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세상 보령아산병원 이동목욕봉사팀 신종호


세상에서 가장 친밀한 봉사
봉사조는 운전기사와 간호사, 봉사자 등 4~5명으로 이루어진다. 먼저 기사가 차 안의 냉·온수를 공급할 2개의 호스와 전기선을 방안에 연결하는 사이, 봉사자들과 간호사는 이동식 욕조와 목욕 도구를 날랐다. 욕조에 온수를 공급받는 동안 할머니의 몸에 상처 부위가 없는지 확인한 후 봉사자들은 숙달된 솜씨로 정성껏 몸을 씻겨 드렸다. 목욕이 끝난 후에는 간호사가 혈압, 체온, 맥박, 호흡 등 기본적인 검진을 하여 건강도 체크했다.
보령아산병원의 최영균 원장은 “거동이 어려운 노인이나 장애인들의 목욕을 돕기 위해 2001년 6월부터 이동목욕 사업을 시작하였다”고 사업의 취지를 설명했다. 최 원장은 이동목욕 봉사에 직접 참여하는 등 의욕을 갖고 추진했지만 처음부터 순조롭게 진행된 것은 아니었단다. “이동목욕 봉사에 동참해 줄 자원봉사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교대로 돌아가며 봉사를 했지만 자리를 계속 비울 수는 없었죠.”
그러던 중 병원 원목실 김학노 목사의 도움으로 인근 지역의 교회에서 많은 봉사원들이 참여하기 시작하여 지금은 보령과 대천지역의 교회와 성당, 경찰서, 화력발전소 직원 등 160여 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 목욕봉사는 하루에 두 명씩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주로 여성을, 금요일과 토요일은 남성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현재 50여 명이 이동목욕봉사팀의 도움을 받고 있다. 하지만 대상자들이 점점 늘어나다 보니 한달에 한번 꼴로 혜택이 돌아가는 점이 제일 아쉬운 점이라고 한다.

목욕 이상의 의미
“처음에는 어색해 하시다가 목욕을 마친 후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히시는 분들을 볼 때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보람을 느끼곤 합니다.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소중한지 모르겠어요.”
한 자원봉사자는 그동안 목욕봉사를 하면서 느낀 점을 이렇게 말했다. 덧붙여 대부분의 목욕 대상자들이 연로해서 마지막 목욕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또 목욕을 하다가 건강이 좋지 않은 것 같아 병원으로 모셔가는 경우도 다반사. 실제로 한 노인은 진단 결과가 폐암 말기로 판명되어 병원에서 여생을 마치기도 했단다.
보령아산병원 이동목욕봉사팀의 활동이 지역사회에 점차 알려지게 되면서 2001년도 보령시 자원봉사자대회 때 봉사대상을 받기도 하였고, 아울러 시장과 군수 등도 직접 목욕봉사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오기도 한단다. 특히 보령아산병원의 이동목욕 봉사는 목욕 이상의 의미가 있다. 목욕뿐 아니라 건강도 체크해 주고, 노인들의 말동무도 되어주며, 특히 노인들의 안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문자이기 때문이다.

글쓴이 신종호는 아산재단 편집실에서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