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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상

  • 시상명 : 아산상
  • 년도 : 2014
  • 부문 : 재능나눔상
  • 소속(직위) : 한국시각장애인복지재단
  • 수상자(단체) : 황임숙

책 낭독하는 ‘목소리 천사’

 

 

황임숙(78) 씨는 28년째 주말을 제외한 매일 아침 일찍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을 찾아 하루 4시간씩 책을 읽으며 녹음봉사를 해오고 있다. 그동안 그녀가 녹음한 책은 1,000여 권을 헤아린다. 1983년 처음으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녹음도서가 제작된 후 지금까지 총 13,000여 권의 녹음도서가 만들어졌는데, 이 중 상당 부분을 황임숙 씨가 책임진 셈이다.

 

전업주부였던 1986년, 조카의 권유로 녹음봉사를 시작해 어느 순간 봉사활동에 빠져들었다. “한 시각장애인이 제가 만든 녹음도서 소식을 듣고는 ‘와, 이 책 드디어 나왔네’라며 좋아하는 걸 봤어요. 평생 남편과 아이들 뒷바라지만 해온 제가 다른 누군가에게 작은 행복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전율이 왔습니다”

 

황임숙 씨는 폭풍이 치는 날에도, 눈보라가 몰아치는 날에도, 몸이 아픈 날에도 복지관의 작은 녹음실에 앉아 책을 읽는다. 시각장애인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이 그녀를 이끌기도 하지만, 수많은 작가들이 피땀으로 만든 책들을 보며 참다운 인생을 살아가는 법도 배울 수 있어서 녹음봉사는 그녀에게 큰 행복이다.

 

오랜 시간 녹음봉사를 시행한 덕분에 팬들도 많다. 매년 명절에는 “건강관리 잘하시고 오래도록 읽어 달라”고 전화하는 열성팬도 있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다가 눈과 두 손을 모두 잃은 한 60대 남성은 “어떻게 생긴 분인지 꼭 확인하고 싶다”며 황 씨를 만나러 와서는 “이렇게 생긴 분이셨군요. 항상 고맙습니다”며 기뻐하기도 했다.

 

“부모 밑에서 자란 25년, 자식 키우며 보낸 25년을 생각하면 이 일을 시작한 쉰 살 때부터 비로소 오롯이 제 삶을 산 것 같아요. 주변에서 대단하다고들 하지만 사실 봉사활동을 하면서 가장 큰 선물을 받은 건 저 자신입니다”라며 그녀는 목소리가 허락하는 한 봉사활동을 지속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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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사회복지재단 (05505)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 43길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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