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형색색 세상보기 星形手術 남은옥


星形手術 - 남은옥이 듣다

안녕하세요~ 저는 ‘별이’라고 해요. 지금 성형수술을 받으려고 기다리는 중이랍니다. 요즘 별나라엔 성형수술이 유행이거든요. 특히 인간 세계에 다녀온 별들에게 인기가 있어요. 여러분, 제가 성형수술을 받게 된 사연, 궁금하지 않으세요?

저는 원래 까만 밤하늘에 촘촘히 박혀 있던 별들 중에 하나였답니다. 까맣다 못해 푸르기까지 한 밤하늘에서 반짝반짝 어둠을 밝히고 있던 어느 날이었어요. “별아!” 하늘님께서 저를 부르시는 소리였어요. 전 깨달았죠. ‘이제 때가 왔구나!’ 우리 하늘에서는 별들 중에 가장 온전하게 별모양을 갖춘, 가장 밝은 별들만 인간 세상에 내려가 사람들의 마음을 비추는 임무를 맡거든요. 아무것도 모르는 저는 앞으로 저한테 어떤 일들이 닥칠지도 모른 채 세상으로 간다는 생각에 가슴이 부풀었어요.

제가 살게 된 아이의 마음은 너무나 투명하고 향기로웠답니다. 꽃밭에 앉아 있는 기분이었죠. ‘아 이렇게 좋은 일을 왜들 꺼려하는 거지’라고 생각할 정도였어요. 편하기는 또 얼마나 편한지, 저는 하늘에 있을 때보다 거의 두 배는 살찌고 커져 버렸답니다. 아이의 마음을 가득 채울 만큼. 그럴 즈음 아이의 마음이 변하기 시작했어요. 꽃들은 점점 시들고 삭막해졌죠. 그 때부터 저는 바빠졌어요.

어느 순간부터인지 아이가 고민을 하게 되었거든요. 우연히 지갑을 주었을 때 ‘그냥 내가 갖고 모른 척 할까’ ‘아니야 그러면 안돼, 주인을 찾아주어야 해’ 아이가 고민 끝에 주은 돈을 슬쩍 주머니로 가져가면 그 때부터 제 임무가 시작되는 것이에요. 저는 살짝 아이의 가슴을 제 팔로 건드려요. ‘따끔!’ 그러면 아이는 ‘이러면 안돼. 주인을 찾아주자!’ 하는 마음을 갖게 되죠. 매표소의 줄이 너무 길어서 새치기를 하고 싶어질 때도 ‘따끔!’ 남의 집 앞에 쓰레기를 버리고 싶어질 때도 ‘따끔!’ 그렇게 따끔 따끔 하는 횟수가 잦아지면서 살쪘던 제 몸도 줄어들고, 마침내 제가 갖고 있던 그렇게 예쁘고 섬세했던 손들이 무뎌지고 만 거예요.

무뎌진 손 탓인지 요즘엔 제가 사람들의 마음을 건드려도 저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고민 끝에 성형수술을 결심하게 되었답니다. 세상 사람들은 저를 ‘양심’이라고 부른대요. 요즘 사람들은 양심을 예전만큼 아끼고 사랑해 주지 않는 것 같아요. 수술 받으러 오는 별들이 많은 걸 보면 알 수 있어요. 오늘도 병원 앞에 늘어선 줄이 쉽게 줄어들 것 같진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