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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완벽 초상화 삶과 예술은 완벽하지 않다 권혁재

내 음악 인생의 화두는 완벽이었습니다. 왼손의 손금마저 달라질 정도로 지독히 연습했습니다. 음표 하나라도 잘못하면 끝이라는 압박감으로 수십 년 바이올린을 연주해왔습니다. 그 덕에 ‘동양의 마녀’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2005년 손가락을 다쳤습니다. 완벽할 수 없었기에 연주를 접었습니다. 더 내려갈 데가 없는 나락 같았습니다. 지금 다시 바이올린을 듭니다. 어차피 삶과 예술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이젠 완벽이 아니라 50년간 내 몸에 스며든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 1948년 서울에서 태어나 미국 줄리어드음악학교와 줄리어드음악대학원을 마쳤다. 9세 때 서울시립교향악단과 멘델스존 협주곡을 연주했고, 13세이던 1961년 줄리어드음악학교에 전액 장학생으로 선발되었다. 1967년 레벤트리트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동양인 클래식 음악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거의 최초의 인물로서 첼리스트인 언니 정명화,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남동생 정명훈과 함께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아름다운 톤, 안정된 테크닉, 정확한 리듬 감각과 표현력 등으로 현재까지 세계 1급 연주자의 명성을 지키고 있다. 현재 미국 줄리어드음대 초빙교수, 이화여대 석좌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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