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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재단, 제37회 아산상 시상식 개최 등록일: 2025.11.26

아산재단, 제37회 아산상 시상식 개최

 

 

‘아산상’ 아프리카에서 약 80만 명에게 의료 혜택 전한 정춘실 진료소장 등

6개 부문 18명 시상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11월 25일(화)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강당에서 제37회 아산상 시상식을 개최했습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지난 25년간 아프리카 케냐와 말라위의 진료소와 병원 등을 통해 약 80만 명의 현지 주민들이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헌신한 케냐 ‘성 데레사 진료소’의 정춘실 진료소장(여, 59세)이 아산상을 수상했습니다. 아산상 상금은 3억 원입니다.

 

의료봉사상은 26년간 중국, 몽골, 우즈베키스탄, 에티오피아 등 17개국의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844명의 무료 심장수술을 집도하고, 현지 의료진 3천여 명에게 교육을 통해 의술을 전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김웅한 교수(남, 62세)가 수상했습니다.

 

사회봉사상은 노숙인 무료급식소 ‘바하밥집’과 고립·은둔 청년 회복기관인 ‘푸른고래 리커버리센터’ 등을 운영하며 27년간 소외된 이웃들의 자립에 힘써온 김현일(남, 59세)·김옥란(여, 53세) 부부가 수상했습니다. 의료봉사상과 사회봉사상 상금은 각각 2억 원입니다.

 

또한 어려운 이웃과 가족을 위해 헌신한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가족상 수상자 15명에게 각각 상금 2천만 원을 시상하는 등 전체 6개 부문 수상자 18명(단체 포함)에게 총 10억 원의 상금을 수여했습니다.

 

아산상을 수상한 정춘실 진료소장은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돕겠다는 일념으로 1995년 영국에서 수녀로 종신서원을 하고, 단순히 돕는 것을 넘어 생명을 살리는 실질적인 방법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해 1999년 간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2000년 아프리카에서의 삶을 시작했습니다.

 

케냐에서는 의료 시설이 전무한 빈민 지역에 ‘성 데레사 진료소’ 설립과 운영을 주도했으며, 말라위에서는 ‘음땡고 완탱가 병원’의 책임자로서 의료 및 행정 체계를 정립하며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또 소외지역 주민을 위한 의료봉사와 구호활동을 펼치며 현지 주민들에게 삶의 희망을 전했습니다.

 

또한, 정 진료소장은 케냐 칸고야 농촌지역에 건립하고 있는 새 진료소에 필요한 기금 마련부터 설계, 공사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이끌고 있습니다. 최근 환율과 자재비 상승, 후원금 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어려움에 부딪혔지만 진료소 완공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의료봉사상 수상자인 서울의대 김웅한 교수는 1999년 중국을 시작으로 몽골, 우즈베키스탄, 에티오피아 등 의료 환경이 열악한 17개국의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844명의 무료 심장수술을 집도했습니다.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현지 의료진이 스스로 환자를 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원조라는 신념으로 3천 명이 넘는 현지 의료진을 교육하기도 했습니다.

 

김 교수는 의대생들이 사회적 책무에 대해 공부하도록 국제보건(글로벌 의학) 프로그램을 의대 정규 교과과정에 편입시키고, 간호학, 공학, 보건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의학박사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선천성 심장병 환아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개선하기 위해 2016년부터 환아들과 꾸준히 산에 올라 2024년에는 선천성 심장병을 이겨낸 청소년들과 함께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등정에 성공했습니다.

 

사회봉사상을 수상한 김현일·김옥란 부부는 1998년 인천 부평에서 신문보급소를 운영하며 갈 곳 없는 청소년들과 함께 살기 시작한 후 지난 27년간 노숙인과 고립·은둔 청년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전해왔습니다.

 

김현일 씨는 2009년 노숙인들에게 컵라면 등을 전달한 것을 시작으로 점차 많은 노숙인들이 모여들자 노숙인 무료급식소 ‘바하밥집’을 열었습니다. 김옥란 씨는 평소 바하밥집에 찾아오는 청년들의 우울, 대인기피 등을 마주하며 이들의 ‘정서적 회복’이 시급함을 깨닫고 2019년 ‘푸른고래 리커버리센터’의 설립을 주도하며 청년들이 고립에서 벗어나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은 이날 시상식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어려운 이웃과 가족을 위해 헌신한 수상자 여러분들의 숭고한 노력 덕분에 우리 사회는 더욱 따뜻해지고, 절망 대신 희망을 얻게 된다고 생각한다”며“우리 사회의 소외된 분들이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아산재단도 여러분들과 함께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미력이나마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거나 효행을 실천한 개인 또는 단체를 격려하기 위해 1989년 아산상을 제정했고, 각계의 전문가들로 심사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후보자 공적에 대한 종합심사를 거쳐 제37회 수상자를 선정했습니다.

 

 

 

 

■ 인사말

 

<정몽준 이사장>

 

여러분들 반갑습니다.
아산상 시상식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산상을 수상하시는 정춘실 수녀님, 의료봉사상 김웅한 교수님, 사회봉사상 김현일·김옥란 님, 그리고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가족상 수상자 여러분들께 축하 말씀을 드립니다.

 

정춘실 수녀님께 어떤 호칭이 좋으신지 여쭤보니 수녀가 좋다고 하셔서 저는 수녀님으로 호칭하겠습니다.

 

수상자를 선정하느라고 애쓰신 이병규 심사위원장님과 심사위원님들, 운영위원회의 김태현 위원장님과 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아산상 시상식은 매년 저희 선친께서 태어나신 11월 25일에 개최하는데, 오늘 아버님의 뜻을 되새기는 시간을 갖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복지라는 말이 생소하던 1977년에 아버님께서는 ‘우리 사회의 가장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뜻에서 아산사회복지재단을 세우셨습니다.

 

저희 재단은 지난 48년간 사회복지, 의료복지, 장학 등의 복지사업을 통해 설립정신을 실천해왔습니다.

 

선친께서는 평소에 ‘어려운 이들이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돕는 것이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인간의 예의’라고 강조하시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시는 분들을 격려하기 위해 1989년에 아산상을 제정하셨습니다.

 

오늘 수상자 여러분들은 타인의 어려움을 자신의 일처럼 느끼시고,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미신 분들입니다.

 

잠시 후 동영상에서 수상자분들의 업적이 소개되겠지만, 제가 먼저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산상 수상자인 정춘실 수녀님은 영국에서 수녀로 종신서원을 하시고, 생명을 살리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간호학을 공부하신 후 2000년 아프리카에서의 삶을 시작하셨습니다.

 

정 수녀님이 활동하신 케냐와 말라위에서는 빈곤과 취약한 의료 시스템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정 수녀님은 의료시설이 부족해 치료받을 기회조차 없었던 빈민지역 환자들을 위해 2003년 케냐 수도 외곽 지역에서 성 데레사 진료소 설립을 주도하신 뒤 이 진료소를 연간 2만 8천여 명을 치료하는 의료기관으로 발전시키는 한편으로 현지 의료인 육성과 진료체계 정립에도 큰 역할을 하셨습니다.

 

케냐의 진료소가 안정되자 2007년에는 말라위 음땡고 완탱가 병원의 책임자로 자리를 옮겨 병원의 열악한 의료 환경을 개선하고, 여성과 신생아의 사망률을 낮추는 데 힘쓰셨습니다.

 

정 수녀님은 환자들을 위해 자주 헌혈을 하시다 정신을 잃기도 하셨다고 합니다. 그때 죽음은 두려움이 아닌 오히려 평화로운 과정임을 깨닫게 되었고, 두려움 없이 더욱 봉사할 수 있는 힘을 얻으셨다고 합니다.

 

2019년부터는 케냐의 농촌지역에서 새로운 진료소의 건립을 이끌고 계시는데, 자재비 상승 등으로 완공을 하지 못하셨다고 합니다. 이번 아산상 수상을 계기로 진료소가 설립되면 가난한 주민들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지난 25년간 아프리카 소외지역에서 삶의 희망을 전해오신 정춘실 수녀님께 축하와 감사의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의료봉사상 수상자인 김웅한 교수님은 지난 26년간 의료취약국가의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844명에게 새 생명을 전하시며 인술을 실천하셨습니다.

 

김 교수님은 현지의 수술에 그치지 않고 해당 국가 의사들이 자체적으로 환자를 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의료봉사라고 여기시고, 몽골과 우즈베키스탄, 에티오피아 등에서 3천 명이 넘는 의료진을 교육하셨습니다.

 

그런 노력의 결실로 에티오피아 의사들이 외부의 도움 없이 심장수술에 성공했고, 우즈베키스탄에는 중앙아시아 최고 수준의 심장 센터가 세워졌습니다.

 

현지 수술시 전문 인력과 장비, 약품 등이 부족해서 많이 힘드셨을 텐데도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수많은 수술에 성공하셨습니다.

 

‘의사는 어떤 직업보다 봉사하기 좋은 직업이다’라는 생각으로 묵묵히 봉사의 길을 걸어오신 김웅한 교수님께 큰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사회봉사상을 수상하시는 김현일, 김옥란 부부께서는 1998년 의지할 곳 없는 청소년들과 함께 생활하기 시작해서 노숙인 무료급식소와 고립·은둔 청년 회복기관을 운영하시며 지난 27년간 소외된 이웃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전하셨습니다.

 

두 분께서는 IMF 외환위기 시절 피치 못할 사정으로 서로 떨어져 생활했는데, 당시 김현일 님은 7개월간 노숙생활을 하면서 사회적 도움의 손길이 얼마나 절실한지를 느끼셨다고 합니다.

 

김현일 님은 2009년부터 무료급식소 바하밥집을 운영하시며 매주 600여 명의 노숙인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계십니다.

 

김옥란 님은 2017년에 남편이 공황장애와 과로로 쓰러지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시고, 푸른고래 리커버리센터를 만들어서 고립·은둔 청년을 세상에 연결하는 일에 전념하고 계십니다.

 

20 · 30대 청년들에게 집중하는 것이 노숙을 예방하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하시면서 노숙인과 청년들의 사회 복귀에 힘써오신 김현일, 김옥란 부부께 감사의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오늘 시상식에는 다른 부문의 수상자들도 참석하셨습니다.

 

복지실천상을 받으시는 공미정 님, 박은아 님, 전익형 님, 추현진 님, 한지원 님은 복지 현장에서 일하시면서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데 힘써오셨습니다. 다섯 분에게 축하의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자원봉사상을 수상하시는 고창화 님, 이갑종 님, 이언정 님, 황우갑 님과 포시즌봉사단은 봉사를 통해 우리 사회의 나눔 문화 확산에 기여하셨습니다. 네 분과 포시즌봉사단 회원님들에게 축하의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효행·가족상을 수상하시는 김종남 님, 신은희 님, 우연옥 님, 이수재 님, 한지연 님은 효행과 가족 사랑을 실천해오셨습니다. 다섯 분에게 축하의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어려운 이웃과 가족을 위해 헌신하신 수상자 여러분들의 숭고한 노력 덕분에 우리 사회는 더욱 따뜻해지고, 절망 대신 희망을 얻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의 소외된 분들이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수상자들께서 앞으로 활동하시는 데 오늘의 아산상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희 아산재단도 여러분들과 함께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미력이나마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참석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올 한 해 잘 마무리하시고,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신 모습으로 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수상소감(아산상 정춘실 진료소장)

 

<정춘실 진료소장>

 

먼저 아산재단의 정몽준 이사장님, 심사위원님들, 그리고 임직원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어떻게 지구 반대편에서, 밖에도 잘 나오지 않는 저를 찾아내셨습니까? 꼭 제가 아산재단의 낚시 바늘에 낚인 것 같습니다.(웃음) 하지만 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고, 지금 진료소가 오픈되기를 너무도 기다리고 있는 케냐 칸고야 지역의 모든 환자분들을 위해서 제가 운좋게 잘 낚인 것 같습니다.

 

저의 솔직한 심정을 말씀드린다면, 저는 상을 받을 자격이 부족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제가 선택한 삶을 살고 있을 뿐이고, 누구를 돕는다거나 봉사라는 개념 보다는 당연히 제가 살아야 할 소명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모든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다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상을 주시니 겸손히, 그리고 감사히 받겠습니다.

 

처음에 아산상 담당자가 저에게 의료봉사상 후보에 동의하는지를 문의하는 이메일을 받았을 때, 심장도 막 뛰고 너무 놀라서 소름이 끼쳤습니다. 왜냐하면 캰고야 진료소를 오픈하지 못한 이유가 공사비 부족 때문이었는데, 의료봉사상의 상금이 그 부족분과 같아 제가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사실은 얼마나 눈물이 났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렇게 아산상을 수상해서 더 큰 상금을 주시니 진료소 외에 수녀원의 공사비도 어느 정도는 갚을 수 있을 것 같아 더욱 더 감사드립니다.

 

“가난이 세상을 살린다”는 프란치스코 성인의 말씀을 저는 항상 기억합니다. 결국 가난한 이들이 저를 살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이 없다면, 지금쯤 저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저의 성소는요? 또 제 삶의 의미는요? 누군가 저를 필요로 하고 제가 그들을 위해 저의 모든 것이 다 없어져서라도 쓰여질 수만 있다면, 거기에 기쁨이 있지 않을까요?

 

저는 어려서부터 아무 욕심이 없이 살았습니다. 그런데 아프리카에 살다보니 욕심도 많이 생겼고 필요한 곳을 채우기 위해서 구걸도 많이 합니다. 그래도 부끄럽지가 않습니다.

 

저를 이러한 성소의 길로 불러주신 주님께 감사드리고, 저의 동료 수녀님들, 저의 가족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와 함께 일하는 저희 케냐 지부의 수녀님들, 그리고 가난한 이들과 환자들을 잘 돌보아 주는 저희 진료소 직원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아산재단의 깊은 뿌리가 되어주신 아산 정주영 회장님의 삶과 뜻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또한 이렇게 가난한 이들을 위해 몇 십년간 찾아 나서고 돕고 계시는 아산재단을 알게 되어서 영광으로 생각하고 깊이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이야말로 진실로 상을 받으셔야 할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님께서 다 갚아주실 것입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아산재단은 어두운 세상에 큰 빛이 되어주고 있고,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더 많은 이들에게 사랑과 선을 나눔으로써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고 아름답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케냐의 칸고야 지역에 진료소를 오픈하면 故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설립하시고 진료소 건립 프로젝트에 도움을 주신 ‘한 마음 한 몸 운동 본부’와 함께 ‘아산재단’을 진료소 건물에 새기겠습니다.

 

그곳에서 기도하고 기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수상소감(의료봉사상 김웅한 교수)

 

<김웅한 교수>

 

 

권위와 의미가 큰 아산상 의료봉사상에 선정해 주신 아산재단 이사장님과 심사위원 여러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의료분야는 기본적으로 직업을 통한 사회공헌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의료인의 의료봉사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로 여겨지는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꿈꾸어 봅니다.

 

오늘 수상하시는 훌륭하신 분들처럼 사회공헌에 대한 우리사회의 관심이 커지고, 활동이 확산된다면 우리사회가 더욱 건강해지고 아름다워지리라 생각됩니다.

 

사회공헌 활동은 시간이 있어야, 아니면 없는 시간을 만들어야 할 수 있는 활동이 되어서는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사회공헌이 우리 주변에서 각자 하고 있는 일상적인 직업 혹은 관심분야와 연계해서 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지속 가능한 활동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가 하고 있는 전공분야를 통해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에서 심장병을 가진 아이들은 수술만 하면 완쾌될 수 있지만 시설과 장비가 없어서, 심장병을 수술할 수 있는 의료진이 없어서, 그리고 경제적으로 가난해서 치료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모든 의료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차피 죽을 심장병 아이인 경우, 감기 조차도 치료하지 않는 것이 가난한 나라의 심장병 어린이들이 겪는 현실입니다.

 

우리나라 국민이 받고 있는 세계 최고의 의료혜택을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도 받을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입니다. 태어난 국가의 보건의료 환경에 따른 불평등을 줄이는 것이 국제보건기구들이 하고 있는 일의 핵심입니다.

 

저는 현재 제가 하고 있는 사회공헌활동을 논문화하여 국제적 사회공헌 활동의 지속가능성과 현지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가난한 나라의 보건지표에 미치는 효과 등에 대한 객관적 근거를 찾고 있습니다.

 

아울러 의과대학 전 학년에 걸쳐서 국제보건과 사회공헌 관련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정규수업과정으로 사회공헌의 이론적 근거를 배우고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의 현장 체험, 객관적 근거를 수립하는 논문화 과정에 참여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교과과정은 교육학적인 배경 하에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는 평가를 통해서 더욱더 발전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번 수상은 개인적인 차원의 사회공헌 활동뿐만 아니라, 현직에 있으면서 이러한 활동을 정규 교육을 통해 다음 세대에 전달하고 사회적으로 확산시키려는 노력에 대한 의미 부여라고 생각합니다.

 

사회공헌 교과과정 운영은 대학이 사회와 격리된 상아탑이 아닌 현실에 뿌리를 둔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 활동이 우리 사회에 확산될 수 있음을 생각하게 합니다. 학생 때부터 사회공헌을 가까이에서 또 자연스럽게 생활의 일부로 실천하는 아름다운 사회를 꿈꾸어 봅니다.

 

이러한 노력을 하신 분들에 대한 아산상 시상은, 사회공헌 활동이 우리사회에 확산되게 하는 가장 큰 동력이 되기에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 수상소감(사회봉사상 김현일·김옥란 부부)

 

<김현일·김옥란 부부>

 

존경하는 아산재단 이사장님과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 아산상 사회봉사상이라는 영예로운 상을 받게 되어 가슴 벅찬 감동을 느낍니다. 이 상은 저희 부부에게 주어졌다기보다는, 지난 시간 동안 이웃의 어려움에 눈감지 않고 함께 걸어온 모든 동료와 자원봉사자분들의 헌신을 격려하는 상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가 도왔던 모든 어려운 이웃들의 삶에 대한 희망의 증거라고 믿습니다.

 

저희의 작은 노력이 사회봉사상이라는 큰 울림으로 돌아온 것은, 아산 정주영 설립자님의 수많은 귀한 말씀 중에 ‘우리는 모두 이 땅에 와서 일생을 살다 가는 손님이지만, 이왕 온 손님으로 이 사회에 뭔가 도움을 주고 가는 것이 당연한 도리다’라는 숭고한 말씀이 저희에게 큰 힘과 동력이 됩니다.

 

활동을 하면서 만났던 수많은 이웃들, 특히 고립과 은둔의 어둠 속에 갇힌 청년들의 손을 잡고, 그들이 다시 세상과 연결되는 과정을 돕는 일은 저희가 이 길을 멈출 수 없었던 가장 큰 보람이었습니다. 그들의 눈빛에 담긴 고통이 희망의 미소로 바뀌는 순간순간은 저희 삶의 가장 소중한 가르침이었습니다.

 

물론 봉사의 길은 때로는 고되고 현실의 벽에 부딪혀서 힘들었던 적도 많았지만, 도움을 받은 분들의 환한 미소와 따뜻한 감사의 말 한마디는 저희에게 다시 일어설 힘과 새로운 동기를 부여해 주었습니다. 저희의 작은 봉사가 누군가의 삶에 희망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가장 큰 보람이었습니다.

 

저희 부부가 이 일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을 우리 부부가 함께 극복한 시간들이 쌓여서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로 지속되어 왔던 것 같습니다. 또한 삶의 현장 뒤에는 저희의 든든한 가족이 있었습니다. 때로는 봉사 현장으로 인해 가정에 소홀할 때도 있었지만, 묵묵히 저희를 믿고 응원해 주고 건강하게 잘 성장해 준 두 딸에게 이 자리에서 진심으로 고맙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딸들의 지지가 없었다면, 저희 부부는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 영광을 사랑하는 딸들과도 함께 나눕니다.

 

오늘 이 상은 저희에게 지금까지의 노고를 치하하는 격려인 동시에,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더 전문적이고 선제적인 지원을 펼치라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가옵니다. 저희는 이 상의 의미를 깊이 되새기며, 변화하는 시대의 요구에 맞춰 더 전문적이고 효과적인 봉사 활동을 펼쳐나가겠습니다. 특히, 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발굴하고, 지속 가능한 지원을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공동체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끝으로 절망의 끝자락에 있던 저희 부부에게 가장 저희답게 살아가야 할 모습으로 가르쳐 주시고, 함께 인생으로 보여주신 신소영, 김형국 목사님께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이 세상 모든 이들이 차별 없이 인간다운 삶을 누리는 그날까지, 저희는 멈추지 않고 묵묵히 저희의 자리를 지키겠습니다. 저희를 격려하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영광스런 수상을 허락해주신 아산재단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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