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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명소 “서로 돕고 의지하는 안식처” 유인종

장순자(55) 씨는 유방암 3기일 때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그 후 방사선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집이 대전이어서 고민이 많았다. 방사선치료는 매일 5분 정도 받는데, 이를 위해 대전에서 서울까지 오가기엔 시간과 비용, 체력 부담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이때 귀가 솔깃한 정보를 들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마련한,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위한 쉼터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곳, ‘새순의 집’에 머문 지 한 달 됐어요. 새순의 집이 없었다면 방사선치료가 무척 힘들었을 거예요. 수술도 잘 되었고, 치료도 편안히 받은 덕택에 곧 집으로 돌아가요. 이용료도 저렴하고, 무엇보다 같은 병과 싸우는 사람들끼리 함께 지내면서 서로 힘이 되어 주고, 의지가 되어서 참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새순의 집은 서울아산병원에서 멀지 않은 한 아파트 8층에 있다. 지방에 거주하는 여성 유방암 환우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2005년 7월 1일 문을 열었다. 임차비용은 서울아산병원과 안세현 유방내분비외과 교수의 지원금, 그리고 유방암 환우 한 분의 기부금으로 마련했다.

새순의 집은 175㎡(53평) 크기로, 방이 4개 있다. 방 3개는 환우들이 이용하고, 관리인 역할을 하는 간호사가 나머지 방을 사용한다. 방 하나를 세 사람이 쓸 수 있는데, 보통 5~6명이 생활하고 있다. 많을 때는 8명까지 이용했다. 최대한 머물 수 있는 기간은 방사선치료를 받는 5~6주로, 보호자와 항암치료 환우는 이용 대상이 아니다. 방과 침구만 제공하는 쉼터이므로 식사는 각자 마련해서 먹어야 한다. 냉장고와 조리기구, 식탁 등이 갖추어져 있어서 보통은 함께 생활하는 환우들이 부식비를 걷어서 공동으로 밥을 해먹고 있다. 무료로 운영하다가 몇 년 전부터 하루 1만 원을 숙박비 명목으로 받아 아파트 관리비와 공과금을 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의 유방암환우회에는 핑크리본회와 새순회, 두 곳이 있다. 회원이 200여명인 핑크리본회는 매월 둘째 주 수요일에 찜질방 모임 등을 열고 있고, 20여명으로 구성된 새순회는 쉼터 관리와 전화 봉사를 담당한다. 쉼터의 명칭은 새순회에서 따왔다.

새순의 집을 이용하려면 서울아산병원 유방내분비외과 장미애 간호사와 상담하면 된다. ‘현재 방사선치료 대상자로서 혼자서 거동이 가능하고, 단체생활이 가능한 분’ 등의 조건을 고려해 대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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