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 동생것은 다 내 것 유수정


저런, 연년생이군요. 한 살 차이라 해도 어쩔 수 없이 엄마의 손길이 작은아이한테 많이 가게 되겠네요. 당연히, 엄마는 동생이 더 어리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 하시겠지만, 큰아이 입장으로 보면 완전히 엄마를 동생에게 빼앗긴 것이지요. 지금 큰아이의 행동을 보면 ‘동생이 어리니까’ 이상으로 좀더 동생에게 마음이 가 있는, 그러니까 편애하는 경향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유치원 다니는 5~6세경은 생애 최고로, 거의 절대적이라 할 만큼 엄마의 사랑을 원할 때라고 하지요. 이 때, 엄마로부터 충분한 사랑과 인정을 받지 못하면 자율성이 생기기 어렵다고 합니다. 자율성은 내 인생을 내가 책임지고 살아갈 수 있는 힘입니다.
지금 그 힘을 주지 않으면, 지금 그 아이가 필요한 만큼의 관심과 인정을 보여 주지 않으면, 갈수록 더 힘들어집니다. 지금 아이가 보여 주는 행동은 “엄마, 나 여기 있어요. 나 좀 봐 주세요. 나 사랑받고 싶어요, 나 칭찬받고 싶어요.”라는 소리 없는 절규입니다.
그러므로 그럴 때 “왜 그래, 너는 형이잖아, 형은 그러는 거 아니야.” 라고 일러 주거나 야단치는 것은 오히려 그러한 행동을 강화 시키는 결과가 되지요. 오히려 다정하게 불러서 꼭 안아 주세요. 말은 안 해도 진정 사과하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이들은 밥을 먹고 크는 게 아니라 사랑을 먹고 큽니다.

한 번쯤, 태어나면서부터 찍은 사진을 모아 둔 앨범을 펼치고, 사진을 하나하나 보면서 옛날이야기 들려주듯 이야기해 주세요. 예를 들면 “어느 아름다운 봄날이었어. 라일락 향기가 그득할 때 한 아기가 태어난 거야. 얼마나 예쁜지. 눈은 어떻고…. 손은…. 그 아기 이름이 뭔지 알아?” 하면서, 그 아기가 태어났을 때 엄마가 얼마나 기쁘고 반갑고 행복해 했는지, 처음으로 엄마랑 눈을 맞추었을 때의 신기함, 처음으로 고개를 세웠을 때, 처음으로 걸음마를 했을 때, 처음으로 “엄마”를 했을 때의 환희 등을 그때 그때 사진을 보면서 실감나게 이야기해 주어 보세요. 자신이 얼마나 엄마에게 기쁨을 주었는지 들으면 아이는 자신을 아주 가치롭게 느낄 것입니다. 아마 이 이야기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듣고 싶어 할지도 몰라요. 그러면서 엄마에 대한 신뢰가 쌓여지고, 그러면 동생 것을 빼앗는 행동도 없어지며 오히려 의젓한 형 노릇도 할 수 있지요.
내가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아이가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게 해 주십시오.

답을 준 유수정은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부모교육 강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