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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상

  • 시상명 : 아산상
  • 년도 : 2023
  • 부문 : 복지실천상
  • 소속(직위) : 진주시평거종합사회복지관 부장
  • 수상자(단체) : 남유진

이웃과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이웃과 이웃이 함께 더불어 사는 것, 이게 사회사업의 가치가 아닐까요.”

 

20년 차 사회복지사 남유진(48) 씨는 숱한 사회복지 현장에서 이웃의 힘, 연결의 힘을 실감했다. 학대받은 아이에 절망하다가도 그 아이를 조건 없이 보듬는 어른을 만나 다시 힘을 냈고, 어려운 시기에도 기꺼이 온정을 베푸는 손길에 매 순간 감사함을 느꼈다. 현장을 누빈 경험으로 이제는 이웃끼리 서로 돌보는 다양한 연결고리를 그려나가는 남유진 씨. 진주시평거종합사회복지 관(이하 평거복지관)에 13년째 근무하고 있는 그는 더불어 사는 세상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고 있다.

 

 

안정적인 가정의 힘, 따뜻한 이웃의 힘

 

<청소년 성장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남유진 부장>

 

사회생활을 하다 사회복지사의 꿈을 가지고 대학원에 진학한 남유진 씨는 열정이 남달랐기에 첫 근무지가 제주인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어린이재단 산하 제주아동보호전문기관에 부임한 그는 아동학대 사례를 찾아 조치하고, 인식 개선을 통해 아동학대를 예방하는 데 집중했다. 2003년만 해도 아동학대의 심각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기에 사무실에 앉아있을 겨를이 없었다. 유치원, 어린이 집, 학교, 공공기관을 찾아 아동학대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학대 신고가 들어오면 현장 조사에 뛰어들었다.

 

“학대당한 아이들을 마주할 때면 화가 나고 마음이 아팠어요. 아이들은 그런 상황에서도 가정 안에 있고 싶어 하거든요.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얼마나 중요하지 더 절실히 느끼게 되었죠.”

 

신체적·성적 폭력뿐 아니라 정서적 폭력과 방임도 아동학대에 해당하고, 주변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어떻게 잘 알릴 수 있을지 고민하던 남유진 씨는 5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규모 세미나를 개최했 다. 이는 아동학대 예방 신고의 필요성을 제주 전역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그 공로로 제주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2005년 새롭게 발령받은 경남가정 위탁지원센터에서도 현장으로 달려 드는 열정은 꺼지지 않았다. 수감, 사망, 질병, 경제적 손실 등의 이유로 원가정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아동을 위해 위탁가정을 발굴하고, 대리 양육 부모를 교육·관리하는 임무를 맡았 다. 20여 개 시군을 부지런히 누비며 75개 위탁가정을 직접 방문해서 불안 정한 상황에 놓인 아이들이 가정 안에서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살폈다.

 

“당시 막 시작된 위탁가정 제도에 기꺼이 참여해주신 분들의 덕을 크게 봤죠. 나이가 지긋한 부부가 영유아 아이를 잘 키워 원가정으로 보내고, 한창 예민한 청소년기 아이가 위탁가정에서 안정을 찾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울컥했습니다.”

 

기꺼이 자신의 시간과 돈을 써가며 이웃에 손을 내미는 건강한 어른이 있다는 사실은 열악한 아동복지 현장에서 힘들었던 남유진 씨를 치유했다. 이 연대의 힘을 통해 사회복지사로서 가야할 길에도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연결과 소통, 사회복지의 원동력

 

<남유진 부장은 고객 모니터링 제도를 통해 복지관 서비스 평가를 실시했다>

 

남유진 씨는 학교와 직장을 따라 강릉, 서울, 제주, 창원을 두루 거친 뒤 2010년 진주에 정착했다. 평거복지 관에서 13년째 근무하며 중간관리자로 성장한 그는 복지관과 복지사업의 활성화에 힘을 쏟았다.

 

진주 지역의 인적·물적 자원을 모집해 저소득가정과 연계한 ‘1기업 1서비스’ 프로그램을 기획해 지역의 기업이 어르신 나들이, 경로잔치, 지역아동센터 활동을 지원하도록 이끌었다. 도서관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2011년 개설한 ‘엄마가 먼저 배우는 우리 아이 책읽기’ 모임은 지금까지 이어질 정도로 인기다. 5월 가정의달에 지역 주민과 아동이 즐겁게 놀 수 있도록 기업과 자원봉사 단체를 연계한 ‘놀이 속으로 풍덩’ 프로그램도 10 년 가까이 이어진 장수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더 나은 복지관을 위해 10명의 모니터링 요원을 선정해 복지관 서비스를 평가하고 개선점을 찾아내도록 한 ‘고객 모니터링 제도’는 2010년 당시 꽤 혁신적이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2016년 운영법인인 어린이재단이 사업을 개편하면서 평거복지관 위탁 운영을 종료한 것이다. 후원금이 끊기며 복지관 운영이 어려워지고, 직원이 떠나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남유진 씨는 어린 이재단을 퇴사하는 어려운 결정과 함께 평거복지관에 남았다.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기관으로 자신이 할 일이 아직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후원처를 새롭게 발굴해야 했어요. 후원금의 용도와 대상을 투명하게 공유하며 기업이나 단체가 우리 복지 관과 연계할 수 있도록 후원 및 모금 안내문을 들고 뛰어다녔죠.”

 

남유진 씨는 결국 소통과 연결이 답이라고 말한다. 사회복지사의 힘으로는 다할 수 없는 일도 이웃의 관심과 손길이 더해져 거침없이 나아갈 수 있었다. 이웃의 힘을 믿는 남유진 씨는 서로 돕고 기대며 복지 현장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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