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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둣돌 망고나무는 내 친구 안도현

망고나무에 노란 망고열매들이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어서 사람들에게 잘 익은 망고를 나누어 줘야겠어.’ 망고나무는 망고를 구하러 오는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숲 가까운 마을에는 아주 가난하게 사는 3형제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숲 속의 과일을 따다 시장에 내다 팔면서 생활을 꾸려가고 있었습니다.
“망고가 익을 때가 되었는데 누가 먼저 가서 좀 따왔으면 좋겠어.”

동생들이 부추기자 첫째가 못 이긴 척하며 망고나무한테로 갔습니다. 첫째는 어깨에 잔뜩 힘을 주며 말했습니다.
“어이, 망고나무, 열매 좀 주겠어?”
“야 이 사람아, 공짜로 망고를 얻으려면 부드럽게 말하는 것부터 배워야겠네! 어쨌든 아, 하고 입을 벌려봐!”
첫째는 다리에 힘을 주고 입을 크게 벌렸습니다. 망고나무는 가지를 뻗어 옆구리에 매달린 열매를 떼어냈습니다. 햇볕을 못 받고 자란 탓에 열매는 쭈글쭈글했습니다. 첫째의 입 속에 망고 열매 한 알이 톡, 하고 떨어졌습니다. 그 썩은 열매 하나를 입에 물고 나타난 첫째에게 동생들이 물었습니다.
“망고나무한테 뭐라고 했어, 큰형?”
“그냥 ‘어이, 망고나무, 열매 좀 주겠어?’ 그렇게 말했지.”

“그럼 내가 가 볼게, 잠깐 기다려봐!”
망고나무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가서 둘째가 말했습니다.
“형님, 망고 열매 좀 주시지요!”
망고나무가 빙긋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형님? 그래, 그거 좋지! 형제는 한 뿌리에서 난 나뭇가지와 같지. 자네의 그 친절한 말에 어울리는 선물을 주지.”
망고나무는 열매 가운데 잘 익은 망고를 골라 자루 가득 담아주었습니다. 끙끙대며 자루를 어깨에 매고 온 둘째에게 막내가 물었습니다.
“형은 뭐라고 했어? 이것 봐, 잘 익은 망고가 자루에 가득하네!”
“응, 형님이라고 불렀더니 망고나무가 그렇게 좋아하더라!”

이번에는 막내 차례였습니다. 막내는 가까이 다가가 망고나무를 불러 보았습니다.
“안녕, 친구야!”
망고나무는 눈을 번쩍 떴습니다. 망고나무는 좀 어리둥절했습니다.
“친구? 자네가 정말 내 친구가 되어준다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들 내 열매만을 탐하는 데 열중하지. 열매가 없을 때는 나를 찾아오지 않고 말이야.”
망고나무는 허리를 숙이고 막내의 손을 잡았습니다. 그리고는 막내를 번쩍 안아 가장 튼튼한 가지 위에 앉게 했습니다.
“그래, 친구야! 너는 내 친구야! 나는 그 동안 친구가 없어서 외로웠단다. 이 세상에 친구보다 더 좋은 게 어디 있겠어? 너에게 내 열매를 모두 줄게.”
망고나무는 막내를 꼭 껴안았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둘째에게 형제들이 물었습니다.
“뭐라고 했는데 이걸 주었어?”
“응, 형님이라고 불렀더니, 형제는 한 뿌리에서 난 나뭇가지라나! 그러면서 이걸 주더군.”
형제는 서로 닮은 얼굴을 바라보았습니다.

“알았어, 그럼 내가 가볼게!”
눈을 깜박거리던 셋째가 망고나무한테로 가서 말했습니다.
“삼촌, 제게 망고 좀 주시겠어요?”
“아, 어린 조카가 삼촌, 삼촌 부르며 매달리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지. 아무렴, 드리고 말고! 네겐 제일 맛난 망고를 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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