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재단, 제33회 아산상 시상식 개최

 

‘아산상’ 김우정 캄보디아 헤브론의료원장 등 6개 부문 18명 시상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11월 25일(목) 오후 2시 서울시 송파구 아산사회복지재단 아산홀에서 제33회 아산상 시상식을 개최했습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캄보디아에 저소득 주민들을 위한 병원을 설립하고 15년간 현지 주민들의 질병 치료와 의료 인력 양성에 기여해 온 헤브론의료원 김우정 의료원장(남, 68세)이 대상인 아산상을 수상했습니다. 아산상 상금은 3억 원입니다.

 

의료봉사상은 20여년 간 의료 혜택에서 소외된 노숙인들의 질병 치료에 힘쓰고, 주거와 재활 지원을 통해 노숙인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노력해 온 서울특별시립 서북병원 최영아 의사(여, 51세)가 수상했습니다.

 

사회봉사상은 전쟁과 굶주림으로 고통 받는 아프가니스탄 현지 주민들을 위해 지난 18년간 콩 재배와 가공산업 육성에 기여한 권순영 ‘영양과 교육 인터내셔널(NEI : Nutrition & Education International)’ 대표(남, 74세)가 수상했습니다.

 

의료봉사상과 사회봉사상 상금은 각각 2억 원입니다.

 

 

이외에도 아산재단은 어려운 이웃과 가족을 위해 헌신한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가족상 수상자 15명에게 각각 상금 2천만 원을 시상하는 등 전체 6개 부문 수상자 18명(단체 포함)에게 10억 원의 상금을 수여했습니다.

 

<왼쪽부터 권순영 대표, 최영아 의사, 정몽준 이사장, 김우정 의료원장>

 

시상식에 앞서 아산상을 수상한 김우정 헤브론의료원 의료원장과 의료봉사상 최영아 서울특별시립 서북병원 내과 의사, 사회봉사상 권순영 영양과 교육 인터내셔널 대표는 11월 24일 정주영 재단 설립자의 청운동 자택을 방문해 설립자의 정신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인사말

 

<정몽준 이사장>

 

여러분들 반갑습니다.

 

아산상의 김우정 의료원장님, 의료봉사상의 최영아 선생님, 사회봉사상의 권순영 대표님과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가족상 수상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축하말씀을 드립니다.

 

수상자를 선정해주신 이병규 심사위원장님과 심사위원님들, 운영위원회의 김명자 위원장님과 위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아산상 시상식은 매년 저희 선친께서 태어나신 11월 25일에 개최하는데, 오늘의 시상식이 아버님의 생신 잔치이며, 지금 이 자리에 저희 아버님도 함께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금년은 아버님의 소천 20주기가 되는 해인데, 아버님의 뜻을 되새기는 시간을 갖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아버님께서는 ‘우리 사회의 가장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1977년 아산사회복지재단을 설립하셨고, 평소 ‘어려운 이들이 상대적 박탈감과 위화감, 그리고 차별의식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돕는 것이 인간의 예의이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수상자 여러분들이 여유가 있어서 남들을 도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하셨을 겁니다.

 

저희 아산재단의 설립정신도 같습니다. 저희 재단은 앞으로도 어려운 이웃을 도우면서 봉사하시는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오늘 수상하신 분들의 업적에 대해서는 앞에서 동영상으로 보셨기 때문에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김우정 의료원장님이 헤브론병원을 설립하신 캄보디아는 1인당 국민소득이 1,500달러 수준으로 매우 가난하고, 1975년경에는 킬링필드라고 불리는 수백만 명의 대학살 사건으로 많은 의사와 지식인이 피해를 입어서 의료 발전이 힘든 나라였습니다.

 

2007년 프놈펜 빈곤 지역의 작은 가정집에서 시작한 헤브론병원은 현재 캄보디아의 주민들이 수준 높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으로 발전하였습니다.

 

‘헤브론’은 히브리어로 ‘친구들의 마을’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캄보디아 사람들과 친구가 되어 살아가고자 하는 김우정 의료원장님의 따뜻한 마음씨가 잘 느껴집니다.

 

캄보디아에서 인류애를 실천해 오신 김우정 의료원장님께 큰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의료봉사상을 수상하신 최영아 선생님은 노숙인을 돕기 위해 많은 고생을 해오고 계십니다. 길거리에서 비를 맞으며 밥을 먹는 노숙인을 보면서 앞으로 내가 할 일이 무엇인가 생각했다고 하시는데요. 당시 밥을 해줬던 곳은 밥퍼라는 봉사단체라고 합니다.

 

20년간 한결같은 마음으로 노숙인들을 위해 헌신해 오신 최영아 선생님께 큰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보통 사람들은 아침에 한 생각과 저녁에 한 생각이 다른데 20년간 한결같이 큰 일을 하셨습니다.

 

사회봉사상은 지난 18년간 아프가니스탄에서 단백질이 풍부한 콩 재배와 가공산업 육성으로 현지주민들의 영양 개선에 기여하신 권순영 ‘영양과 교육 인터내셔널’ 대표님께서 수상하셨습니다.

 

권순영 대표님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하기 위해 미국의 좋은 회사를 다니시다가 조기 은퇴를 하시고, 온갖 위험을 무릅쓰며 무려 72회 현지를 방문하셨다고 합니다.

 

권 대표님은 1976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사시는데 아프가니스탄을 가려면 그 당시 캘리포니아에서 런던, 런던에서 두바이, 두바이에서 카불까지 36시간 정도 걸렸다고 합니다.

 

한 사람의 노력으로 많은 아프가니스탄 분들의 영양 상태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교훈과 감동이 느껴집니다.

 

최근 아프가니스탄 정세가 많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난민촌 무료 급식 활동을 진행하고 계신 권순영 대표님께 큰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오늘 복지실천상을 받으신 양춘자 님은 부모의 보살핌을 받을 수 없는 어린이들이 자립할 때까지 정성으로 양육하셨고, 장현봉 님은 정신장애인들이 사회에 적응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우셨으며, 정혜숙 님은 아동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을 보살피셨습니다.

 

조미숙 님은 발달장애인의 자립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노력해오셨고, 황태민 님은 시각장애인의 스포츠 발전에 기여하셨습니다.

 

양춘자 님, 장현봉 님, 정혜숙 님, 조미숙 님, 황태민 님, 다섯 분은 잠시 일어서 주시기 바랍니다. 이분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자원봉사상을 받은 키니스장난감은 무료로 장난감을 수리해 어려운 이웃과 나누고 있고, 김문규 님은 주거환경 개선과 복지시설 급식지원 활동을 해오셨습니다.

 

박정순 님은 녹색어머니회 활동을 시작으로 의용소방대, 적십자 활동, 독거노인 밑반찬 조리 활동을 해오셨고, 이요셉 님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로 전시회 후원금으로 아프리카에서 우물을 파는 데 도움을 주셨으며, 이유근 님은 제주도에서 교육봉사와 후원을 통해 지역사회의 봉사를 도우셨습니다.

 

이유근 님의 아드님인 이종석 교수님은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에 재직 중이신데 오늘 같이 오셨습니다.

 

키니스장난감의 김종일 이사장님, 김문규 님, 박정순 님, 이요셉 님, 이유근 님, 다섯 분은 일어서 주시기 바랍니다. 이분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효행·가족상을 받으신 김미애 님은 시어머니를 돌보며 헌신하셨고, 송경준 님은 복지시설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며 장애가 있는 아동을 입양해 양육하였으며, 이명옥 님은 시부모와 8남매를 헌신적으로 돌보았습니다.

 

임정숙 님은 맏며느리로서 시부모를 정성껏 돌보셨습니다.

조금 전에 임정숙 님을 대신해서 수상하신 따님 고동량 님은 사회복지사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황일용 님은 시모를 돌보면서도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김미애 님, 송경준 님, 이명옥 님, 고동량 님, 황일용 님, 다섯 분은 일어서 주시기 바랍니다. 이분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저희 재단의 이름 가운데 아산은 저희 아버님의 고향인, 지금은 북한 땅인 강원도 통천군 송전면 아산리라는 지명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아버님과 수상자 여러분들이 함께 만나 식사와 이야기를 하면 좋을 텐데, 아버님이 이 자리에 같이 안 계셔서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을 아쉽게 생각합니다.

 

시상식장인 아산홀에는 아버님이 일제 시대 때 자동차 수리공장을 하시면서 직원들과 고향 가까이에 있는 금강산에서 찍은 사진이 있습니다.

 

또한 아버님이 젊었을 때 저희 어머님과 함께 찍은 사진과 송전보통학교(초등학교) 졸업 사진도 있습니다. 저희 아버님이 이 자리에 계시지는 않지만 이런 사진들을 보시면서 아버님과 대화하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수고하신 수상자 여러분들 다시 한 번 수상을 축하드리며, 금년 한 해 마무리 잘하시고, 새해에도 더욱 건강하시고 좋은 일도 많이 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수상소감 (아산상 김우정 의료원장)

 

<김우정 헤브론의료원 의료원장>

 

아산사회복지재단의 귀한 상을 받게 되어 큰 용기와 기쁨을 갖게 되었습니다. 오늘의 수상은 한 개인에게 주시는 것이 아니라 서울과 캄보디아 헤브론의료원 구성원 모두에게 주시는 것으로 생각하고 헤브론 가족들 모두와 함께 기쁨을 나누며 감사를 드립니다.

 

6.25 전쟁 후의 몹시도 가난했던 시절, 故 정주영 회장님 같은 분들의 굳건한 의지와 통찰력은 우리나라를 일찍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서게 하는 토대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우리나라가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세계 속에서 빠른 성장과 발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미래를 고민하며 준비하고 이끌어 주신 그 어른들의 정신에서 기초한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부모님은 이북 피란민으로 많은 어려움 중에도 저를 의대까지 공부 시켜주셨습니다. 전쟁 직후 나라의 격변기에 태어나 자랐지만 그 때 다행히 우리 사회 속에는 끈끈한 가족 사랑을 실천해 가시던 부모님들이 사회의 일반적인 분들이셨고 서로를 돕고 함께 열심히, 부지런히 생활하라는 학교 교육이 일반적인 교육이었습니다.

 

그 어린 시절을 남대문 시장에서 생업을 시작하신 부모님을 따라다니며 날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던 저에게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들이 불편하지 않았고 자연스럽고 즐거운 일이 되었습니다. 그 후에도 의대를 다니며 무의촌에서 진료하는 일이 거리낌이 없는 즐거운 일이었고 졸업 후에도 점점 봉사하는 삶에 대한 꿈을 마음속에 가지게 되었습니다.

 

2004년 초 며칠간의 짧은 의료봉사를 위해 처음 캄보디아를 방문하였습니다. 거기서 보았던 가난한 캄보디아 아이들은 아랫도리 정도에만 천 조각을 두르고 큰 눈망울을 껌벅거리며 누런 코를 흘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와 눈이 마주치면 크고 맑은 눈망울에는 부끄러움이 가득해지고 얼굴엔 환한 미소가 번져갔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한 소년은 허벅지의 커다란 종기로 인해 몸은 불덩이였고 꺼져가는 듯한 눈을 힘없이 껌벅이고 있었습니다.

그 소년의 눈빛은 저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얼마나 맑고 예쁜 아이들이 간단한 의료적 처치도 받지 못하고 방치되다가 결국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것이 이제는 중견 의사가 된 저에게 무엇인가를 말하고 있고, 요구하고 있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었습니다.

 

2년 후에는 결국 캄보디아를 품고 언제 돌아갈지 모르는 생활을 프놈펜에서 시작했습니다. 얼마 후 공항 근처에 부지를 마련하고 사람이 살던 집을 개조해 헤브론병원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주 작은 클리닉 규모였고, 몇 분의 한국 의료진들과 함께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환자들이 넘쳐나게 되고 병원의 모습도 많은 발전과 성장을 하며 진료실, 치료실, 입원실들을 갖추고 다양한 의료적인 치료가 이뤄질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관심과 후원을 아낌없이 주셨고 약품과 의료기기와 인력으로 함께 동참해 주신 소중한 분들의 헌신적 사랑을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2년 동안의 코로나19로 인해 세계는 심한 몸살을 앓고 있고 가난한 나라들은 그 어려움의 정도가 훨씬 심함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어서 국민의 1/3에 해당하는 극빈층은 한결 큰 어려움이 있고, 그분들을 주된 고객으로 진료하는 헤브론의료원도 올봄과 여름에 어쩔 줄 모르는 힘든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제 얼마 후에는 코로나19가 극복되고 소멸이 되겠지만 큰 타격을 받은 가난한 나라들은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많이 흐트러진 의료 체계가 정상을 회복하려면 큰 어려움이 있고 이런 부담은 고스란히 가난한 사람들의 몫이 될 것입니다.

 

헤브론의료원이 감당해야 할 몫도 전보다 좀 더 커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처럼 어렵고도 중요한 때에 아산상을 저희 헤브론의료원에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함을 드립니다. 가난한 캄보디아 환자들을 위해 귀하게 사용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수상소감 (의료봉사상 최영아 의사)

 

<최영아 서울특별시립 서북병원 내과 의사>

 

저는 늘 노숙인과 함께 하는 익숙한 제 삶을 살고 있는 데, 아산상 의료봉사상이라는 큰 상을 주신 아산사회복지재단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현재 코로나19 전담병원인 서울시립 서북병원에서 진료 협력센터장과 내과 전문의로서 코로나19 입원 환자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시에서 겸직 허가를 받고 사단법인 회복나눔 네트워크와 비영리민간단체 마더하우스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저는 2001년에 내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 무료 자선병원인 다일천사병원, 요셉의원, 서울역 다시서기의원, 도티기념병원에서 근무했습니다. 2017년 5월에 마리아수녀회에서 운영하던 도티기념병원이 폐원하면서 서울시립 서북병원에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랫동안 만나왔던 노숙인과 취약계층 환자들을 서울시립 서북병원에서 지속적으로 만나며 진료, 치료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엔 코로나19 전담병원인 서북병원에 가장 많은 코로나 환자들이 입원해서 많이 분주하고 정신없이 한 달을 보냈습니다. 10월 들어 조금 여유가 생겼을 때 저의 아산상 의료봉사상 수상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제가 2015년에 썼던 <질병과 가난한 삶> 책에서 얘기했듯이 질병과 가난한 삶들은 늘 제 옆에 형태를 바꿔가면서 있어왔고, 지금도 약간의 형태는 바뀌었지만 지속적으로 제 옆에 있는 삶의 한 부분입니다.

 

노숙인과 같은 가난한 사람들을 진료하는 일은 제가 늘 해오던 일이며 제 삶의 과정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만남들을 통해서 제가 궁금했고 알고 싶었던 가난한 삶과 연관된 질병들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고, 또 의사로서 훈련받고 공부하게 되었던 지난 시간들이어서 감사했습니다.

 

오늘 아산상 의료봉사상을 수상하게 되어 기분이 좋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제 삶이 이러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무엇인가 규정지어야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잠깐의 염려를 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지나는 삶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저를 믿고 도움을 주셨던 많은 분들이 생각납니다. 기독의료인 모임인 한국누가회의 선생님들, 회복나눔 네트워크에서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 활동가들, 자원봉사자들, 정성으로 후원해주시는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오늘 수상을 통해 저에게 펼쳐질 새로운 만남들과 새롭게 생길 일들도 모두 잘 협력해나가겠습니다. 우리 사회가 좀 더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고 품는 따뜻한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지금 이 상은 현재 저에게 주어진 만남들을 지속하면서 감사를 드리고 힘내서 지속하라는 격려로 믿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수상소감 (사회봉사상 권순영 대표)

 

<권순영 영양과 교육 인터내셔널 대표>

 

우선 저를 아산상 사회봉사상 수상자로 선정해주신 아산사회복지재단에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좋은 일들을 해 오신 다른 분들도 많을 텐데 유서 깊은 상을 제가 수상하게 되어 조금은 죄송스러운 마음도 듭니다.

 

지난 2003년부터 저와 함께 ‘영양과 교육 인터내셔널(NEI)’에 참여해온 자원봉사자들은 자신들의 전문지식과 재능, 경험, 시간을 기쁜 마음으로 나누며, 영양실조로 고통 받는 아프가니스탄 농촌의 부녀자들과 임산부들 그리고 어린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아산재단에서 그동안의 모든 수고와 헌신을 주목해주시고 격려 차원에서 주시는 상으로 생각하며 제가 대표해서 감사히 받겠습니다.

 

18년 전부터 시작된 저희들의 아프가니스탄 콩 산업 개발 활동은 그 당시 어느 누구도 오늘과 같은 결과를 맞이하리라고 확신했던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저 최선을 다할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콩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도, 심어본 적도, 또 먹어본 적도 없는 아프가니스탄의 많은 농가들이 콩을 재배하게 되었는지, 콩 음식을 온 가족이 함께 즐겨 먹으며 필요한 영양을 충족시키게 되었는지, 테러와 전쟁의 위험을 겪고 있는 지역들에 콩 가공 공장을 11곳이나 세울 수 있었는지, 새로운 콩 식문화가 개발되고 콩 수요가 창출되어 국가적인 콩 시장을 형성할 수 있었는지, 이 모두를 되돌아보면 저 자신도 그저 신기하기만 합니다.

 

그동안 극복해야 할 역경들도 많았고, 이제 더 이상 어려우니 이 정도에서 끝내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하며 깊은 고민을 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지혜를 얻었고, 또 도움을 줄 사람들을 만나게 되어 기쁜 마음으로 전력투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 크게 감사하며 깨달은 것이 있다면 뜻이 좋고 선하다면, 뜻이 가난하고 불행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돕는 것이라면, 하늘이 돕는다는 것입니다.

 

여러 전문 직종에 있던 저희들 자원봉사자들의 노력과 헌신은 영양실조를 퇴치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으로 지속가능한 콩 가치사슬 개발을 추진하여 사업 시작 후 18년 만에 국가적인 콩 산업의 기초를 확립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 단체의 이러한 성공사례를 보고 듣는 많은 청년들이 그들도 힘을 합치면 사회적 약자들을 돕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도전하고, 자신감을 갖고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가난하고 희망 없이 살아가는 지구촌 곳곳의 이웃들이 스스로 설 수 있도록 함께 도움으로써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더 아름다운 세상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은 명실공히 콩의 세계적인 원산지이며 종주국입니다. 아산 정주영 회장님께서는 한국인 특유의 창의성과 집념, 애국심을 바탕으로 현대그룹이 전 세계로 진출하는 산모 역할을 하시고, 경제소국이었던 대한민국이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여하셨습니다.

 

이러한 현대그룹의 세계화를 본받아 콩 종주국 대한민국의 콩과 콩 가공 기술, 콩 식문화의 세계화를 통해 지구촌의 많은 이웃들이 영양실조를 극복하고 희망을 갖고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세계 인류복지 향상에 기여하는, 대한민국 국가와 국민, 기업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