지만 평생을 도움 받는 사람으로 사는 것보다 누군가를 도울 수 있기를 원했던 한지연 씨의 바람대로 둘째 아들은 장수군 장애인 주간보호센터에서 평생교육원 수업을 들으며 한 달에 20시간 활동 보조로 일하고 있다.

 

 

사랑은 허다한 허물을 가린다

 

시부모를 봉양하기 위해 한식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한지연 씨는 자녀가 모두 장성하자 중학교 조리실무 사로 취업했다. 남다른 부지런함과 성실함으로 1년 만에 조리사 승진까지 이뤘다.

 

“제 눈에는 학생들이 어릴 때 우리집 아이들 같아서 모두 사랑스럽게 보여요. 이들에게 맛있는 밥상을 제공하는 기쁨과 보람이 큽니다.”

 

젊은 날 쩌렁쩌렁했던 시어머니는 올해 90세로 치매가 시작되었다. 한지연 씨가 취업한 이후 남편은 농사일과 시어머니 봉양에 힘쓰고 있다.

 

둘째 아들이 일본에서 치료받으며 생활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일본 국적을 유지했던 한지연 씨는 2023년 8월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성은 한국을 의미하는 ‘한’에, ‘스스로 이끌다’라는 뜻의 ‘지연’이라는 이름을 정했다.

 

“지연 씨, 한지연 씨” 오늘도 아내에게 이름을 부르는 남편의 애정과 엄마라면 무조건 지지를 보내는 세 자녀의 사랑이 한지연 씨의 삶을 감싼다.

 

“사랑은 허다한 허물을 가려줍니다. 가족 사랑이 크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어요. 가족 안에 모든 답이 있습니다.”

 

<가족들과 함께한 한지연 씨(왼쪽 세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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