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주년 2002 월드컵의 꿈을 되살라자 ! .


6월이 되었다. 온 민족이 환호하던 6월의 그 함성!! 한마음으로 성공을 기원하고 우리의 화합과 승리를 전세계에 보여줘 놀라게 했던 그 힘! 2002 월드컵, 그로부터 1년이 흘렀다.
우리가 잘 잊고, 용서하는 민족이라는 말들도 있지만, 절대로 잊지 않는 것이 있다. 대한민국이 평화를 사랑하고 승리를 만끽하는 열정의 나라라는 사실이다. 공 하나로도 모든 분쟁을 접고 사회적 일치를 합의하는 국민의 나라라는 사실이다. 우리에게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 6월의 그 감격이다. 이제 우리는 되살려 나가자. 그날의 저력과 그날의 꿈을!


6월의 노래

주여! 6월의 노래를 들으셨습니까.
사루비아 밭 같던 붉은 그 광장에서 파도보다 더 격렬한
6월의 노래를 들으셨습니까.
광장마다 그렇게도 거친 숨소리, 대~한민국의 몸짓을
주님은 지금도 기억하십니까.

주여! 6월의 광장은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광장이 고함 같은 기도로 어두워질 무렵 대~한민국에
핀 꽃은 개선장군의 면류관 같았습니다.
비록 설치미술처럼 잠시뿐인 해프닝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거기서, 우뢰보다 더 큰 소리를 들었습니다.
주님, 우리가 서로 얼싸안고 춤추던 그 광장에서
또 한번 6월의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주여! 대~한민국과 함께 하소서.
전에는 우리가 부를 노래가 없었습니다.
피리를 불어도 춤추지 않던 우리가 아닙니까.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얼싸안고 몸부비던 땀냄새가
이렇게 향기로워 본 적이 없었습니다.
눈물로 얼룩진 얼굴이 그렇게도 아름다웠던 그 날,
태극기가 자랑스럽던 그 날,
그 광장에 다시 서서 대~한민국을 외쳐보고 싶습니다.

주여! 우리는 당신 앞에 무엇입니까.
왜 이렇게 높이 세우시고 빛나게 하십니까.
우리가 그 날의 감격과 기쁨에만 도취되어 일상이
무기력해지고 있는 것을 모르고 살까봐 두렵습니다.
주여! 당신의 힘센 팔로 우리를 붙잡아 주소서.
우리가 더 큰 문을 통하여 더 크고 높은 세계를 보게 하시며
달려갈 새 힘을 주소서.
60억 세계인 앞에 상을 차리시고 거기서 4강보다
더 큰 승리의 기쁨을 노래하며 신바람 나는 춤을 추게 하소서.

주여! 우리들의 마음에 6월의 광장이 다시 펼쳐지게 하시고
거기서, 영원한 6월의 노래를 부르게 하소서.
이 나라 이 민족에게 입히신 붉은 색, 그 옷.
환희와 열정으로 활활 타는 역사의 횃불 되게 하시고
엇박자에 몇날과 몇밤을 외치던 대~한민국이
위대한 유산으로 남겨지게 하소서.
또 창세의 태동 같던 이 에너지가 활화산처럼
넘쳐 흐르게 하시고 시대의 주역으로 우뚝 서서
세계를 향하여 넓은 가슴을 펴게 하소서.

주여! 6월의 붉은 모뉴망을 하늘 영광 가운데
세우셨으니 대~한민국을 열방 중에 크게 하여 주소서.

주여! 오늘도 그리고 영원히 우리로 그 광장에서
6월의 노래를 부르게 하소서.
“대~한민국”

글쓴이 심재현은 조각가이다.


잊을 수 없는 사랑의 월드컵
2002년 6월 22일 월드컵 8강전이 열리는 날. 4강 신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열기와 내리쬐는 햇살로 대지가 후끈 달아올랐던 그날. 우리 한빛모임 일행 10여 명은 시청 앞 광장으로 몰려가고픈 마음을 뒤로하고 200여 명의 지체장애아들이 기거하는 광주 한사랑마을로 향했습니다.
우리들이 선물로 가져간 붉은 악마 T셔츠와 모자를 땀을 뻘뻘 흘리며 갈아 입혔더니 어찌나 좋아하는지 괴성을 지르며 환호하는 그들의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자기들도 대한민국의 건아인 양 손짓, 발짓으로 열렬히 응원하는 그들의 맑은 눈망울과 염원이 하늘을 감동시켰는지 스페인을 이기고 4강 신화를 이루던 그 순간, 모두가 얼싸안고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때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감동이 생생하고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가고픈 바람이 간절해지는 건, 세계 만방에 대한국민의 자긍심과 단결력을 과시하고 꿈은 이루어진다는 확신을 심어준 월드컵의 승전고가 한사랑마을의 붉은 물결에도 울려퍼졌기 때문입니다. 소외된 그들의 가슴에도 사랑의 불꽃을 지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지는 한판 축제의 마당으로 이어져 우리들에게 기쁨 두 배, 환희 두 배의 메아리로 되돌아왔기 때문입니다.

글쓴이 임봉빈은 화진정밀화학 대표이다.


다시 듣고 싶은 6월의 그 함성
1년전 우리가 이루어낸 것은 단순히 스포츠적인 성과가 아니었다. 반만년 역사상 그 누구도, 그 어떤 왕조와 정부도 해내지 못했던 국민 대통합을 월드컵은 불과 한 달만에 이루었다. 그것도 자발적인 참여와 주도속에서 세대간 반목과 갈등을 뛰어넘는 한민족의 역동성과 에너지를 마음껏 분출시켰던 ‘역사적 대사건’이었다.
우리에게 이런 열정과 힘이 있었던가, 새삼 우리의 잠재력을 되돌아보고 세계 앞에 당당하게 나설 수 있는 너무도 소중한 계기를 월드컵은 우리에게 주었다. 한국전쟁과 시위, 파업, 사건 사고 등 부정적인 것 일색이었던 코리아의 이미지를 한순간에 개선시켰다.
그후 1년. 올해 6월도 뜨겁다. 다시 한번 세계를 뒤흔든 하나된 힘찬 6월의 함성을 듣고 싶은 것은 혼자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글쓴이 김기상은 서울아산병원 총무팀 과장이다.

“날자. 이제는 날아오를 시간이다”
작년 여름 우리나라는 정말로 뜨거웠다. 우리의 이런 뜨거움은 미움, 다툼, 시기, 질투 등의 모든 감정을 한꺼번에 녹여 버렸다. 우리는 용광로 안에 이런 것들은 모두 녹여버리고, 우리 스스로가 뜨거운 마그마가 되어 하나로 지구를 삼켜버릴 것 같았다. 그 빨간 옷을 걸친 마그마 집단들은 바로 우리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나도, 읽는 여러분들도 아마 같은 생각일 것이다. 이 글을 쓰면서도 흥분이 되어 어떤 말을 먼저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아마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내 마음을 이해하고, 벌써 무슨 말을 하려는지 다 알고 있으며, 미소 지을 수 있을 것이다.
월드컵 때 우리는 우리들 내면에 엄청난 힘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비록 ‘작은 나’지만 ‘너와 나’라는 경계를 없애고,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내가 하겠습니다” 아니 “우리가 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먼저 할 수 있었다. 더 행복하고 좋은 세상, 언제나 축제 같은 우리나라를 만들 수 있는 것이 바로 나라는 것도 느꼈다.
이제는 그러한 느낌을 영원히 간직하고, 느꼈던 것을 실천해 나가야 할 시간이다. 작년 우리는 작은 둥지 너머로 엄청난 밝은 세상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우리에게는 날 수 있는 날개가 있다는 것을 서로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서로간의 이러한 믿음과 의지를 바탕으로 이제는 날아오를 시간이라고 생각된다. 날개가 있으면서 날지 못하는 것은 새가 아니다. 이렇듯 우리에게 세상을 더 행복하고, 밝게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고도 실천하지 못하면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닐 것이다. 자랑스런 대한민국, 서로가 멋진 우리가 될 수 있도록, 이제 날아오르자!

글쓴이 김경석은 한국과학기술원 석사과정에 재학중이다.


우리는 하나였습니다
2002년 말띠해에 열린 한일 월드컵이 벌써 1주년을 맞이했다. 요즘 TV에서는 연일 월드컵 기념 행사가 보도되고 있다. IMF 시대를 맞아 겪었던 생활고, 경영인들의 리더십 부재와 수많은 정치인들의 의혹과 비리, 우왕좌왕 총선의 개최 시기 등등 실망과 절망이 교차되면서 쓴맛을 봐야만 했던 그 때, 정말 순수한 한가지 열망과 희망이 우리들 마음 속에서 꿈틀거렸다. 바로 월드컵이었다. 황새 황선홍의 골을 기폭제로 시작해서 4강까지, 그 여름의 드라마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느낄 수 없었던 환희와 추억을 한아름 가져다 주었다.
시청 앞 광장에서 뜨거운 열정을 분출할 수 있는 날이 또다시 오기를 기대한다. 특히 월드컵 때 보여준 국민들의 열정과 화합된 모습을 정치인들이 꼭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국민을 하나로 만들어 가는 진정한 정치가 하루 빨리 실현되었으면 좋겠다.

글쓴이 홍종길은 회사원이다.

[월드컵 그후 1년] 외국인들이 말하는 ‘월드컵 1년’
월드컵에서 경험했던 조직적이고, 지속적이며, 목적한 바를 정확히 알고 실행하는 힘을 잃어버린 것 같다. 올바른 정치적·경제적·사회적 조치가 있으면, 한국은 다시 전진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의 극적인 경험을 되살리면 한국인들의 저력은 다시 분출할 것이다.
로타르 라우피클러(38, 한국바스프이사, 독일)

요즘 외국 사람들은 ‘코리아’ 하면 북핵 문제를 떠올릴 것이다. 1년 전 이맘때 한반도가 ‘맑음’이었다면 지금은 ‘흐림’이다. 월드컵 때 한국이 얻은 대외적 홍보 효과는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월드컵 1주년을 맞아 별다른 축하 행사나 축제 무드가 없다는 사실도 놀랍다. 물론 월드컵 당시의 감흥과 멋진 추억만큼은 아무도 빼앗아갈 수 없을 것이다.
앤드루 워드(27, 파이낸셜 타임스 서울 지국장, 영국)

월드컵 정신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잠시 잠들어 있을 뿐이다. 아무리 일상이 힘들고 바빠도 한국 사람들이 월드컵 당시 한마음이 됐던 그 환희와 감동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미하엘 슈타우다허(38, 작곡가, 독일)

요즘은 월드컵 당시 엄청났던 ‘한국인의 힘’ 같은 것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길에서 만나는 한국인들의 표정은 마치 화가 나 있는 것 같다. 1년 전의 여유와 포용력을 되찾는다면 한국에 사는 우리 외국인들도 살아가는 게 더 재미있을텐데.
아말라 노엘 조날(32, 여행사직원, 나이지리아)

월드컵 당시 무엇 때문인지 나는 눈물을 글썽였다. 수만 명이 모이는데 별다른 사고가 나지 않는 것도 신기할 따름이었고, 자율적인 질서 의식도 돋보였다. 월드컵은 한국인들의 마음 한 구석에 소중한 자산으로 남아있는 것 같다.
에욥 테멜소(32, 의류점 운영, 에티오피아)

온 국민이 뭉쳤던 월드컵 때와 달리 요즘 분열상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일 것이다. 여하튼 내가 알고 있는 한국인들은 지금 겪고 있는 약간의 어려움을 금세 극복할 것이다.
바시르 알리(40, 사업가, 파키스탄)

한·일 월드컵은 뛰어난 경기력과 완벽한 보안·이벤트 등이 매우 환상적이었다. 거리의 열광적 분위기와 시민들의 친절함은 한국의 이미지를 알리는 데 매우 유용했다. 월드컵 당시 한국의 역동성·열기·경쟁력을 기억하고 그런 역량을 다시 일으키는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한다.
로랑 쇼데(33,‘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총지배인, 프랑스)

- 조선일보(5.30)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