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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풍경 집에 오는 길 한금선

해가 오늘 하루를 끌고 산 너머로 넘어갑니다. 아침 반나절, 오후 반나절 해서, 하루를 온전히 밭에서 보낸 어머니도 집으로 돌아옵니다.
여름 내, 상하지 말라고 매실 하나 박아 넣은 주먹밥 곁에서 밑반찬이 돼주었던 것은, 어머니 손에 호미와 함께 들린 고구마줄기입니다.
마지막 줄기들을 거두었으니, 이 가을 지나고 겨울 지나 내년 여름에나 다시 볼 맛입니다.
모든 ‘땅에 것’들에 제철 있음에 감사하듯 고개를 숙인 채, 어머니, 집으로 돌아옵니다.

※ 한금선은 우리 사회의 낮은 목소리를 담아내는 작업을 일관되게 해나가는 여성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국가인권위원회와의 사진 프로젝트를 비롯해 <꽃무늬 몸뻬, 막막한 평화> 등의 개인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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