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정 교수,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인상 수상

세계적인 연구개발 업적이나 기술혁신으로 국가 발전과 국민 복지에 기여한 과학기술인에게 주어지는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박승정 교수가 선정됐습니다.
대한민국과학기술 연차대회 개회식에 이뤄진 시상식에서 박승정 교수는 과학기술 분야 국내 최고 권위의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인상을 수상했으며 수상자에게는 대통령 표창과 함께 부상으로 상금이 수여됐습니다.
박승정 교수는 국내 의학자로는 처음으로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분야 학술지인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4번째 논문을 게재했으며, 심장질환 중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의 치료방법인 중재 시술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우리나라 의료의 위상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하게 됐습니다.
한편 박승정 교수는 2005년 유럽을 대표하는 심장혈관 중재지술학계 최고 영예상인 '올해의 의사상', 2008년 미국 관상동맥중재시술 학회 '최고 업적상', 올해에는 '아산의학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박승정 교수와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합니다.
“의사는 늘 깨어 있어야 하는 프로의 길”
Q. 올해는 좋은 소식이 연거푸 들려옵니다. 아산의학상에 이어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임상의사에게 과학자란 의미를 주신데 대해 더욱 감사드립니다. 지난 20여년 저에게 풍성한 텃밭을 만들어 준 서울아산병원, 그리고 심장병원 스태프, 심장혈관연구재단 식구들, 특히 힘들어도 묵묵히 저를 따라 주는 심장내과 중재팀 스태프, 팀원들에게 이 영광을 돌립니다. 이들이 없으면 지금의 저도 없습니다."
Q. 주최 측은 교수님이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을 치료하는 중재시술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NEJM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네 번이나 논문을 게재했고, 이 기록은 세계적으로도 10여 명 밖에 없는 대기록의 업적을 이뤄 최종 수상자로 선정되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업적이 갖는 의미는 무엇입니까?
"과거 2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관상동맥질환의 치료기술은 많은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계기는 관상동맥질환의 치료에 풍선확장 성형술의 도입이고, 다음이 스텐트 치료 시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텐트 치료시술이 보편화 되면서 스텐트 시술은 수술을 필요로 하는 많은 환자들에게 수술을 피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방법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특히 수술이 최적의 치료로 인정되어 왔던 좌관동맥 주간부 병변에서의 스텐트 치료시술의 안정성 및 치료효과를 규명해 나가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인정해 주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지난 20여 년 동안 중재시술 분야를 개척하고 대기록을 세우셨습니다. 세계 유명 병원의 저명한 의사들은 안 된다고 했던 좌관동맥 주간부 치료에 중재시술을 시작했고, 그 결과를 지난 4월 NEJM에 발표해 입증하셨습니다. 이런 소신과 자신감은 어디서 비롯된 것인가요?
"우선 우리 병원의 하드웨어는 세계적으로도 일등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환자분들을 접하고 새로운 치료 시술을 처음 도입하게 되면서 어떤 새로운 분야 및 주제에 대해서 기술적인, 개념적인 확신이 생길 수 있었습니다. 좌관동맥 주간부 스텐트 치료시술에 관한 이론적인 확신도 이렇게 해서 생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환자를 위한 최선의 진료란 우리가 행하는 진료 행위를 데이터화 하고 객관적으로 다시 평가하고 그 결과를 다시 우리의 진료행위에 수정 보완하는 과정을 거쳐서만이 가능합니다. 좌관동맥 주간부 치료에 대한 스텐트 시술의 새로운 시도, 이러한 과정을 세계적인 논문 NEJM에서 인정해 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교수님의 업적 중 관상동맥 중재시술 국제학술회의(Angioplasty Summit)도 빼놓고 갈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1995년에,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모를 젊은 나이에 이 미팅을 시작했습니다. 세계적인 석학들과 이야기하고 학문적인 견해를 나누면서 제일 큰 소득은 저희들이 가장 많이 배웠다는 것입니다. 본 학술 회의는 중재시술 시연회라는 특성과 현장에서의 활발한 의견교환을 특성으로 하고 있습니다. 소통하고 가르친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학습방법이라는 것을 충분히 활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6년이 지난 지금의 본 학술회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40여 개국에서 3,600여 명이 참가하는 큰 규모의 미팅으로 성장했습니다. 미국의 TCT, 유럽의 EuroPCR 미팅과 함께 세계적인 교육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젠 본 학술 회의를 통해서 새로운 연구 결과들을 발표하는 국제 학회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Q. 교수님은 국제학회에서 더 많이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국제적인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양질의 연구를 통해서 그 결과가 환자의 치료에 얼만큼 도움이 되는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병원 심장내과에서 만들어내는 SCI 논문들이 일년에 20~25편이고 현재까지 400여 편에 달합니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정상의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인정받고 있는 셈입니다. 우리 스태프 모두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학문적으로 국제적인 경쟁은 비교적 순수하고 공정하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인 대가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새로운 지식의 확장을 위해서는 완전히 열린 마음으로 서로에게 도움을 주면서 무한 경쟁을 하는 겁니다."
Q. NEJM에 논문을 네 번이나 게재하셨습니다. 의학자로서 평생 한 번 게재하기도 어려운 일이라고 하는데 비결이 무엇입니까?
"함께하는 동료, 후배 스태프, 그리고 우리 팀원들, 헌신적인 조직이 있다는 것이 비결입니다. 리더가 미쳐서, 약간의 감동을 만들면, 팀원들의 자발적인 동의를 구할 수 있고 모두가 자신을 위한 공동협의체가 됩니다. NEJM이란 논문은 심장학만을 위한 논문이 아닙니다.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싶어하는 의문을 주제로 잡습니다. 전문적인 플랜이 필요하죠. 많은 전문가 선생님들의 조언이 필요합니다. 결과를 만들 때가지 몇 년,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연구비가 없는 작은 연구는 그래서 더욱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Q. 의학자로 다음 목표는 무엇입니까?
"관상동맥 질환의 치료 기준에 관한 좀 더 큰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치료 지침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관상동맥혈류예비력(Fractional Flow Reserve, FFR)이라는 관상동맥 혈류의 기능적인 지표를 이용하여 적절한 스텐트 치료의 표준을 제시하는 것이 다음 연구의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텐트를 이용한 치료시술의 기술적인 면도 더욱더 발전시켜 치료 효과를 극대화 시켜 나갈 예정입니다. 항혈소판제 치료 방법에 대한 연구,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의 스텐트판막 대치술의 효용성 및 치료지침의 확대에 관한 연구 등으로 연구의 폭을 넓혀 나갈 예정입니다."
서울아산병원이 규모로서도, 질적으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것이 중요하다는 박승정 교수. 함께 미래를 꿈꾸고 있는 팀원들과 삼겹살 먹는 시간이 행복하다며 끝으로 후배 의사들에게 한 마디를 남겼습니다.
“학자의 길이든 슈바이처의 길이든 의사라는 직업은 늘 깨어 있어야 하는 프로의 길이라 생각합니다. 들인 시간과 열정만큼 자신의 가치가 만들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