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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상

  • 시상명 : 아산상
  • 년도 : 2022
  • 부문 : 효행ㆍ가족상
  • 소속(직위) : 경기 화성
  • 수상자(단체) : 이계숙

대가족을 지켜온 40년의 세월

 

 

이계숙(65) 씨는 90세가 넘는 치매 시어머니를 돌보면서도 감사한 마음이다. 결혼 후 5년 동안 시할머니의 대소변을 받아낸 이야기에도 시할머니가 준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웃는다.

 

40년 세월 동안 종갓집 제사와 대가족의 살림을 쉬지 않고 하면서도 온 가족이 함께 모이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대가족의 장녀, 대가족의 장남과 결혼하다

 

이계숙 씨는 경기도 안산에서 3남 4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증조할머니와 함께 생활하는 대가족의 삶이었다. 이계숙 씨는 건강이 좋지 않은 어머니를 대신하여 집안일을 도맡고 어린 동생들을 챙겼다. 친척의 중매로 남편을 만났는데 남편도 3남 2녀의 장남이었다. 게다가 문중의 회장까지 맡은 종갓집 장손이었다.

 

결혼 후 이계숙 씨 부부는 시할머니와 같은 방을 썼다. 노환으로 시할머니의 건강이 악화되자 이계숙 씨는 시할머니가 사망하기 전까지 5년 동안 대소변을 받아내며 정성으로 보살폈다. 큰아이 임신 중에도 시할머니의 기저귀 빨래를 쉴 수 없었을 만큼 고된 시간이었지만 그 시절은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시할머니와 함께 생활했던 방의 온도가 따뜻했던 것이 아니라 시할머니의 마음이 참 따뜻하셨던 것 같아요. 친정에서도 어른들을 모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당연히 그렇게 살아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시아버지는 모든 제사를 유교적 방식의 전통을 따라 챙겼다. 시할머니가 사망하자 1년 동안 위패를 모시고 매일 아침저녁 제사 음식을 차려야 했을 정도였다. 이계숙 씨는 모든 제사와 함께 대가구의 식사를 챙겼다.

 

시할머니와 시어머니 사랑에 보답하는 일

 

                                               <시어머니 구순을 기념하며>

 

이계숙 씨는 현재 시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91세의 시어머니는 4년 전 치매를 진단받았다. 안타까운 마음에 이계숙 씨 부부는 기억력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루에 3~4시간씩 어머니가 즐겼던 화투 그림 맞추기를 하고, 매월 어머니가 다녔던 관광지를 함께 다녔다. 그럼에도 시어머니는 2년 전부터 상태가 매우 악화돼 가족을 거의 알아보지 못하고 거동마저 불편해졌다. 이계숙 씨 부부는 시어머니가 휠체어를 타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포도 선별장 절반을 개조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시어머니는 현재 낮 동안 주간보호센터를 이용하지만, 아침저녁 식사와 목욕만큼은 이계숙 씨가 매일 챙긴다. 특히 계절 따라 가장 좋은 식재료를 구해 건강하고 따뜻한 밥상을 차려내는데 정성을 쏟는다.

 

“시어머니가 젊었을 때 정말 잘해주셨어요. 어린 나이에 시집와서 친정이 얼마나 가고 싶었겠어요. 그때마다 어머니가 아버님과 할머니한테 무슨 핑계를 대서라도, 다녀오라고 보내주셨어요. 택시비까지 몰래 쥐어주시면서요. 어머니도 대가족의 며느리셨으니까 그렇게 저를 챙겨주셨던 것 같아요. 어머니 힘으로 그 시절 잘 버텼으니, 지금 이 시간도 기쁜 마음으로 어머니 사랑에 보답하며 살아야죠.”

 

서울에서 요양보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시누이는 오랫동안 다양한 가족들을 봐왔지만 올케만 한 며느리가 없다고 칭찬한다.

 

“치매를 앓기 전에도 잘해왔지만 치매 진단 후에도 더 성심성의껏 잘하는 모습이 미안하고 안쓰러울 정도예요. 어머니가 이렇게 밝은 웃음으로 생활하시는 것도 올케가 정성껏 준비하는 식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행 중 가족과 함께한 이계숙 씨>

 

주위에 퍼지는 선한 영향    

 

이계숙 씨는 지역과 마을에 어려운 이웃이 없는지 살피고 결혼과 장례 등 큰일이 있을 때마다 앞치마부터 찾아 맨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즐거워 노인부터 아이까지 살뜰히 챙긴다. 시어머니가 아프기 전까지 5년간 마을 부녀회장을 맡을 때는 김장김치와 밑반찬을 만들어 마을의 독거 노인들에게 나눴다. 마을 친목회, 경로당 봉사활동, 생활개선회 활동 등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40년 동안 시할머니, 시부모를 헌신적으로 돌보는 것을 가깝게 본 이웃 주민들은 이계숙 씨의 선한 모습이 널리 알려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어머니를 보며 자란 이계숙 씨의 딸도 어머니를 향한 진심 어린 마음을 전한다.

 

“엄마도 이제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나이가 되어 가는데, 여전히 할머니를 세심하게 챙기시는 모습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머니가 할머니, 할아버지께 어떻게 하는지 보고 자랐기 때문에 저도 시부모님께 잘하고자 노력해요. 무언가를 꼭 해서가 아니라, 그저 마음으로 더 잘해야지 하는 진심을 배우게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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