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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명소 “다른 데는 이런 곳이 없어요” 편집부

서울아산병원 뷰티케어샵은 서관 5층 암센터주사실 내에 있습니다. 암센터주사실은 화학요법, 수혈, 시술 등 암환자에게 각종 치료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곳입니다.

대기실에는 야구 모자를 눌러 쓴 청년, 구슬 달린 노란 모자를 쓴 여성, 잠이 든 아저씨, 할머니가 차례를 기다리고 있고, 통로 건너편에는 뷰티케어샵이 환하게 불을 밝히고 환자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샵에는 인조 유방, 가발, 터번, 모자, 샴푸, 스프레이 등 환자에게 요긴한 물품들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실내엔 조용한 음악이 흐르고, 창밖 산딸나무 무성한 잎들은 바람결을 따라 기웃거리며 환자들을 응원하는 듯합니다. 경주에서 온 환자는 “다른 데는 이런 곳이 없어요”하며 예쁘게 웃습니다.  딸과 함께 온 어머니는 조금 전에 산 유방암 환자 전용 브래지어가 꽉 끼는 것 같다고 다시 왔습니다. 상담실 안으로 여성 3명이 함께 들어가 의논을 합니다. 막 치료를 끝낸 50대 부부도 들어섭니다.

“머리 없을 때 와야겠네….” 환자의 남편은 쑥 들어오긴 했지만 아내가 가발을 쓰는 게 영 내키지 않나 봅니다.

“2주 있으면 다 빠져….” 아내가 말합니다. 씩씩한 아내는 모자 있는 쪽으로 걸어갑니다. 이것저것 써 보고 모양을 보더니 실내에서 기본적으로 쓸 면모자와 외출용 모자, 2개를 구입합니다. 안쓰러운지 남편은 문 입구에서 “휴~!” 하고 작은 한숨을 내쉽니다. 들릴 듯 말듯 감추는 숨에 사랑이 묻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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