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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① 아산의학상, 최고 의학상으로 거듭난다 편집부

국내 의학계에서 최고 권위의 의학상으로 평가받는 아산의학상이 6회째를 맞은 올해부터 시상 부문과 상금을 확대하는 등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의학상으로 거듭난다.
아산재단(이사장 정몽준)은 지금까지 한 명에게 시상했던 아산의학상을 금년부터 기초의학과 임상의학 두 부문으로 나눠 각각 1명씩 수상자를 선정하고, 상금도 기존의 2억 원에서 3억 원으로 증액했다. 또한 젊은 의학자들의 연구 의욕을 북돋기 위해 상금 5천만 원인 젊은의학자부문도 신설했다.

기초ㆍ임상 수상자는 정종경ㆍ권준수 교수
제6회 아산의학상 기초의학 부문에는 세포신호전달 체계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여 파킨슨병을 비롯해 암과 대사질환의 발병 기전을 밝힌 정종경(50)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가 선정되었다. 정 교수는 파킨슨병의 발병원인을 규명하고, 인간의 성장과 대사조절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유전자(AMPK)의 기능을 밝히는 등 관련 질병에 대한 이해와 치료의 근본적인 토대를 마련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정 교수의 연구결과가 나오기 이전까지 파킨슨병은 비정상적으로 쌓인 독성 단백질이 신경세포를 죽여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 교수는 세포 내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이상이 파킨슨병의 원인임을 밝혀냈다.
이 연구는 기존의 학설을 뒤집고, 파킨슨병의 새로운 발병 기전을 처음으로 증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2006년 6월 세계 3대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에 게재되었고, 그 중요성 덕분에 <셀(Cell)>과 <뉴론(Neuron)> 등 유명 학술지에서도 다뤄졌다.
임상의학 부문에는 조현병(정신분열병)과 강박증에 대한 오랜 연구를 통해 ‘정신질환 예측모형’을 개발, ‘고위험군 환자’의 조기 진단과 예방에 크게 기여한 권준수(54)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선정되었다. 권 교수는 뇌 영상을 이용해 정신질환자 뇌의 구조적ㆍ기능적 이상을 밝히는 연구와 클리닉 운영을 통한 임상을 접목해 고위험군 환자의 예방적 치료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특히 권 교수는 1999년 뇌파검사를 통해 감마파의 이상으로 감각 정보를 통합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조현병이 발생한다는 발병 기전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규명했다.
최근에는 정신질환 고위험군 환자에 대한 뇌 연구를 통해 대뇌피질의 두께가 얇으면 조현병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조현병 회람(Schizophrenia Bulletin)>에 발표하기도 했다. 권 교수는 이러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정신질환이 본격적으로 발병하기 이전 단계인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를 병행함으로써 정신질환 예방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정호ㆍ김성한 교수, 첫 수상 영예
젊은의학자부문에는 이정호(36)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와 김성한(40)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선정되었다.
이정호 교수는 뇌 발달 장애의 발병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연구 활동을 수행해왔다.
이를 통해 세계적인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는 등 차세대 의학자로 주목받고 있다. 이 교수는 차세대 염기서열분석법을 이용, 편측거대뇌증(한쪽 뇌가 커지는 질환)을 일으키는 돌연변이를 발견해 소아 난치성 뇌전증 치료를 위한 새로운 계기를 마련했다. 편측거대뇌증은 소아 난치성 뇌전증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 연구 결과는 2012년 6월 유전학 분야의 학술지 <네이처 지네틱스(Nature Genetics)>에 게재됐다.
김성한 교수는 면역저하 환자들의 세균감염증에 대한 연구와 결핵 환자의 면역력을 측정하는 새로운 진단 방법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관련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김 교수는 두창(천연두) 백신 접종 후 접종 부위에 거즈를 먼저 덮고, 그 위에 반투과막을 덮어주는 드레싱이 백시니바이러스(두창 예방을 위한 백신)의 배출을 효과적으로 줄여준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등 바이러스와 세포 매개성 면역력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이 교수와 김 교수는 각각 부인 박선민(35), 김서연(38) 씨의 내조를 받고 있다.
아산재단은 기초 및 임상의학 분야에서 인류의 건강증진을 위해 매진해온 국내 의학자를 격려하기 위해 지난 2007년 아산의학상을 제정하였다.
재단은 지난 6월부터 제6회 아산의학상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심사를 진행하였으며, 연구의 일관성과 독창성ㆍ해당 연구 분야의 국내외 영향력ㆍ의학발전 기여도ㆍ후진 양성 등 종합적인 평가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했다.
시상식은 3월 21일 오후 6시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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