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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명소 “봉사는 행복의 지름길” 유인종

박순옥(58) 씨는 2002년부터 서울아산병원 자원봉사자로 활동해왔다. 눈에 잘 띄는 노란색 조끼를 입고 내원객들이 목적지를 잘 찾아갈 수 있도록 위치안내를 했고, 무인수납기 옆에서 사용법을 알려주기도 했다. 음료수 수레를 밀고 다니며 내원객들에게 음료수를 무료로 제공하는 봉사도 했다. 오전 9시, 자원봉사자실에서 수레를 밀고 나갈 때는 1.5리터 페트병 25개 정도를 싣는다.

페트병 하나로는 종이컵 18잔을 채울 수 있는데, 오전 봉사가 끝나는 정오가 되면 음료수가 다 떨어진다. 동・서・신관 로비와 진료실을 돌면서 500번 가까이 페트병을 들었다 내리며 주스를 따르다보면 어깨와 팔뚝이 돌처럼 굳는다. “팔이 엄청 아프지만, ‘고맙다. 시원하게 잘 마셨다’는 말을 들으면 신기하게 통증이 사라져요. 저는 팔이 잠깐 불편할 뿐이지만, 그분들은 몸과 마음이 많이 아픈 분들이잖아요. 그분들에 비하면 제 팔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죠.”

서울아산병원은 1989년 개원하면서부터 자원봉사자실을 운영해왔다. 봉사를 하겠다면서 병원을 찾는 분들이 많아서였다. 봉사정신만 있으면 봉사자로 선정되지만, 병원이라는 특성 때문에 질병이 있는 분들은 구청의 자원봉사센터 등으로 연결해준다. 신규 봉사자가 되면 신입교육과 4주간의 수습 과정을 거친 뒤 현장에 투입된다. 현재 서울아산병원의 자원봉사자는 400여 명으로, 평균 연령은 55세이다. 이 중 남자는 30여 명인데 교사와 회사원으로 일하다가 은퇴한 분들이 대부분이다. 여자 봉사자들은 대부분 전업주부들이다. 봉사자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요일별로 5개 팀으로 나뉘어 하루 40~50명의 봉사자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활동한다.

자원봉사자 중에는 간이식을 받거나 유방암에서 완치된 뒤 같은 아픔을 겪는 환자들에게 멘토 역할을 하는 분들도 있고, 국제진료센터에서 통역 봉사를 하며 재능을 나누는 분들도 있다.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지만 방법을 몰라 애태우던 분들은 언제든지 서울아산병원 기숙사 지하 1층에 있는 우리 사무실로 오세요. 아니면 바로 옆에 있는 사회복지팀을 방문하셔도 열렬한 환영을 받으실 거예요”라던 박태숙(52) 자원봉사자회 회장은 “봉사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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