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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이사장, 고려대에서 명예박사 학위 받아 등록일: 2025.05.07

 

정몽준 이사장, 고려대에서 명예박사 학위 받아

 

 

▲ (왼쪽부터) 고려대 승명호 교우회장, 고려대 김동원 총장, 정몽준 이사장, 고려대 송진원 대학원장

 

 

정몽준 이사장은 5월 5일(월) 오후 4시 고려대학교에서 개최된 학위수여식에서 명예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고려대학교는 정 이사장이 7선 국회의원으로서 정치 발전과 외교·안보 강화에 헌신하고, 아산사회복지재단 및 아산나눔재단을 통해 사회 복지 증진과 미래세대 육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하여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했습니다.

 

고려대는 정 이사장이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과 월드컵조직위원장으로서 2002년 한일월드컵 공동 개최를 성공적으로 성사시키며 우리나라의 국가 위상을 높이고 국민 통합을 이뤄냈다고 밝혔습니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정몽준 이사장께서는 정치와 외교를 비롯해 사회 각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혀오신 분”이라며 “그 삶과 발자취에는 지성과 공공성의 가치를 지닌 리더십이 담겨 있으며, 이는 고려대학교가 지향하는 ‘인류 미래사회에 공헌하는 대학’이라는 비전과도 깊이 맞닿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앞으로도 이사장님의 행보는 우리 사회와 세계를 향한 긍정의 변화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정몽준 이사장 답사

 

<정몽준 이사장>

 

 

건강하신 모습들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바쁘신 가운데 축하를 위해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나라의 명문 사학인 고려대에서 명예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게 되어서 큰 영광입니다. 김동원 총장님과 부총장님들, 송진원 대학원장님, 승명호 교우회장님 감사합니다.

 

고려대와는 제가 어릴 때부터 인연이 많습니다.

어떻게 보면 태어나기 전부터 인연이 있었습니다.

 

저희 아버님이 지금은 북한 땅인 강원도 통천에서 농사일을 배우시다가 이래서는 도저히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겠다고 생각하셔서 네 번 가출을 하셨는데 서울에서 막노동을 하셨다고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92년 전인 1933년, 이곳 안암동에서 고려대 건물을 신축할 때였는데 아버님이 이 현장에서 등짐을 져서 돌과 목재를 나르는 일을 하셨다고 합니다. 아버님은 교육이라고는 저희 증조할아버지가 훈장을 하셨던 서당 교육 3년과 초등학교 3년이 전부였지만 책읽기를 좋아하셨습니다. 그래서 아버님은 건축현장에서 바라본 동년배의 대학생들이 한없는 부러움과 동경의 대상이었다고 회고하셨습니다.

 

저희 아버님도 30년 전인 1995년에 고려대에서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받으셨는데 당시 아버님은 “어린 시절 빈손으로 상경해 일자리를 찾아다닐 때 고려대 전신인 보성전문학교 신축 공사장에서 돌을 지고 나르던 기억이 생생한데, 오늘 이 대학에서 학위를 받으니 감개무량하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고려대 재단인 고려중앙학원이 운영하는 중앙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당시 중앙중학교는 후기였는데 중학교를 졸업하니 아버님께서 저한테 다른 고등학교를 가보면 어떻겠느냐고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민족정신이 있는 중앙고를 가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아버님께서 웃으시면서 실력이 안 되니까 그런 것 아니냐고 하셨습니다. 제가 졸업하던 1970년, 중앙고는 서울의 좋은 대학교에 수백 명이 입학할 정도로 우수한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저희 아버님이 1977년 아산재단을 설립하셨는데 김상만 회장님이 창립이사로 참여해주셨습니다. 김상만 회장님께서는 17년간 아산재단의 이사로 재임하셨고 아드님인 김병관 회장님이 뒤이어 아산재단 이사로 취임하셔서 14년간 재임하셨습니다.

 

저도 그런 인연으로 고려중앙학원 이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인연이 있는 고려대에서, 특히 개교 120주년을 맞는 금년에 명예박사학위를 받게 돼 영광스럽고 기쁘게 생각합니다.

 

고려대는 민족사학으로서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나라의 독립정신을 고취해왔으며 해방 후에는 우리나라의 민주화와 산업화에 앞장서 왔습니다. 120년의 세월을 거치는 동안 고려대는 단순히 국내를 넘어 글로벌 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과거에는 막걸리로 대표되는 토속적인 이미지였다면 지금은 세련된 글로벌 이미지로 변모하면서도 특유의 애국심과 단결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고려대의 일원이 된다는 것은 수많은 고대인들과 함께 애국심의 바탕 위에서 글로벌 경쟁에서도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고려대가 120년을 넘어 세 번째 60년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한 지금, 우리나라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경제와 안보, 정치 등 여러 측면에서 위기라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오늘날까지 수많은 역경을 헤쳐오면서 한 번도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온갖 난관에도 불구하고 우리 선배들의 성실한 노력과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이만큼 왔습니다. 6.25 전쟁의 폐허 위에서 자유민주주의의 혜택을 받아 민주화와 산업화의 모범국가가 되었습니다.

올해는 광복 80년이자 분단 8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과거를 회고하여 오늘의 교훈으로 삼을 필요가 있습니다. 광복이 된지 6년 후인 1951년 6.25 전쟁이 한창이던 피난지 부산에서 태어난 저로서는 공산주의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되어 6.25 전쟁이 잠정적으로 끝났지만, 우리 한국에 대한 도전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전쟁이 종료될 당시 우리의 1인당 국민소득은 70불에 불과했고, 대한민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의 하나였습니다. 6.25 전쟁 당시 UN군 사령관이었던 맥아더 장군은 “한국이 폐허에서 회복하려면 100년이 걸릴 것이다”라고 말했고, 영국 더 타임스는 사설에서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기대하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가 피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다”고 했을 정도입니다.

 

우리는 이들의 예측을 모두 틀린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6.25 전쟁이 끝난 후 30여년 뒤인 1988년 우리나라는 서울올림픽을 개최했고, 2002년에는 일본과 공동으로 FIFA 월드컵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오늘날 한국은 전쟁의 폐허에서 세계 10위 경제력을 가진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발전했습니다.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에서 한국은 세계 선두에 속하고 있으며, 2020년 영국 월간지 “모노클(Monocle)”은 한국의 소프트 파워가 세계 2위 수준이라고 평가하였습니다.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냈지만, 우리에 대한 안보상의 도전이 끝난 것은 아니었고, 우리는 199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북한의 핵개발 위협에 노출되어 왔습니다. 저는 그동안 북한의 늘어나는 핵위협에 대한 대응조치의 필요성을 이야기해왔습니다.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안보상황은 동서 냉전이나 6.25 전쟁 당시와 비교하여 더 엄중하고 위태롭다고 할 수 있습니다. 6.25 전쟁 당시 북한, 중국, 구(舊) 소련 가운데 핵무기를 가진 것은 소련 하나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세 나라 모두가 핵무기로 무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핵무기 수량을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권위주의 체제들의 위협이 더 거세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이끌어왔던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 이후 흔들리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우리의 불안감은 더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는 우리도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을 생각한다(Thinking about the Unthinkable)”는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2023년 4월 한미동맹의 확장 억제력 강화를 구체화한 『워싱턴선언』의 발표는 시의적절했지만 이 선언과 핵협의그룹, NCG라는 성과는 끝이 아니고 더 구체적인 조치를 향한 시작이 되어야 합니다. 한국이 북한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선 전략자산의 전개와 같은 구체적인 조치가 필요하고, 그것은 1991년 한국에서 철수한 미국의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것입니다.

 

아브라함 링컨은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미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라는 어록을 남긴 바가 있습니다. 제가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이제 대한민국이 더 이상 지역 및 국제정치의 객체(客體)가 아니고, 당당한 주체(主體)가 되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저희 아버님은 항상 인적 자원이 가장 큰 재산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경제라는 것은 돈이 아니라 한 민족의 생명력에 진취적인 정기를 불어넣어서 만드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나라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현대사의 고비고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온 고려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인재를 배출하면서 시대의 흐름을 앞서가는 비전으로 대한민국의 국제경쟁력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 시점에서 고려대가 저에게 명예정치학 박사 학위를 주는 것은 고대인들과 함께 우리나라 발전에 기여하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자랑스러운 고대인의 일원으로서 미력이나마 노력하겠습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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