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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명소 상처입은 마음을 치유하는 곳 유인종

서울아산병원에는 특이한 공간이 있다. 서관 3층 중환자 면회대기실 앞의 종교봉사실로, 불교 법당과 천주교 원목실, 기독교 원목실이 사이좋게 모여 있다. 서울아산병원이 육체의 질병뿐만 아니라 마음의 상처까지 돌보는 의료기관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처음 만들어진 건 법당이다. 현재 서관과 동관, 신관으로 이루어진 서울아산병원은 1989년 6월 서관만으로 개원했는데, 법당은 1991년 서관 지하의 직원식당 옆에 둥지를 틀었다. 처음엔 법당만 있다가 이듬해 6월부터 지도법사가 상주했는데, 서울 암사동 정향사의 지홍(智弘) 스님이 20년째 법사를 맡고 있다. 법당은 24시간 개방하고, 스님은 월~금요일 오전 10시~오후 4시 신도들과 상담하며, 매일 쾌유 기도회를 연다. 동관 건립 뒤인 1994년 10월부터 불교와 천주교, 기독교가 동관 6층에 한데 모였다. 이어서 2009년 1월 지금의 공간으로 자리를 옮겼다.

천주교 원목실에는 김지형(제오르지오) 신부와 수녀 2명이 월요일만 빼고 상주한다. 상담시간은 오전 8시 반~오후 5시 반이지만, 위급한 환자 가족의 요청이 있으면 한밤중에도 병실을 방문한다. 미사는 월요일을 제외한 모든 날에 열리고, 원목실 안의 기도실은 24시간 개방한다.

기독교 원목실은 지난 2월 담당 목사가 별세해 이명례 전도사가 지키고 있다. 법당과 천주교 원목실과 달리 원목실 옆, 별도 공간에 기도실을 갖추고 있다. 원목실에는 오전 5시 반~오후 5시 반에 들를 수 있고, 기도실은 24시간 문을 연다. 매일 새벽 기도회를 열고, 수요일과 일요일에 정기예배를 갖고 있다.

스님과 신부, 전도사는 “세 종교가 나란히 모여 있어서 참 보기 좋다고 신자들이 말한다”면서 “많은 분들이 이곳에 와서 슬픔을 달래고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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