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우리는 정담인 “항상 꿈을 갖고 최선 다하라던 설립자” 고선희

1977년 고려대학교 교육학과에 입학하여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 석사와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고, 1984년부터 지금까지 신구대학교 유아교육과에 재직 중인 조남두(54) 교수. 조 교수는 대학 2학년이던 1978년에 고려대 사범대학 대표로 아산재단 장학생에 선발되어 대학원 때까지 총 5년간 장학금 혜택을 받아 교수의 꿈을 이루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해야 공부할 수 있었던 충남 공주의 가난한 농부의 6남매 중 장남이었던 그에게 아산장학금은 구세주였으며, 평생의 스승을 만나게 해준 고마운 인연이다.
2000년, 전문대학의 유아교육과 3년제를 주장하며 열심히 발로 뛰어 2002년부터 유아교육과의 학제를 2년제에서 3년제로 개편하는 등 한국 유아교육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조 교수는 또한 아산재단 장학생 모임인 정담회의 창립 멤버이면서 정담 20년사와 30년사의 발행을 담당한 정담회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해준 장학금”
“정말 순수한 돈이다. 열심히 땀 흘려 번 돈이다. 대신 훌륭한 사람이 되어 국가와 이웃을 위해서 일해라.”
조 교수는 인터뷰가 시작되자마자 1981년 고려대에서 열린 장학금 수여식 때 정주영 아산재단 설립자가 하신 말씀부터 들려주었다. 설립자는 일제시대인 1933년(19세)에 가출했을 때 보성전문학교(지금의 고려대) 신축 공사장에서 막노동도 하셨다.
“그래서 헌시를 썼어요.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도우신다는 것을 아니까요.”
오랫동안 서예를 익힌 조 교수는 1979년 졸업생 환송회 때, 감사의 마음을 담아 붓글씨로 쓴 시를 설립자께 봉정했다. 그때 설립자께서는 무척 기뻐하시며 이 시는 가보로 남기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정말 크게 웃으셨어요. 함께 있던 직원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말이죠.”
1997년, 정담 20주년을 기념하여 만든 <정담 20년사>를 전해 드리기 위해 초대 동문 회장이었던 강창주 동문과 김지현(추계예술대학 교수) 동문 그리고 자신이 함께 계동 사옥을 방문했을 때도 설립자께서는 무척 흡족해하셨다고 한다.
“지금 서울아산병원 약제과장으로 있는 나양숙 동문이 정담 학생회장이었을 때 제가 동문회장이었습니다. 그때 설립자께 나양숙 동문을 “얘”라고 소개했다가 혼난 적이 있습니다. 셋 다 같은 회장인데 얘라고 해서야 쓰겠냐고 하시면서요.”
조 교수에게 설립자는 큰 뜻과 순수한 열정을 가진 인생 선배이면서 어려울 때 손을 내밀어준 은인이며, 행동으로 뜻을 실천한 평생의 스승이라고 한다.

정담, 항상 힘이 나는 곳
“1979년이었어요. 첫 봉사활동을 마치고 불암산에서 평가회를 하면서 304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모였는데, 이왕이면 조직을 만들어서 체계적인 활동을 하자는 의견이 많아서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아산재단 장학생 모임인 정담회가 탄생하였고, 그 모임이 이제는 35년의 역사를 갖게 되었다. 그 시절, 아산장학생으로 선발되면 텔레비전 9시 뉴스에 소개되고, 각 학교 학보는 물론 주요 일간지에 장학생 명단이 실렸다. 조 교수는 1979년부터 1982년까지 4년 동안 장학금 수여식 때 재학생 대표로 선서를 했기 때문에 아산장학생으로서의 자부심이 누구보다 컸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기회를 주셨기 때문에 아산재단 행사에는 반드시 참석하려고 합니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잠시도 잊어서는 안 될 그런 존재입니다. 아산재단과 정담은, 생각하면 항상 힘이 나는 곳이죠.”
정담 동문회장을 거쳐 지금은 고문을 맡고 있는 조 교수는 재단과 동문 그리고 재학생들의 가교 역할을 잘 하여서 초기의 정담 정신이 살아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동문 모임을 활성화시켜서 장학금 모금사업을 잘 진행하고, 동문회 사무실 확보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모든 만남은 필연적이고, 제가 만난 모든 사람들이 제게는 다 재산이고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최선을 다하고, 어려울 때 힘이 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제자들에게도 항상 꿈을 갖고 최선을 다하라고 가르친다는 조 교수는 그것이 설립자에게서 받은 가장 큰 교훈이라고 말한다.

※ 정담회(淨淡會) : 1977년 2학기부터 배출된 아산장학생들의 모임. ‘담담(淡淡)한 마음을 가집시다’라는 정주영 아산재단 설립자의 휘호에서 명칭을 따왔다.

이미지 하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