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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생 부부 탐방 아산장학생 모임은 ‘보물섬’ 고선희

장학생 모임은 ‘우리를 지탱해주는 힘’
“하하하하. 정말 그 라면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산농장으로 떠난 첫 농활에서 선발대였다는 이의석 선배는 선발대원들끼리 끓여먹은(냄비 가장자리에 파리가 가득 내려앉았어도 맛만 좋았던) 라면 맛을 떠올리며 그때로 돌아간 듯 크게 웃었다.
“정담 사무실이 광화문에 있었을 때라 졸업한 선배들이 퇴근하시고 자주 오셨어요. 먹을 것도 사 주시고, 이야기도 많이 나눴었는데….”
 살뜰히 주변 사람들을 챙기는 성격 탓에 유난히 선후배들과 친했다는 장성아 선배는 결혼 후 사는 일에 바빠 예전처럼 챙기지도 못하고, 정담 모임에도 못 나간 것이 미안하다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면서도 오랜만에 만나도 늘 반갑고, 떨어져 있어도 늘 마음이 가는 친구들은 ‘정담인’들 뿐이라며 그리움의 인사를 이 지면을 통해 전하고 싶다고 했다.
“아~, 이 친구는 너무 잘 자는 거예요. 그 모습에 제가 반해 짝사랑만 몇 년 했죠, 허허허.”
고려대 학내 분규에 여러 사정이 겹쳐 우울한 대학생활을 해야 했던 이의석 선배는 ‘절에 들어가 스님이 될까’ 생각했을 정도로 그 시절, 고민이 많아 잠도 제대로 못 자는 상태였다고 한다. 그런데 농활을 마치고 서울로 오는 차 안에서 너무나 편안하게 잠을 자고 있는 장성아 선배의 얼굴을 보면서 자신의 고민이 날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제가 흔들릴 때마다 정담에 오면 좋은 선후배들이 늘 많은 힘이 돼 주었습니다. 제게 정담은 ‘나를 지탱해주는 힘’입니다.”
“이 사람도 만났고…, 정담은 보물섬 같아요. 우연한 인연으로 맺어졌지만 이 인연들 하나하나가 다 특별하고 고맙고 그래요.” 그러면서 후배들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면 생각지도 못한 귀한 것들을 많이 얻을 수 있는 곳이 정담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전무후무한 기업인, 아산 정주영
“돌아가신 정주영 회장님의 유명한 일화가 얼마 전에 TV광고로 나왔잖아요? 보면서 아무래도 그분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더라구요. 참 대단하시고 또, 시대와 민족을 많이 생각하셨던 분이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금강산 사업도 그렇고, 사업하는 경영자의 마인드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일들을 많이 하신 분 같아요. 또 그때 하셨던 일들이 다 조선과 자동차, 건설 같은 국가 기반사업들이었잖아요? 그 이전에도 없었지만 그 이후에도 그런 분은 없으실 것 같습니다.”
정담 이야기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고(故) 정주영 회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고, 두 선배는 아산 장학생 시절 직접 뵌 적은 없지만 특별한 인연으로 알게 된 한 기업인의 행적을 추억하면서 존경의 마음을 전하였다.
“기업의 이윤만 생각했다면 그런 일들을 안 하셨을 수도 있겠다 싶어요.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발상과 따뜻한 가슴이 그 분을 오늘날까지 살아있게 하는 힘인 것 같습니다.”

청첩장 대신 ‘결혼신문’ 만들어
“참! 자기야! 우리 ‘결혼신문’,  아직 남은 거 있지? ”
결혼 청첩장 대신 만들었다는 결혼신문에는 ‘결혼기념특집 무료’라는 매력적인 문구가 시선을 확 사로잡았고, ‘따로 또 같이’라는 큰 제목과 함께 어떤 월드스타도 부럽지 않을 전면 사진이 눈길을 끌었다. ‘사촌이 땅을 사도 배 아프지 않은, 각계각층의 마음 좋은 명사들이 전하는 축하인사 모음’이라는 긴 제목의 축하 난에는 정담인들의 따뜻하고 진심어린 마음들이 고스란히 적혀 있었고, 두 사람의 어머니들이 전하는 편지와, 표현은 다르지만 그 떨림은 같은 세계의 사랑고백 문구들, 그리고 친구에서 연인이 되어 부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적어 내려간 장성아 선배의 글까지 4면의 신문이 사랑과 기대, 다짐으로 꽉 차 있다.
“이젠 ‘가족신문’도 만들어야겠어요. 창희, 준희도 있고…. 지나보니 이런 것들이 정말 기억에 많이 남더라고요.”
IMF시절이었기 때문에 신혼여행으로 남해안을 돌았다는 두 사람은 배낭을 메고 버스로, 도보로, 또 택시로 다녔던 그 모든 풍광들과 추억들을 모으고 그동안의 11년 세월을 모아서 아이들과 함께 가족신문을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늘 행복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너로 인해 참 행복했어’ 라는 말도 듣고 싶고요, 후후후.”
“저도 ‘그 사람 참 괜찮았는데, 참 좋은 사람이었어’라는 말을 들었으면 합니다. 그렇게 되려고 노력해야죠, 허허허.”
미소가 따뜻한 변호사 이의석 선배와 장성아 선배. 사람 좋은 이 부부의 바람은 그래서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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