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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상

  • 시상명 : 아산상
  • 년도 : 2023
  • 부문 : 복지실천상
  • 소속(직위) : 천양원 사무국장
  • 수상자(단체) : 유호수

아동복지는 아이들의 세상을 넓히는 일

 

 

유호수(47) 씨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외부기관의 지원사업을 찾기 위해 틈틈이 후원 단체의 웹 사이트에 접속하고, 신청서류를 작성한다. 아동복지 시설 ‘천양원’의 사무국장이 해야 할 업무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게 무언가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2008년 천양원에 입사한 후 오케스트라단 사업을 준비했습니다. 악기 연주를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찾고 적성을 개발해 주고자 시작한 사업이었지 요. 여러 지원사업에 응모했지만 내리 7번을 떨어져 포기하려던 순간에 선정 됐습니다. 아이들에게 무언가 해주려는 마음에서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자신감이 생기더군요.”

 

15년간 그가 연계한 사업은 총 199건에 이른다. 아이들을 위한 노력은 실적으로 연결됐고, 교육비와 의료비 지원, 다양한 체험과 환경개선, 그리고 성공 적인 자립까지 아이들의 든든한 뒷받침이 되어 주었다.

 

 

중증장애인복지에서 아동복지로

 

<천양원 아이들을 위한 안전교육 중인 유호수 사무국장>

 

유호수 씨는 2001년 중증장애인시설 생활지도원으로 일하며 사회복지에 입문했다. 대학을 자퇴하고 방황하던 중 “중증장애인시설에서 생활지도원을 찾는데, 도 닦는 심정으로 한번 일해봐라”고 한 누나의 권유가 계기였다.

 

'마땅한 계획도 없는데 한 번 가보자'하는 심정으로 충남 논산의 중증장애인시설 ‘성모의 집’에서 일하던 유호수 씨는 누군가를 돕는 일에서 뜻밖의 보람을 느꼈다. 2004년부터는 사회복지학과 야간과정에 입학해 논산과 대전을 오가며 일과 학업을 병행 했다. ‘본격적으로 사회복지를 공부하면 장애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더 많아지겠다’라는 생각이었다. 2년도 버티기 힘들다는 중증장애인시설에서 7년을 일한 후에는 대전에 있는 아동복지시설 천양원 자립지원전담요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천양원으로의 이직은 유호수 씨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자립지원전담요원 제도가 생긴 첫해라 모든 것을 스스로 만들어야 했고, 아이들은 제각각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학업 성적이 뒤처지거나 삶에 대한 의욕이 없었고 조그만 일에도 분노를 폭발시키거나 자해를 하곤 했다. 부모의 학대나 이혼, 가정해체 등의 위기를 겪다 입소하는 탓이다.

 

“아동복지시설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이들을 무사히 자립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시설에 있을 때부터 아이들이 가진 문제를 잘 파악해서 단계적으로 해소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죠.”

 

 

체험 기회 확대와 자립지원을 위한 외부자원 연계

 

<제주 자전거 여행 중 한라산에 오른 유호수 사무국장(왼쪽 두 번째)>

 

아이들 파악에 집중하던 유호수 씨는 적극적으로 외부자원 연계에 나섰다. 아이들의 경험과 시야를 넓혀 주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그 결실은 고스란히 아이들 에게 돌아갔다.

그중 2008년부터 2020년까지 운영한 오케스트라단은 아이들의 심리적, 정서적 안정을 도왔고, 3명이 음악대학에 진학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청소년 자발적 여행 지원사업’을 통한 ‘제주도 자전거 여행’에서 얻은 보람도 컸다. 아이들이 평소와 달리 적극적으로 준비 하고 즐기는 모습 덕분이었다.

 

시설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은 대체로 무기력하고 인지능력이 떨어지기 쉽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하던 유호수 씨는 2014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주최하는 ‘경계선 지능 아동 지원사업’에 참여했다.

 

“표준화된 지능검사 기준으로 지능지수가 70~79점일 때 경계선 지능으로 분류하는데, 종합 심리검사 결과 우리 아이 중 약 40%에게 지적 장애가 있다고 나왔어요.”

 

막연했던 가정이 현실로 나타났으니, 해결도 가능하다고 확신했다. 실제로 종합 심리검사에 이어 상담, 인지 능력 향상 훈련, 사회성 훈련을 거치자, 아이들의 지능지수는 향상됐다. 한 발 더 나가 유호수 씨는 사업 종료후 매뉴얼을 개발해 경계선 지능 아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내가 가진 역량으로 남을 돕는 일의 가치

 

지난 16년 동안 유호수 씨는 133명의 아이를 원가정으로 복귀시키거나 자립시켰다. 그중 15명에게는 주거 비, 생계비, 자기 계발비 등 후원금을 연결해 안정적인 자립을 도왔다.

 

“제가 가진 역량만큼 남에게 해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해주고 싶다는 마음만 가지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잖아요. 그러니까 제 능력을 계속 키워야죠.”

 

유호수 씨에게는 꼭 이루고 싶은 꿈이 하나 있다. 천양원 아이들과 외국에 나갈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여러 번 도전해도 잘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뜻이 있으면 길도 생길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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