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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세상을 건강하게 지켜온 희망의 불씨” 유인종

제24회 아산상 시상식이 지난 11월 23일 오후 2시, 서울아산병원 안에 자리한 아산생명과학연구원 강당에서 열렸다. 아산상은 1989년 척박한 환경에서 일하는 복지시설 종사자들과 우리의 소중한 가치인 효행문화를 실천하는 분들을 아무도 돌아보지 않을 때 그분들을 격려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시상식에는 정몽준 이사장과 이홍구ㆍ조순ㆍ장명수ㆍ정정길 이사 등 재단 관계자, 아산상 심사위원장인 김태현 성신여대 교수와 2009년 아산상 수상자인 배현정 전진상의원 원장 등 내빈 그리고 수상자와 가족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정몽준 이사장은 “우리 경제가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어려운 분들이 많다. 우리가 오늘 이런 시상식을 갖는 이유는 경제적ㆍ신체적으로 어려운 분들에게 절대로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전해주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오늘 아산상 수상이 봉사활동을 하는 데 힘이 되길 바란다”고 수상자들을 축하한 뒤 “아산재단이 앞으로도 일을 잘해 나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도를 바란다”는 당부로 인사말을 맺었다.

수상자 26명에게 상금 6억3천만 원 수여
시상식에서는 대상인 아산상을 포함해 모두 9개 부문에서 26명에게 상패와 상금을 수여했다(상자기사 참조). 차인표ㆍ신애라 부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이 수상했던 특별상은 올해는 마땅한 후보(단체)가 없어서 시상에서 제외됐다. 상금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아산상은 2억 원, 의료봉사상과 사회봉사상은 각각 1억 원이며, 나머지 부문은 각 1천만 원으로 수상자 26명에게 모두 6억3천만 원이 수여됐다.

아산상을 수상한 청소년폭력예방재단(약칭 청예단, 관련기사 10~13p.) 김종기 이사장은 “우리는 학원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힘을 주고, 억울함을 풀어 주는 일을 해왔다. 아산상 수상을 계기로 피해 학생들이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도록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30년 동안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펼친 공로를 인정받아 의료봉사상을 받은 강원희(관련기사 20~23p.) 씨는 “‘We care, God heals!’라는 말을 가슴에 품고 산다. ‘의사는 돌볼 뿐이고, 치료는 하나님이 하신다’는 말이다. 나이가 적지 않지만,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네팔 같은 오지에서 아픈 이들을 돌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사회봉사상은 자유와 평화를 찾아 우리나라로 피신한 난민들에게 숙소를 제공하고, 법률 지원활동을 펼쳐온 이호택(52)ㆍ조명숙(42) 부부에게 돌아갔다. 1993년부터 난민 지원활동을 펼쳐온 부부는 현재 남편이 사단법인 피난처 대표, 부인은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 교감을 맡고 있다.

복지실천상은 31년 동안 정신장애인들을 돌봐온 김선자 기독성심원 간호조무사 등 5명이, 자원봉사상은 성당의 여성 신자들이 1985년부터 여성 장애인 및 부랑인들과 1:1 결연을 맺고 멘토링 활동을 해온 스폰데레 등 단체 4곳과 개인 1명이 수상했다.

청년봉사상은 1989년부터 보육원 아동들을 대상으로 교육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온 성균관대학교의 사람사랑 등 다섯동아리가 수상했다. 다문화가정상은 17년 전 베트남에서 시집와 두 아들을 낳아 기르는 한편 통번역지원사로 근무하면서 새로 시집오는 베트남 여성들이 한국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조언을 해주고 있는 오안희(41) 씨를 포함해 3명이 받았다. 효행ㆍ가족상 수상자로는 여섯 가지 불치병을 안고 태어난 아들을 극진한 간호 끝에 살려낸 뒤 아들과 함께 마라톤과 철인 3종경기에 참가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는 박지훈 씨 등 2명이 선정됐다.

지난해 처음 만들어진 재능나눔상은 중증장애인으로 구성된 ‘영혼의소리로합창단’의 박제응 지휘자와 보육원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쳐온 전병국 호키한누리태권도장 관장, 배움의 기회를 놓친 청소년들에게 교육봉사를 하는 황인교 춘천효자종합사회복지관 봉사자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축사를 한 김선욱 이화여대 총장은 “우리 사회가 많은 문제와 갈등을 안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건강하게 지켜질 수 있는 것은, 오늘 상을 받는 여러분의 보이지 않는 노고가 작은 불씨를 밝히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 제24회 아산상 수상자
- 아산상
  :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사장 김종기)

- 의료봉사상
  : 강원희(의료선교사)

- 사회봉사상
  : 이호택ㆍ조명숙 부부(피난처 대표ㆍ여명학교 교감)

- 복지실천상
  : 김선자(기독성심원 간호조무사)
    김성재(구세군자활주거복지센터 사무국장)
    오동준(월계종합사회복지관 부장)
    한승완(행복원 사무국장)
    황승호(사직종합사회복지관 부장)

- 자원봉사상
  : 늘푸른손봉사단(대표 차영숙)
    두성봉사단(대표 이오님)
    스폰데레(대표 현광순)
    신빈회(대표 이철우)
    윤윤희(부산노인종합복지관 봉사자)

- 청년봉사상
  : 나래(대학연합)
    사람사랑(성균관대학교)
    생명경외클럽(대학연합)
    키즈유나이티드(대학연합)
    한사랑(전남대학교)

- 재능나눔상
  : 박제응(영혼의소리로 합창단 지휘자)
    전병국(호키한누리태권도장 관장)
    황인교(춘천효자종합사회복지관 봉사자)

- 효행ㆍ가족상
  : 박지훈(전북 군산)
    임금숙(전북 익산)

- 다문화가정상
  : 김정림(조선족 결혼이민자)
    오안희(베트남 결혼이민자)
    이한복(시어머니)ㆍ이민정(베트남 결혼이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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