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의 장 어려운 이웃을 사랑한 거인(巨人) 아산 정주영 .



지난 3월 21일은 정주영(鄭周永) 아산재단 설립자겸 초대 이사장의 5주기(週忌)였다. 1915년 강원도 통천군 송전면 아산리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불굴의 개척정신으로 현대그룹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우고, 1977년 7월1일 아산사회복지재단을 설립하여 불우한 이웃들을 따듯하게 보살폈던 고인은 한국현대사에 우뚝 선 거인이었다. 서울아산병원 등 전국의 8개 아산병원들은 5주기 추모 사진전을 열었는데, 출품된 사진들 중 아산재단 활동과 관련된 사진들을 특집으로 엮어 고인의 이웃사랑 정신을 되새겨 본다.


정주영 초대이사장은 한국과 세계를 누비며 눈부신 기업활동을 폈고, 국내외의 유력 언론들은 정주영이란 ‘경이로운 인물’과 그의 업적을 대서특필하곤 했다. 국내 언론들은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대한민국 최고의 혁신가’‘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불굴의 도전정신’‘광복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등으로 그를 평가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재계의 나폴레옹’이라고 썼고, 홍콩의 파 이스턴 이코노믹은 중국의 덩 샤오핑, 인도의 간디, 일본의 소니 창업주 모리타 아키오 등과 함께 ‘20세기 아시아 10대 인물’로 정주영 회장을 뽑기도 했다. 일본경제신문사는 ‘한국 경제사를 바꾼 이단의 기업가 정주영’이란 책을, 중국의 칭다오 출판사는 ‘이봐 해봤어? 시련을 사랑한 정주영’이란 책을 출판했고, 아시아의 많은 독자들이 그 책을 읽었다.


이처럼 바쁜 일정 속에서 그가 가장 행복해 한 순간은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하는 시간들이었다. 1977년 현대건설 창립 30주년이 되던 해에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뜻에서 설립한 아산재단은 “우리 사회의 불우한 이웃을 돕는다”는 소박한 슬로건을 내세우고 가난한 사람들의 친구가 되었다. 아산재단은 서울 강릉 뿐 아니라 정읍 보성 보령 영덕 홍천 등 의료기관이 절실하게 필요한 오지를 찾아 현대적 시설을 갖춘 병원을 세우고,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어린이와 노인을 위한 시설 등 다양한 복지시설들을 지원하고, 무료진료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가난을 체험하고 자수성가한 정주영 회장은 불우한 이웃들의 사정을 깊이 헤아렸으며, 할아버지처럼 아버지처럼 그들과 시간을 함께 하곤 했다. 그런 모습이 사진들에 잘 나타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