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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수상자 확대하고, 상금도 대폭 늘렸다” 편집부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지난 3월 21일 오후 6시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제6회 아산의학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이홍구ㆍ이상주ㆍ한승주ㆍ정정길ㆍ이경숙 이사 등 재단 임원과 박건춘 아산의료원 원장ㆍ박성욱 서울아산병원 원장ㆍ이철 울산대 총장ㆍ오연천 서울대 총장ㆍ정희원 서울대병원 원장ㆍ유욱준 KAIST 의과학대학원 원장 등 의료계와 학계 인사, 신의진 국회의원 그리고 연극인 손숙ㆍ방송작가 김수현 씨 등 25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루었다.
지금까지 한 명에게 시상했던 아산의학상은 올해부터 기초의학과 임상의학 두 부문으로 나눠 각각 한 명씩으로 수상자를 확대하였고, 상금도 2억 원에서 3억 원으로 늘렸다. 또한 40세 이하 젊은 의학자들의 연구 의욕을 북돋기 위해 상금 5천만 원인 젊은의학자 부문을 신설해 2명의 수상자를 선정하는 등 모두 4명의 수상자에게 총 상금 7억 원을 수여했다.
2008년 정몽준 이사장이 제정한 아산의학상은 인류의 건강증진을 위해 기초의학 및 임상의학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달성한 국내 의과학자를 발굴하여 격려하기 위한 상으로, 국내 의학계에서 최고 권위의 의학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초ㆍ임상 수상자는 정종경ㆍ권준수 교수
이날 시상식에서는 정종경(50)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가 기초의학 부문에서, 권준수(54)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임상의학 부문에서 아산의학상을 수상했다.
정종경 교수는 파킨슨병의 발병원인을 규명하고, 인간의 성장과 대사조절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유전자(AMPK)의 기능을 밝히는 등 관련 질병에 대한 이해와 치료의 근본적인 토대를 마련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정 교수의 연구결과가 나오기 이전까지 파킨슨병은 비정상적으로 쌓인 독성 단백질이 신경세포를 죽여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 교수는 세포 내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이상이 파킨슨병의 원인임을 밝혀냈다. 파킨슨병의 새로운 발병 기전을 처음 증명한 이 연구결과는 2006년 6월 세계 3대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에 게재되었고, <셀(Cell)>과 <뉴론(Neuron)> 등 유명 학술지에서도 다뤄졌다.
임상의학 부문 수상자인 권준수 교수는 조현병(정신분열병)과 강박증에 대한 연구를 통해 ‘정신질환 예측모형’을 개발, 고위험군 환자의 조기 진단과 예방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권 교수는 1999년 뇌파검사를 통해 감마파의 이상으로 감각 정보를 통합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조현병이 발생한다는 발병 기전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규명했다. 최근에는 정신질환 고위험군 환자에 대한 뇌 연구를 통해 대뇌피질의 두께가 얇으면 조현병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조현병 회람(Schizophrenia Bulletin)>에 발표하기도 했다. 권 교수는 정신질환이 본격적으로 발병하기 이전 단계인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과 정신치료를 병행함으로써 정신질환 예방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정호ㆍ김성한 교수, 첫 수상 영예
젊은의학자 부문에는 이정호(36) KAIST(한국과학기술원) 의과학대학원 교수와 김성한(40)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선정되었다.
이정호 교수는 차세대 염기서열분석법을 이용, 편측거대뇌증(한쪽 뇌가 커지는 질환)을 일으키는 돌연변이를 발견해 소아 난치성 뇌전증 치료를 위한 새로운 계기를 마련했다. 이 연구결과는 2012년 6월 유전학 분야의 학술지 <네이처 지네틱스(Nature Genetics)>에 게재됐다.
김성한 교수는 두창(천연두) 백신 접종 후 접종 부위에 거즈를 먼저 덮고, 그 위에 반투과막을 덮어주는 드레싱이 백시니바이러스(두창 예방을 위한 백신)의 배출을 효과적으로 줄여준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등 바이러스와 세포 매개성 면역력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아산재단은 지난해 6월부터 제6회 아산의학상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심사를 진행했으며, 연구의 일관성과 독창성ㆍ해당 연구의 국내외 영향력ㆍ의학발전 기여도ㆍ후진 양성 등 종합적인 평가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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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선친의 12주기였는데, 선친께서는 인류의 가장 큰 두 가지 고뇌가 질병과 빈곤이라 생각하시고, 그 질병과 빈곤의 악순환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돕기 위해 1977년 아산재단을 설립하셨습니다. 선친께서는 농촌에서 어려운 성장기를 보냈기 때문에 이 세상에는 불우한 이웃들이 많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셨는데, “농촌에서 살다보면 돈이 없어 병원에 못 가고 병이 악화돼야 가는데, 그때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말씀을 하신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1978년 7월 1일 정읍병원 개원을 시작으로 같은 해 11월 보성병원, 1979년 보령병원과 영덕병원 등을 잇달아 개원하였습니다. 병원을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한 단계 높은 의료를 제공하고, 연구능력이 있는 병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1989년 서울아산병원을 개원하였습니다.
의료복지사업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쏟으셨던 선친의 뜻을 이어 환자 치료와 질병 연구에 전념하고 계신 의과학자들을 위해 2008년 아산의학상을 만들었습니다. 그동안 서울대 김효수 교수님을 비롯해 울산의대 고재영, 이승규, 박승정 교수님과 KAIST의 고규영 교수님이 수상하셨습니다.
이번 수상자인 정종경, 권준수 교수님과 젊은 의학자상을 받으시는 이정호, 김성한 교수님께 다시 한 번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인내와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여 이루어내는 눈부신 업적에 진심으로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산의학상이 좋은 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산의학상을 의학 발전에 도움 되는, 우리나라 최고 권위의 상으로 발전시키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참석하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 정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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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큰 상을 주신 아산재단 정몽준 이사장님을 비롯한 아산의학상 운영위원, 심사위원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2009년 여름 제 아내가 아파서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시설이나 의료기법, 의료진의 친절함 등이 우리 생각을 뛰어넘는 세계 최고였습니다. 선구자 한 분의 의지에 의해 완전히 새로운 것이 만들어질 수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초파리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여 파킨슨병을 연구하였던 저는 은퇴까지 남은 마지막 10년의 연구는 어떻게 이끌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가 몸담고 있는 서울대학교 유전공학연구소를 전혀 다른 모양으로 바꾸는 데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다양성과 창조적 역량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교수들과 대학원생들이 24시간 자유롭게 토론하고, 스스로 연구를 제안하고 책임지는 새로운 형태의 연구 터전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제가 여기에 있기까지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기초의학 부문 수상자 정종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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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시고 격려해주시는 정몽준 이사장님과 아산사회복지재단에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수상 소식을 전해 듣고 인터넷에서 아산의학상을 검색해 보았더니 ‘한국의 노벨의학상’이라는 글귀가 보이더군요.
조현병 환자들을 보면 사회ㆍ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많습니다. 조현병은 10대에서 20대로 넘어가는 즈음에 발생하여 평생 지속되는 만성질환이어서 사회적ㆍ직업적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가정 전체가 환자 치료에 매달려 점점 사회ㆍ경제적으로 뒤처집니다. 그래서 조현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한 것이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것 같습니다. 그동안 병원과 연구실을 오가며 바쁘게 살아왔던 시간들에 대해 누군가 인정해주고 격려해준다는 것은 임상연구자로서 힘이 되는 일입니다.
앞으로 조현병의 발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 임상의학 부문 수상자 권준수 교수

※ 인사말과 수상 소감 일부를 게재하였습니다.
    전문과 관련사진은 아산재단 홈페이지 www.asanfoundation.or.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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