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증후군은 어느 하나의 질환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높은 혈압, 높은 혈당, 이상지질혈증, 복부 비만 등 여러 가지 대사 위험요인들이 동시에 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예전에 그 기전이 잘 알려지지 않았을 때는 아직 잘 모른다는 의미로 ‘X 증후군’이라고도 불렸고, 그러한 사람들에게서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유난히 높아 ‘죽음의 사중주’ 라고도 불렸는데 차츰 그 기전들이 밝혀지면서 대사증후군으로 명명하고 있다. 즉, 심혈관 위험인자로 여겨지는 대사 문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생긴 집합체로 여길 수 있다.
최근의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 중 약 30% 는 대사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3명 중 1명은 대사증후군에 해당이 된다. 대사증후군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허리둘레를 재 보아야 하고, 혈압을 측정해야 하며, 공복 시 혈액검사를 통해 공복혈당과 중성지방, 그리고 좋은 콜레스테롤로 여겨지는 HDL-콜레스테롤 수치를 알아보아야 한다.
‘뱃살, 혈압, 혈당,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중 셋 이상 주의! 대사증후군의 진단 기준에 대해 그간 관련 단체에서 여러 가지 기준들을 제시하면서 변화를 거듭하였는데 그 합의점을 모색하던 중 2009년 다음 항목 중 3개 이상을 보유하게 되면 대사증후군에 해당된다고 하였다.
1)복부 비만: 각 민족에 합당하게 설정된 허리둘레 기준치를 적용한 복부 비만 (한국인은 남자 90cm 이상, 여자 85cm 이상) 2)높은 혈압: 수축기혈압 130 이상 또는 이완기혈압 85mmHg 이상 (이미 고혈압이 있어 고혈압 치료를 하고 있는 경우도 해당) 3)높은 혈당: 공복 시 혈당 100mg/dL 이상 (이미 당뇨병이 있어 당뇨병 치료를 하고 있는 경우도 해당) 4)높은 중성지방: 공복 시 중성지방150mg/dL 이상 (중성지방이 높아 중성지방 낮추는 약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도 해당) 5)낮은 HDL-콜레스테롤: 남자 40mg/dL 미만, 여자 50mg/dL 미만
이러한 기준을 적용하므로 혈액검사를 하지 않고서는 판단하기 어려우며 허리둘레 및 혈압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허리둘레는 숨을 편안히 내쉰 상태에서 갈비뼈 밑 부분과 골반뼈 윗부분의 중간부위를 너무 압박하지 않고 재야하며, 혈압 측정도 담배 및 카페인 섭취 등을 하지 않고 안정을 취한 상태에서 2회 이상 재어 평균으로 판단하는 것이 추천된다.
심장병 등 다양한 성인병 불러 대사증후군은 심혈관 위험인자들의 복합체이기 때문에 심혈관 위험인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심혈관질환에 의한 합병증 및 사망률이 높아진다. 한 개만 있는 경우보다 두 개, 심지어 세 개 이상을 가지고 있을 때 심혈관 질환에 의한 위험은 가속화되어 나타난다. 또한 비만, 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의 대사적 문제를 다발적으로 보유하기 때문에 파생적으로 다른 기관에 문제를 일으켜 지방간, 만성 신질환, 여자의 경우 다낭성 난소 증후군 등이 생길 수 있다.
대사증후군은 심혈관 위험요인이 그렇듯이 연령이 증가하면서 많이 나타나게 된다. 또한 과체중 혹은 비만인 경우에 흔하게 나타나는데 우리나라 성인에서 정상체중(체질량지수 <23kg/m2)일 경우에 약 10%, 과체중(체질량지수 23~25 kg/m2)일 경우에 약 30%, 비만(체질량지수 23kg/m2)일 경우에 약 50% 정도로 나타나 비만도가 심해질수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체중 조절이 중요한 치료 수단이 된다.
복부 비만인 경우 뱃살만 줄여도 다른 위험요인들이 더불어서 좋아질 수 있다. 그러나 역으로 뱃살이 늘어나게 되면 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모두가 나빠지게 되므로 복부 비만 개선은 대사증후군 관리에서 중요하다.
식생활습관, 운동방법 개선 매우 중요 유전적인 요인도 있지만 나쁜 생활습관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아 식사 조절, 운동, 절주, 금연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필요하다.
과체중 혹은 비만인 경우 6~12개월 동안 5~10% 감량을 목표로 체중을 줄이도록 한다. 80kg 인 경우 5%인 4kg만 줄여도 대사적인 이득은 매우 효과적으로 나타나 혈압, 혈당 및 혈청 지질 성분이 저하된다.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1일 섭취 열량을 기존 섭취량에서 약 500~800kcal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되 금식, 결식은 피하고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도록 한다. 왜냐하면 금식 혹은 결식 후에는 반드시 요요현상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동물성 지방 및 단순당의 섭취는 제한하고 복합 탄수화물로 채소 및 해조류의 섭취를 권장한다. 또한 혈압 관리를 위해 싱겁게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식사로만 조절할 경우 지나친 섭취 제한으로 인하여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적당량을 알맞게 골고루 섭취하도록 한다.
대사증후군의 관리 측면에서 운동은 매우 중요한데 운동을 하면 체중과는 별도로 대사적인 문제들의 호전을 보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운동을 해도 체중이 줄어들지 않는다고 하는 경우도 많은데 운동하는 것보다 더 많이 먹지 않는지 살펴보아야 하고, 많이 먹지 않고 운동을 열심히 했다고 하면 운동 후 근육이 늘어났을 수도 있으므로 체 구성 성분의 정확한 평가를 해볼 필요가 있다.
운동의 종류는 유산소 운동 위주로 걷기, 자전거 타기, 고정식 자전거, 수영 등이 권장되며 약간 숨이 찰 정도의 강도로 하루에 약 30~60분, 1주에 3~5회 정도 하도록 한다. 과다하게 비만한 경우 체중이 부하되는 관절에 무리가 되지 않도록 줄넘기, 달리기와 같은 충격이 심한 운동은 피하도록 한다. 시간상의 제약으로 한꺼번에 못할 경우 여러 번에 나누어서라도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각자의 건강 상태와 신체 조건에 맞게 해야 하며 노인들의 경우 근골격계의 손상에 주의하도록 한다. 별도로 운동을 못하는 경우에는 생활 속에서 활동량을 많이 늘리도록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한다든지 하는 방법을 강구해 보도록 한다.
그렇지만 대사증후군의 항목인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이 이미 심한 경우에는 각각의 질환을 치료하는 약제를 사용하게 되며 경우에 따라 여러 가지 약제를 한꺼번에 복용해야 조절되는 경우도 있다. 아직까지 대사증후군을 한꺼번에 치료하는 공인된 약제는 없지만 공통분모로 작용하는 과체중 혹은 복부 비만을 잡으면 다른 항목들의 개선을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다. 못 먹던 시절, 부의 상징이었던 뱃살이, 잘 살게 되면서 다발성 대사질환을 유발하는 주범이 되었다. 무엇이든지 지나치게 많으면 모자란 것만 못하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 대사증후군의 관리에도 절실하게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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