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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인터뷰 특별상 차인표· 신애라 씨 부부 임유미

 차인표ㆍ신애라 씨 부부에겐 34명의 아이들이 있다. 첫아들 정민이를 낳은 후 2005년에 생후 1달된 예은이, 2008년 초에 100일된 예진이를 입양해 키우고 있다. 또한 가난으로 고통받는 세계 각국의 아이들 31명과 결연을 맺어 제2의 부모 역할을 맡고 있다.

 “정민이를 낳고 나서 행복해지고 예은이를 얻고 나서 더욱 행복해지고 예진이까지 오고 나서는 더더욱 행복해졌어요. 누구 하나가 빠진 삶은 이제 상상할 수도 없어요. 입양은 칭찬 받을 일이 아니라 축하받을 일이에요. 결연으로 만난 아이들도 다 아들 같고 딸 같아요.”

 가정은 혈연이 아니라 사랑으로 맺어지는 것이라는 걸 보여준 이들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입양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고, 사회적 관심 또한 증폭되었다. 부부가 워낙에 올곧게 살아온 터라 그 영향력이 컸다.

신애라 씨는 결혼 직후부터 보육원·복지원 등을 다니며 부모 없는 아이를 보살펴왔다. 두 딸의 입양 또한 짬날 때마다 찾아가 봉사활동을 하던 입양·위탁보호시설 대한사회복지회를 통해 이뤄졌다. 차인표 씨는 미국 영주권을 포기하고 현역으로 자원 입대했는가 하면, 북한을 악의 축, 우리나라를 미국의 속국으로 묘사한 ‘007 시리즈’ 출연제의를 단번에 거절해 반듯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뿐만 아니라 이들 부부는 유니세프 카드 후견인, 아동학대예방센터 홍보대사, 굿네이버스 남북어린이 희망대사로 활동하며 밝은 세상을 만들어 나갔다. 1억 원을 남북어린이 구호기금으로 쾌척하는 등 기부 또한 끊임없이 해왔다.    
 현재 신애라 씨는 국제 어린이양육기구인 컴패션 홍보대사로, 차인표 씨는 ‘컴패션밴드’ 리더이자 봉사자로 활동하면서 세계
각국의 아이들을 돕는 데 앞장서고 있다.세계에서 8억 5400만 명이 굶주리고 있고, 5초마다 1명꼴로 어린이들이 굶어 죽는 기막힌 현실을 차인표 씨 부부는 숫자로 막연히 아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안다. 방글라데시, 에티오피아, 필리핀, 인도 등 가난한 나라를 찾아가 죽음 앞에 방치된 아이들을 직접 만났기 때문이다.

 차인표ㆍ신애라 씨 부부는 태풍으로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 마저 집을 나가 꼼짝없이 굶게 된 아이, 하루에도 몇 번씩 자기 몸집보다 몇 배나 큰 나뭇짐을 낑낑거리며 나르는 아이, 웃는 얼굴로 쓰다듬어 주려 해도 손만 들면 때리는 줄 알고 움츠러드는 아이, 거친 흙길을 맨 발로 졸졸 따라오는 아이 등과 1대1 결연을 맺었다. 현재 매월 22명의 어린이에게 3만 5,000원씩, 대학생 9명에게는 35만원씩을 후원하고 있다. 단지 기부금만 전하는 것이 아니라 편지를 주고 받으며 마음을 나누고, 밤마다 이들을 위한 기도를 잊지 않는다.

 지난 5월 ‘MBC 스페셜’ 을 통해 에티오피아를 찾아 봉사활동을 펼치는 차인표 씨의 모습이 방송되었다. 현지의 처참한 상황을 알리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그의 진심은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방송 이후 컴패션에 아동 결연을 요청한 신청자가 폭주해, 하루 평균 20여 명이던 신청자가 2주 만에 4,000여 명으로 늘어났다.

 사랑에는 국경도 경계도 없다고 생각하는 차인표 씨는 힘주어 말한다. “배가 고픈 아이들은 꿈을 꾸지 못합니다. 가난이 가장 나쁜 것은 희망을 빼앗아 간다는 점입니다. 가난의 반대말은 부유함이 아니라는 것을 이들을 보면서 깨달았습니다. 부유함만으로는 가난을 이길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이 내민 부끄러운 손을 누군가 잡아주어야만, 이들의 가난은 희망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가난의 반대말은 희망입니다. 희망이란 내가 손을 내밀 때, 지구 어디선가 내 손을 잡아줄 수도 있다는 기대인 것 같습니다.”
보이지 않는 데서 좋은 일을 하는 분도 많은데 아산 특별상을 받게 되어 송구스럽지만, 상금으로 더 많은 아이들의 손을 잡아 줄 수 있게 되어 기쁘다는 차인표ㆍ신애라 씨 부부의 얼굴 위로 수많은 아이들의 얼굴이 겹쳐진다. 바로 우리시대 희망의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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