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포커스
아산재단, 제36회 아산상 시상식 개최 | 등록일: 2024.11.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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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재단, 제36회 아산상 시상식 개최
‘아산상’, 24년간 우간다에서 의료봉사 펼친 임현석 원장 등6개 부문 18명 시상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11월 25일(월) 서울시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강당에서 제36회 아산상 시상식을 개최했습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지난 24년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인술을 실천하며 약 40만 명의 소외지역 주민들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힘써온 베데스다 메디컬센터 임현석 원장(남, 59세)이 아산상을 수상했습니다. 아산상 상금은 3억 원입니다.
의료봉사상은 쪽방촌 주민과 노숙인, 이주노동자 등 의료 사각지대 환자들을 위해 무료진료병원인 요셉의원, 전진상의원, 라파엘클리닉에서 지난 51년간 의료봉사를 하며 3만여 명의 환자를 치료한 요셉의원 고영초 원장(남, 71세)이 수상했습니다. 사회봉사상은 26년간 개발도상국 저소득 주민들의 자립과 역량강화에 기여한 국제개발 NGO 지구촌나눔운동(이사장 김혜경)이 수상했습니다. 의료봉사상과 사회봉사상 상금은 각각 2억 원입니다.
또 어려운 이웃과 가족을 위해 헌신한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가족상 수상자 15명에게 각각 상금 2천만 원을 시상하는 등 전체 6개 부문 수상자 18명(단체 포함)에게 총 10억 원의 상금을 수여했습니다.
아산상을 수상한 임현석 원장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 2000년 다니던 병원을 그만두고 의대 동기인 부인과 어린 두 자녀와 함께 아프리카 우간다로 떠나 의료혜택에서 소외된 주민들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질병치료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치료비는 고사하고 차량을 이용할 수 없는 가난한 환자들이 쉽게 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2002년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 베데스다 클리닉을 세웠고, 지속적으로 의료진과 장비, 시설을 보강하여 수준 높은 의료를 제공하는 메디컬센터로 발전시켰습니다.
임 원장은 병원에만 머물지 않고 의사가 없는 지역과 난민정착촌을 찾아다니며 의료봉사에도 힘썼고, 뇌전증 소아환자를 돕기 위해 모교인 경북대학교병원 소아신경과에서 전임의 수련을 받은 후 뇌전증 클리닉 개설과 우간다 뮬라고 국립병원 자원봉사 의사로 활동하며 뇌전증 치료와 인식개선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의료봉사상을 수상한 고영초 원장은 신경외과 전문의로 근무하며 주말과 야간시간 등을 이용해 51년간 의료봉사에 지속적으로 참여하여 3만여 명의 의료 사각지대 환자들을 치료했습니다. 1971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해 가톨릭학생회 활동으로 봉사를 시작하였고, 2023년 은퇴 시까지 정기적으로 무료진료병원인 요셉의원, 전진상의원, 라파엘클리닉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해왔습니다.
2023년 2월 건국대학교병원 자문교수 은퇴 후 3월에는 그동안 봉사자로 참여해오던 요셉의원에 원장으로 취임해 고령의 노인과 거동 불편 주민들을 찾아가는 방문진료에 힘쓰고 있습니다.
사회봉사상을 수상한 지구촌나눔운동은 1998년 설립된 국제개발 NGO로 일시적인 해외 구호보다는 지역주민의 소득증대를 통한 자립지원 방식에 중점을 두고 농촌과 도시 빈민, 장애인, 지역사회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현재는 베트남, 몽골, 동티모르, 르완다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8개 개발도상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에서 진행한 ‘암소은행’ 사업은 암소 구입비 대출을 통해 현지 주민의 소득을 증진하고 몽골 젖소사업의 바탕이 되었으며, 현지인 직원을 사업 책임자로 성장시키는 등 국제개발 협력사업의 성공 모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은 이날 시상식에서 “우리 사회의 소외된 분들이 건강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저희 재단도 여러분들과 함께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미력이나마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거나 효행을 실천한 개인 또는 단체를 격려하기 위해 1989년 아산상을 제정했고, 각계의 전문가들로 심사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구성하여 후보자 공적에 대한 종합심사를 거쳐 제36회 수상자를 선정했습니다.
■ 인사말
<정몽준 이사장>
건강하신 모습들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아산상을 수상하시는 임현석 원장님, 의료봉사상 고영초 원장님, 사회봉사상 ‘지구촌나눔운동’의 김혜경 이사장님, 그리고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가족상 수상자 여러분께 축하 말씀을 드립니다.
수상자를 선정하느라고 애쓰신 이병규 심사위원장님과 심사위원님들, 운영위원회의 김태현 위원장님과 위원님께 감사드립니다.
아산상 시상식은 매년 저희 선친께서 태어나신 11월 25일에 개최하는데, 오늘 아버님의 뜻을 되새기는 시간을 갖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복지라는 말이 생소하던 1977년에 아버님께서는 ‘우리 사회의 가장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뜻에서 아산재단을 세우셨습니다.
저희 재단은 지난 47년간 사회복지, 의료복지, 장학 등의 복지사업을 통해 설립정신을 실천해왔습니다.
선친께서는 평소에 ‘어려운 이들이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돕는 것이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인간의 예의’라고 강조하시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시는 분들을 격려하기 위해 1989년에 아산상을 제정하셨습니다.
오늘 수상자 여러분들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서 보람을 느끼시는 분들입니다.
저희 재단은 앞으로도 우리 사회의 소외된 분들에게 희망을 전하시는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잠시 후 동영상에서 주요 수상자분들의 업적이 소개되겠지만, 제가 먼저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산상 수상자인 임현석 원장님은 지난 24년간 아프리카의 우간다에서 인술을 실천하셨습니다. 우간다는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아프리카의 진주’라고 불리지만 1천 달러의 소득수준으로 만성적인 빈곤과 함께 의료환경이 열악한 나라입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인 임 원장님은 2000년 6월 우간다의 어려운 사정과 병원 설립의 필요성에 대해 들으신 후 의대 동기인 부인과 어린 두 자녀를 데리고 우간다로 떠나셨습니다.
치료비는 고사하고 교통 수단도 없는 가난한 환자들이 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임 원장님은 2002년 우간다 수도에 베데스다 클리닉을 세우셨고, 지속적으로 의료진과 장비, 시설을 보강하여 수준 높은 의료를 제공하는 메디컬센터로 발전시키셨습니다.
임 원장님은 병원에만 머물지 않고 의사가 없는 소외지역과 난민정착촌을 찾아다니며 의료봉사에 힘쓰셨습니다. 뇌전증 소아환자를 돕기 위해 모교인 경북대병원에서 추가로 수련을 받으신 후 뇌전증 클리닉을 개설하시고, 우간다 국립병원 자원봉사 의사로 활동하시며 뇌전증 치료에도 크게 기여하셨습니다.
임 원장님의 의대 동기이신 최영단 사모님은 현지에서 안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신 후 함께 봉사하고 계십니다. 임 원장님과 최영단 사모님께 축하의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의료봉사상 수상자인 고영초 요셉의원 원장님은 51년간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쪽방촌 주민, 노숙인, 이주노동자를 위한 의료봉사에 힘쓰셨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가톨릭 신부를 꿈꾸셨던 고 원장님은 신부에 버금가는 봉사의 삶이 무엇일까 생각하다 의대 재학시절부터 의료봉사를 시작하셨고, 신경외과 전문의로 재직하면서 주말과 휴가, 야간시간 등을 이용해 무료진료병원인 요셉의원, 전진상의원, 라파엘클리닉에서 일하셨습니다.
고 원장님이 활동하신 무료병원 세 곳은 아산상과 인연이 있습니다. 라파엘클리닉은 2006년, 전진상의원의 배현정 원장님은 2009년, 요셉의원은 2016년에 아산상을 받았는데, 고 원장님처럼 꾸준히 의료봉사에 참여해주신 분들 덕분에 지금도 어려운 환자들이 무료병원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2월 퇴임 후에는 그동안 봉사자로 일하시던 요셉의원의 원장으로 취임하시고, 노인과 거동 불편 주민들을 찾아가는 방문진료에 힘쓰고 계십니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소외된 분들의 건강을 살펴오신 고영초 원장님과 원종화 사모님께 큰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사회봉사상을 수상하는 지구촌나눔운동은 1998년 설립된 국제개발 NGO로 일시적 구호활동 대신 지역주민의 소득증대와 역량강화에 중점을 두고 농촌과 도시빈민의 자립에 힘써왔습니다.
베트남에서는 저소득 주민에게 낮은 이자로 암소 구입비용을 대출해주고, 대출금이 상환되면 다른 가정에 대출해주는 방식으로 4천 가구의 자산과 소득을 증진시켰다고 합니다.
베트남의 성공 경험과 노하우는 몽골 젖소사업의 바탕이 되었고, 현지인을 사업 책임자로 성장시키면서 다양한 성과로 국제개발사업의 모델을 만들어왔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최초로 원조 수혜국에서 원조 공여국으로 변모한 나라인데, 지구촌의 빈곤감소를 위해 효과적으로 나눔을 실천해야 합니다.
물고기를 주기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전하며 개발도상국 주민들에게 자립의 희망을 전해온 지구촌나눔운동의 김혜경 이사장님과 관계자 분들에게 감사의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오늘 시상식에는 다른 부문의 수상자들도 참석하셨습니다.
복지실천상을 받으시는 김국보 님, 김정순 님, 민혜경 님, 오석민 님, 정선애 님은 복지 현장에서 일하시면서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데 힘써오셨습니다.
다섯 분에게 축하의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자원봉사상을 수상하시는 김정환 님, 윤종순 님, 이상순 님, 이성우 님과 나우리봉사단은 봉사를 통해 우리 사회의 나눔 문화 확산에 기여하셨습니다.
네 분과 나우리봉사단 회원님들에게 축하의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효행·가족상을 수상하시는 김명희 님, 이재동 님, 최현숙 님, 부부이신 양연석·전월분 님과 장희용·김미야 님은 효행과 가족 사랑을 실천해오셨습니다. 일곱 분에게 축하의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어려운 이웃과 가족을 위해 헌신하신 수상자 여러분들 덕분에 우리 사회는 더욱 따뜻해지고,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의 소외된 분들이 건강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상자들께서 앞으로 활동하시는 데 오늘의 아산상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희 아산재단도 여러분들과 함께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미력이나마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참석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올 한 해 마무리 잘하시고, 새해에 더욱 건강하신 모습으로 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수상소감(아산상 임현석 원장)
<임현석 원장>
제가 너무나 과분하고 영광스러운 상을 받게 되어 무한한 감사의 마음과 동시에 어깨가 더 무거워짐을 느낍니다.
이 상은 저뿐만 아니라, 저희 베데스다 병원에서 함께 근무하는 여러 한국인 선생님들과 우간다 직원들, 그리고 저와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주시는 상이라 생각합니다.
“원수는 물에 새기고 은혜는 돌에 새기라”는 속담이 있듯이, 이번 아산상 수상의 공로는 저 혼자의 힘이 아닌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우간다에 베데스다 메디컬센터를 설립할 수 있도록 초청해 주시고 함께 해주셨던 유덕종 선생님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지난 세월 동안 함께하며 후원과 기도를 아끼지 않은 의과대학 동기들(90 누가회)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또한 저희를 말씀으로 격려해 주고 사랑과 기도로 후원해 주었던 대학생선경읽기선교회(UBF) 분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처음 우간다에서 베데스다 클리닉을 시작할 때 아내와 총 다섯 명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정형외과, 안과, 치과, 침구과를 갖추고 37명이 함께 근무하는 중소병원 규모가 되었습니다. 제가 베데스다 메디컬센터를 설립할 때, 가장 큰 목표는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여러 장애물들과 싸워야 했고,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 친구들, 그리고 많은 분들의 응원 덕분이었습니다. 특히, 저의 아내 최영단과 함께 이 길을 걸어온 것은 제 인생의 큰 축복이었습니다.
또 장남과 며느리를 아프리카로 보내는 아픔을 감수하고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시며 자랑스럽게 여기신 부모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아무 영문도 모르는 어린 나이에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아프리카에 와서 살았지만 어려움을 극복하고 잘 성장해 준 자녀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우간다에서 제가 만난 많은 환자들은 단순한 질병의 치료를 넘어 삶의 변화와 회복을 경험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제가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간다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시작한 지 24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많은 어려움과 도전이 있었지만, 언제나 저를 지탱해 준 것은 바로 환자분들의 소중한 얼굴이었습니다. 그들의 아픔을 덜어주고 희망을 나누는 일은 제 삶의 가장 큰 보람이자 기쁨이었습니다.
봉사하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다고 하지만 최대 수혜자는 저 자신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돕는다는 표현보다는 같이 나누며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그곳에 있는 삶이 가장 의미 있고 행복한 삶이 아닌가 다시 생각해 봅니다. 앞으로도 저는 우간다에서의 의료봉사 활동을 계속 이어가며, 저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제가 가진 의료 지식과 경험을 나누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아산상 수상이 우간다에서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길 소망합니다. 우리 병원과 봉사가 더 알려져 더 많은 사람과 단체들과 협력해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데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이 상을 주신 아산사회복지재단 정몽준 이사장님과 관계자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의술을 통해 사랑을 실천하는 길을 함께 걸어가길 소망합니다. 특히, 아산재단을 설립하신 정주영 설립자님의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가르침과 정신을 이어받아 계속해서 도전하며 나아가겠습니다. 아산재단의 무궁한 발전을 기대하며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수상소감(의료봉사상 고영초 원장)
<고영초 원장>
저를 아산상 의료봉사상 수상자로 선정해 주신 아산사회복지재단 정몽준 이사장님과 심사위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는 역대 수상자에 비해 머나먼 오지에서 봉사하거나 생애를 온전히 봉사에 바친 것이 아니기에, 이처럼 큰 영예를 받는 것이 부끄럽고 송구스러운 마음이 앞섭니다.
그러나 이 상을 통해 오늘 이 자리까지 올 수 있도록 저를 이끌어 주시고 많은 도움을 주신 동료와 선후배들, 제자들과 후원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할 기회를 얻게 되어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합니다.
특히 학창 시절부터 의료봉사의 길을 가도록 이끌어 주신 김중호 미카엘 신부님, 김혜경 사라 선생님, 전진상의원 배현정 원장님을 비롯한 국제가톨릭형제회(AFI) 식구들, 그리고 요셉의원의 초대 원장이셨던 故 선우경식 요셉 선생님과 故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어릴 적 제 꿈은 사제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사제 양성을 위한 학교에서 공부하며 라틴어를 배우고 신부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았으나, 일반 고등학교 공부에 대한 열망으로 일반 학교에 편입했고, 열심히 노력해 의과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의대 입학 후, 사제가 되겠다는 소명을 뒤로한 미안함을 봉사를 통해 풀고자 했습니다. 주말 진료와 방학 동안의 장기 의료봉사 활동을 통해 소외된 환자들에게 작은 도움을 전하며 보람과 기쁨을 느꼈습니다.
김중호 신부님께서는 저의 의대 선배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의사 신부로, 1974년 제가 가톨릭학생회 회장이던 시절 지도신부로 오셔서 주말 진료가 정착되도록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또한 김혜경 선생님은 자신의 집을 진료소로 내어주시며 가난한 이들을 위한 봉사에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셨습니다.
1977년부터 전진상의원에서 봉사를 시작하며 배현정 원장님과 국제형제회 식구들은 봉사의 기쁨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하루 종일 수술로 지친 몸으로 봉사를 나가면 밝은 미소와 따뜻한 식사로 저의 피로를 녹여 주셨습니다. 이러한 인연 덕분에 저는 요셉의원 원장으로 활동하면서도 전진상의원 봉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요셉의원의 초대 원장이셨던 故 선우경식 원장님과의 인연은 전진상의원의 정신과 진료봉사 의사를 구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선우 원장님의 인품에 감명받아 요셉의원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고, 2006년 5월엔 원장님의 급성 뇌경색 발생 당시 골든타임 내 막힌 뇌경동맥에 스텐트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후유증 없이 잘 치료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선우 원장님께서 타계하신 후에도 요셉의원 봉사를 이어오다, 2023년 3월 요셉의원 원장으로 부름을 받았습니다. 이는 하늘에 계신 선우 원장님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故 김수환 추기경님께서도 전진상의원과 함께하며 봉사의 숭고한 가치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매년 전진상의원 창립기념 미사와 강론을 통해, 그리고 요셉의원의 5주년, 10주년 기념 미사를 통해서도 봉사자들을 격려하신 그분의 말씀은 제가 오늘까지 봉사의 길을 걷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50년 넘게 이어온 의료봉사를 통해 저는 ‘나눔의 기쁨’을 알게 되었고, 봉사야말로 행복한 의사의 삶의 비결임을 깨달았습니다. 이를 학생들과 동료들에게 전하고자 사회의학 강의를 열고, 다양한 봉사의 기회를 소개하며 나눔의 가치를 전파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저의 병원 생활과 봉사의 삶에 큰 힘이 되어 준 가족들, 특히 102세의 어머니와, 언제나 묵묵히 제 곁을 지켜주고 응원해 준 아내, 그리고 잘 자라준 아이들에게 이 영광을 나누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수상소감(사회봉사상 지구촌나눔운동)
<김혜경 이사장>
지구촌나눔운동이 아산상 사회봉사상을 수상하게 되어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저희처럼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단체를 찾아내는 게 쉽지 않으셨을 텐데, 아산사회복지재단 정몽준 이사장님을 비롯한 심사위원,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지구촌나눔운동은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1만 불이 넘고 OECD에 가입할 즈음 태동되었습니다. 1980년대 일본이 부자가 되고도 ‘경제적 동물’이라고 비난을 받았는데, 우리나라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던 거죠. 지구촌나눔운동의 초대 이사장이신 故 강문규 박사님은 오랜 국제 활동을 통해 하향식 서구 원조의 한계를 꿰뚫어 보셨습니다. 그래서 지구촌나눔운동의 미션을 ‘지구촌 가난한 이웃의 자립을 돕고 시민사회 발전을 지원한다’고 정했습니다.
지구촌나눔운동은 세 가지 사업을 중심으로 일하고 있는데, 개발협력사업, 교육사업, 그리고 옹호사업입니다.
저희가 처음 개발협력사업을 시작한 곳은 베트남과 몽골입니다. 우리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역사적으로 관계가 깊은 나라지요. 이후 중국과 필리핀에서도 사업을 시작했으나 그보다 더 어려운 나라를 돕기 위해 미얀마, 동티모르, 아프리카의 케냐와 르완다, 에티오피아로 옮겨 갔습니다. 주로 농촌과 도시 빈민 가정, 장애인 가정의 사회경제적 자립을 통해 지역공동체를 발전시키는 지역개발사업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지구촌나눔운동은 2000년에 세계 시민교육을 처음 시작한 단체입니다. 세계시민의식을 함양하기 위해 대학생캠프와 청소년캠프를 개최하고 해외봉사단을 파견했습니다. 초중등학교에서 세계시민교육을 가르칠 수 있도록 학부모를 교육하는 지구촌시민학교도 개설했습니다. 이후 세계시민교육과 해외봉사단 파견은 지구촌나눔운동의 시그니처 사업으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정부가 원조를 더 많이 하고 잘 사용될 수 있도록 자문과 정책 옹호활동도 꾸준히 해왔습니다. 최근에는 정부개발원조 사업에도 참여해 국민의 세금이 효과적으로 쓰이도록 하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번 수상은 저희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동안 지구촌나눔운동은 본의 아니게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해왔는데, 아산상 수상 덕분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저희도 본격적인 홍보와 모금 활동을 전개해야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도움을 받는 사람들의 존엄성과 자존감을 해치지 않도록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면서, 적은 자원으로도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일하겠다는 원칙만은 꼭 지켜나가겠습니다.
그동안 지구촌나눔운동과 함께 해주신 후원회원님들, 후원기관과 후원기업, 국내외 임직원과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현지 파트너기관에 감사드리며, 아산상 사회봉사상을 통해 큰 격려를 해주신 아산사회복지재단에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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