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세상 인력자동차 개발한 현대고등학교 자동차항공기연구반 남은옥


공해 NO, 기름 NO
길이 218센티미터, 폭 90센티미터, 바퀴가 셋인 35킬로그램밖에 나가지 않는 이 자동차는 장시간 운행해도 피로감이 덜하고 공기 저항 감소를 위한 설계와 제작으로 고속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과 더불어 전기 충전으로 자동 운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학생들 스스로 제작한 자동차라는 점이 자동차의 특징이라고 하겠다. 동아리방 곳곳에 쌓여 있는 자전거의 시체는 그동안의 학생들의 노고를 보여준다. 설계에 꼭 맞는 부품을 구하기 어려워 자동차의 몸체를 만들기 위해 고물 자전거 스무 대 가량을 이용했다고 하니 그들이 쏟은 정성을 짐작할 수 있다.
동아리 회장 남재희 군, ‘완성된 자동차를 시승할 때도 물론 보람 있었지만 용접했던 것이 잘 맞지 않아 떼어내고 새로 작업을 시작할 때도 재미가 있었다’고 하는 것을 보면 타고난 발명가가 아닌가 싶다. 앞으로 연구원이 되고 싶다는 재희는 인력 비행기를 만드는 것이 동아리의 최종 목표라고 이야기한다.

우리가 한다
동아리방 가득 자리잡고 있는 발명품을 하나하나 설명하는 분은 13년간 동아리를 지도해 온 구기복 선생님이다. 직접 학생들의 손으로 설계와 제작에 참여하는 것은 국내 대학의 동아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고 선진 외국 대학 수준이라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이 동아리의 역사는 1992년 구기복 선생님이 학생들과 함께 단순히 하늘을 난다는 생각을 벗어나 직접 제작에 참여해 미래 항공산업에 꿈을 키워주기 위해 70킬로그램짜리 초경량 1인승 비행기를 만들면서 시작되었다. 그 이후로 현대고등학교 자동차항공기연구반은 휘발유 1리터로 1천 킬로미터를 달리는 자동차, 인력 잠수정에서 스포츠카, 1인승 헬리콥터에 이르기까지 독특한 아이디어로 다양한 발명품을 쏟아내 왔다.
지금껏 개발한 수많은 발명품을 보면 특허를 냈음직한데 어느 하나도 특허를 신청하지 않았다. 경제적 이윤을 위해서 발명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란다. ‘발명품을 보고 자극을 받아 다른 누군가가 새로운 발명품을 개발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구기복 선생님과 함께하는 FETS는 남과는 다른 독창성을 추구한다. 아무도 하려고 하지 않는 일, 하지만 꼭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을 한다.
앞으로 목표는 인력비행기를 만드는 것이다. 오롯이 사람의 힘으로 하늘을 날 수 있는 날, 그들의 꿈에 날개를 달게 되는 그날이 기다려진다.

글쓴이 남은옥은 아산장학생으로, 현재 본지 학생기자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