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의를 찾아서 |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조우신 교수 |
신재경 |
|
|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조우신 교수는 지난해 9월경 무릎 인공관절술 시술 2,000례를 돌파하면서 국내에서 가장 많이 수술하는 의사의 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다. 1990년 서울아산병원에서 일하기 시작한 지 13년만에 달성한 기록이다. 지난 4월 28일 수술이 끝난 후 수술복을 입은 채 휴식중인 조 교수를 만났을 때는 이미 그 기록에 200례 가량이 더해져 있었다.
“1990년대 초에는 1년 수술 건수가 20례 정도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환자의 욕구가 높아지고 수술 술기가 발전하면서 수술 건수가 매년 두 배씩 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에는 무려 350례 가량 시술했어요. 아마 저 혼자 1년간 할 수 있는 최대 수술 건수는 350례에서 400례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공관절술 2,200례 돌파
무릎 인공관절술은 퇴행성 관절염이 무릎에 발생하여 통증이 심하고 보행이 어려운 65세 전후의 노인 환자들에게 주로 시술된다. 최근 고령화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에서 그런 환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조 교수는 60세 이상 노인 가운데 약 80%가 X-선 촬영에서 관절염 소견을 보이고, 80세 이상 노인에서는 거의 대부분이 그렇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공관절술을 받아야 할 만큼 심한 환자는 전체 퇴행성 관절염 환자 중 2~3%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가 2,200례 이상의 인공관절술을 시행하면서 환자 1인당 수술시간이 크게 단축된 것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그는 “초창기에는 환자의 무릎을 열고 닫을 때(skin to skin)까지 2시간 반 내지 3시간 가량 걸렸으나, 이제는 1시간 반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거의 매주 9~10례의 수술을 소화해 내고 있는데, “수술에 대한 환자의 만족도가 95%는 될 것”이라고 스스로 평가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무릎 인공관절술의 최고 권위자인 그의 수술 성적으로는 손색이 없었다.
인공관절술에 대한 그의 애착은 남달랐다. 특히 그가 1995년 인공관절술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켜 주는 ‘강선 고정을 위한 금속판’을 개발하여 국내는 물론 일본, 영국, 스위스, 독일 등에서 특허를 취득했다는 데서도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특허는 한때 미국 기업의 장난(?)에 휘말려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조만간 제품이 나올 전망이다.
시선이 따뜻한 ‘글쟁이 의사 선생’
조 교수는 인공관절술과는 좀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글쟁이 의사 선생’이라는 딱지를 달고 다닌다. 그래서 글을 쓰게 된 내력을 물었는데, 의외로 어머니 임순옥 여사라는 답이 돌아왔다.
“어머니께서는 70세 때 수필 공부를 시작해서 74세 때 등단하셨습니다. 올해 85세이신 어머니는 지금까지 3권의 수필집을 내셨습니다. 제가 글을 쓰게 된 것도 그런 핏줄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조 교수는 1999년 출간한 수필집 <때론 의사도 환자이고 싶다>로 제1회 한국의사문학상을 수상했고, 지난해에는 <한국수필>을 통해 수필가로 정식 등단했다. 2001년에는 무릎질환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를 돕고자 쉽게 풀어쓴 <선생님 무릎이 아파요>도 냈다. 그의 글은 “사람을 보는 눈이 따스하고 그 시선에 정이 가득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는 서울아산병원 사보의 편집장을 맡았을 때 청탁한 글이 마감날까지 도착되지 않아 ‘땜빵’까지 불사했던 경험들이 지금 수필을 쓰는 데에 걸걸한 거름이 됐을 거라고 고백했다. 50대 중반에 접어들었음에도 자신의 글처럼 맑고 따스한 얼굴로 함박웃음을 즐겨 남발하는 그는 분명 환자의 마음까지 위로해 줄 ‘큰 의사’라는 느낌이 들었다.
국내 유일의 AO 평의원
1976년 서울의대를 졸업한 조 교수는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병원을 거쳐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에 둥지를 틀었다. 88 올림픽과 2002 월드컵 때는 선수들의 의무 책임을 맡아 체육부장관 표창과 문화공보부장관상을 받았다.
그는 특히 세계 골절연구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내고정연구학회(AO)’의 평의원(trustee)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했는데, AO 평의원은 80명 정도에 불과하다. 국내에서는 조 교수가 유일하며, 동남아를 통틀어도 6~7명 선이다.
글쓴이 신재경은 의계신문 취재부장이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