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제3회 아산의학상 수상자 울산의대 외과학교실 이승규 교수 편집부

간이식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이승규 울산대 의대 외과학교실 교수가 3월16일(화)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아산의학상 시상식에서 ‘제3회 아산의학상’을 수상했다. ‘아산의학상’은 아산사회복지재단이 기초의학 및 임상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국내 의학자를 격려하기 위해 지난 2007년 제정하였으며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2억 원이 수여된다.
이승규 교수는 장기기증과 장기이식 발전에 중추적이고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생명존중 실천 및 인류의 건강증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는 간이식 분야에서 우리나라 의료의 위상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이승규 교수는 1992년 뇌사자 간이식 성공을 시작으로, 1999년 1월 국내 최초 간ㆍ신장 동시이식, 2003년 8월 국내 최초 뇌사자 성인 분할간이식 등 국내 간이식 수술의 수준을 한층 높이는데 기여하였다. 특히, 1999년에 시행된 변형우엽 생체간이식과 2000년의 2대 1 생체간이식, 2003년 교환 간이식 등은 장기이식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 처음 이루어진 업적으로 전 세계의 관심과 이목을 불러 일으켰다.
그가 이끄는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단일팀으로는 세계 최초로 성인 생체 간이식을 2,000례 돌파하고 96%의 수술 성공률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 주요 병원 성공률 80%를 크게 앞서는 것이다.

“우리가 놓친 4%가 더 소중하다”
1992년 3월 간이식 수술을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간이식팀을 이끌고 독일에 가서 간이식 분야의 세계적 대가인 피클마이어 교수로부터 수술기법을 배워왔다. 그리고 1992년 8월 서울아산병원 3층 수술실에서 이승규 교수는 한강을 바라보며 “해냈다”고 외쳤다. 41세 간경변 환자의 간을 들어내고 뇌사자의 간으로 갈아 끼우는 국내 세번째 간이식 수술에 성공한 것이다. 주말마다 개(犬)의 간으로 연습했었다.
그런 그가 9년이 지난 후, 스승을 뛰어넘었다. 세계 최초로 살아있는 두 사람의 간 일부를 떼어 한 환자에게 이식하는 2대 1 수술에 성공하자, 2001년 세계 생체 간이식의 권위자인 독일 함부르크대 브롤시 교수가 “한 수 가르쳐달라 ”고 요청해왔다. 이제 이 교수를 가르쳐주었던 서구의 의사들이 이 교수팀의 수술을 보기 위해 매년 수십 명씩 서울아산병원으로 연수를 오고 있으며, 이 교수팀에서 수련받은 전훈배 교수는 미국 시카고 일리노이대학 부교수로 스카우트되었다.
이 교수의 허벅지 굵기는 웬만한 처녀 허리만하다. 10시간 넘게 허리를 구부려 수술하려면 하체 근력이 강인해야 하기에 수술실 옆방에 러닝머신을 두고 틈만 나면 뛴다. 36시간 수술기록도 있다. 환자들에게 의사의 체력은 ‘생명줄’이다. 수술실에서 김밥, 라면으로 때우고 새우잠 자기 일쑤다. 몇 년 전 어머니의 장례날 밤에도 긴급호출을 받고 수술실로 달려갔다. “세계 최고 수술성공률 96%에 만족할 수 없다. 우리가 놓친 4%가 우리에겐 더욱더 소중하다”고 그는 말한다.

“한국에 가서 이승규 팀에게 배워라”
2008년 12월, 제6차 세계간암학회가 한국에서 열렸다. 전 세계에서 800여명의 간 전문 의사들이 몰려왔다. 예년 참석자의 두 배였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 드림팀이 세계의 중심이 되었음을 알리는 그런 의미있는 자리였다. 제5차 세계간암학회를 주관했으며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미국 엠디앤더슨 암센터의 바턴을 이승규 교수팀이 넘겨받은 것이다.
2008년 12월 22일 저녁, 미국의 ABC NEWS에서는 서울아산병원 간이식 드림팀의 성공요인에 대해 분석하는 뉴스를 방영하였다. ‘한국의 드림팀’은 그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하루 24시간을 같이 보내는 ‘드림팀’의 일과를 소개하고, “가족처럼 끈끈하고 헌신적인 팀워크로 340례 수술이라는 ‘한 해 세계 최다 수술’을 기록했으며, 미국에서는 대부분 뇌사자의 장기로 이루어지는 반면, 한국은 대부분 생체간이식이 이루어진다. 최고의 성공률을 보이는 세계 최고의 간이식팀”이라고 보도하였다.
이에 앞서, 2008년 7월에 프랑스 파리에서 ‘세계간이식학회’가 열렸는데, 세계 의료진들은 “세계 생체 간이식 분야의 메카가 일본에서 서울로 이동되었음을 보여준 학회”라고 평했다. 그 자리에서 이승규 교수는 ‘성인에서 간좌엽을 이용한 간이식’이란 제목으로 특강을 했는데, 전 세계 간이식 관련 전문가들의 열기와 호응은 대단하였다. 여러 차례 기립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승규 교수의 간이식팀이 주목받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일본과 홍콩, 미국, 유럽 등의 유수한 생체간이식센터에서는 기증자 사망이 예외없이 발생하였다. 그러나 이 교수팀의 경우, 전세계에서 생체간이식 수술을 가장 많이 시행하였고, 수술 성공률이 낮은 절체절명의 중증 환자들을 포기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수혜자들의 생존율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2,000례 이상의 수술에서 기증자의 합병증이 거의 전무하고, 사망한 경우도 없었다. 이는 일찍이 기증자의 안전을 위해 다양한 이식편을 이용한 생체 간이식수술 방법을 개발하고, 발생 가능한 합병증에 대해 수술 전에 정확한 준비를 했기 때문이다.

현대의학의 꽃, 간이식
간이식은 1983년부터 말기 간 질환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인정받아, 죽음의 문턱에 있던 간부전 환자들에게 커다란 희망을 주었다. 하지만 간 환자가 훨씬 많으면서도 뇌사자 장기공여가 거의 전무했던 한국, 일본, 홍콩, 대만 등 동아시아권에서는 부유한 극소수 환자들만 미국 등지로 건너가 간이식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알려지곤 했다.
그래서 뇌사자 장기를 이용한 간이식의 대안으로 시작된 수술방법이 생체 간이식이다. 생체 간이식은 1990년 일본 신슈대학과 교토대학에서 잇달아 소아를 대상으로 성공 사례를 보고 하였고,1994년에는 도쿄대학에 의해 세계 최초로 성인 생체 간이식이 성공하였다. 그 후 교토대학을 중심으로 생체 간이식이 이루어지면서 일본은 전 세계 생체 간이식의 메카로 자타가 인정하는 나라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승규 교수에 의해 국내 최초로 1994년 소아 생체 간이식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지만, 당시는 일본에 비하면 걸음마 단계였다. 그러나 이승규 교수의 간이식팀은 1999년 세계 최초로 변형간우엽 생체 간이식수술을 시행하여 수혜자의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2000년 3월에는 기증자 두명의 간을 한 명의 수혜자에게 이식하는 2:1 듀얼 생체 간이식수술에 성공하여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와 함께 2003년에는 국내 최초로 1명의 뇌사자 간을 두 명의 성인에게 이식하는 분할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 세계 간이식 분야의 독보적인 위치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한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한 이 교수와 드림팀의 지칠 줄 모르는 활약은 오늘도 계속된다.

간이식팀 성과

ㆍ1992년 8월 뇌사자 간이식 성공
ㆍ1994년12월 국내 최초 소아 생체간이식 성공
ㆍ1996년 2월 국내 최초 ABO혈액형 부적합 생체간이식 성공
ㆍ1997년 2월 국내 최초 성인 생체간이식 성공
ㆍ1999년 1월 국내 최초 간ㆍ신장 동시이식
ㆍ1999년 1월 세계 최초 변형우엽 간이식 성공
ㆍ2000년 3월 세계 최초 2대 1 간이식 성공
ㆍ2003년 8월 국내 최초 뇌사자 성인 분할 간이식
ㆍ2003년 9월 세계 최초 교환간이식
ㆍ2004년 11월 간이식 1,000례 달성
ㆍ2007년 6월 국내 최초 소아 간ㆍ심장 동시이식
ㆍ2008년 6월 간이식 2,000례 달성
ㆍ2008년 11월 성인 ABO혈액형 부적합 생체간이식 성공
ㆍ2009년 6월 세계 최초 생체간이식 2,000례 달성
ㆍ2009년 12월 세계 최초 성인 생체간이식 2,000례 달성
ㆍ2007~2009년 매년 연간 300례 이상 간이식 시행

이미지 하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