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심포지엄 아산재단 창립 28주년 기념 심포지엄 남영숙



급증하는 지구적 재난재해를 진단·대비하는 아산재단 창립 28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8월 26일 백범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있었다.
이날 개회사에서 정몽준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동남아 일대를 강타하여 25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지진해일, 국경을 넘어 확산되는 각종 괴질과 전염병, 여전히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원자력 에너지에 대해 “지구촌 모든 나라와 모든 인류가 지혜를 모아 함께 대처해 나아가지 않으면, 자칫 공멸할 수도 있는 강도 높은 위험들이 인류의 생존과 복지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이 관 이사장 역시 기조연설을 통해 “미래의 인간-기계 시스템은 현재 이상으로, 인재를 포함하는 운용상의 안전을 중시한 설계가 요구될 것”이라면서 다만 안전 시스템과 상관없는 사회적인 요청을 어떻게 시스템에 편입시키면서 안전을 확보하느냐, 즉 “미래의 이상적인 인간-기계 시스템은 안전 위주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무엇인가가 존재한다는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포지엄에서는 김영평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의 사회로,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어 4시간 30여 분 동안 열띤 주제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제 1주제 ‘지진, 지진해일의 원인과 그 피해대책’에 대해 발표한 한양대 지구해양학과 김소구 교수는 “지진예보 및 지진해일 조기 경보체제를 확립하고, 빠른 시간 내에 신속 정확한 진원인자 분석을 위해서는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 및 러시아 등 주변국가와 협력하여 관측망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토론에 나선 국립방재연구소 노삼규 소장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희일 책임연구원은 그동안 한반도를 지진 안전지대로 판단, 특히 지진에 대한 재난대비가 소홀했다면서 “국가 차원의 지진재해 대책마련과 관련 연구를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독립된 전문연구기관 설립이 급선무”라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제 2주제 ‘원자력, 얼마나 안전한가’에서는 한국과학기술원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장순흥 교수가 “미국, 영국, 일본 등 원자력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이용률 등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 운영 실적이 매우 우수하게 나타났다”고 평가한 뒤, “그러나 원자력의 주관적 위험도는 이러한 객관적 위험도와 상관없이 교통수단이나 기타 발전원에 비해 너무 과장되게 인식되어 왔다”고 말했다. 토론에 나선 부산대 기계공학부 이준현 교수는 세계적으로 원자력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고리원전 1호기의 향후 운영과 관련된 안전성 여부 및 기술적 검토, 나아가 이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 등에 대한 적극적 토의가 필요하겠다”고 동의, 부연했다. 김용국 국회의원 보좌관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정부가 일관된 정책을 유지하고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며 지역주민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킴으로써 원자력에 대한 신뢰의 기반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 3주제 ‘황해의 환경과 해양오염 현황’에서는 발제자 인하대 생명해양과학부 최중기 교수와 토론자 충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김기현 교수, 한국해양연구원 유신재 책임연구원 모두 황해의 건강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황해는 중국·한국·북한으로 둘러싸인 국제적인 수역이고, 일본이 그 영향을 일부 받고 있다. 그러므로 황해 환경보존을 위한 네 나라의 황해 환경보존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운영되어 각국에 오염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기술제공과 정책을 제공하고 해양투기 관련 런던협약 등을 근거로 해당국에 환경 기초시설의 설치와 오염규제를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 4주제 ‘전염병 시대의 재도래’의 발표와 토론은 국내 감염내과 분야 권위자들인 연대 의대 김준명 교수와 고대 의대 김우주 교수, 성대 의대 백경란 교수가 맡았다. 이들은 새 전염병이 끊임없이 인류를 위협하고 또 박멸되었던 병균들이 다시 출현하는 지구적 현실(최근 에이즈를 비롯해 한때 퇴치되었던 것으로 알려졌던 결핵, 심지어 열대성 풍토병으로만 여겨졌던 말라리아 등 국내 신구 전염병이 증가 추세다)을 경고하고,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 촉구 및 범세계적인 방역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했다.

아산재단은 1979년부터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설립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삶의 질 향상, 복지증진 관련 심포지엄을 개최해 왔다. 올해로 스물일곱 번째가 되는 심포지엄의 주제 ‘지구적 시각에서 본 위험·재난’은 2004년 주제 ‘위험·재난사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의 연장선상에서 좀더 국제적이고 지구적 시각을 강조하는 가운데 현대사회가 당면한 각종 위험과 재난의 심각성을 제기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

기조연설 지구적 시각에서 본 위험·재난
이 관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이사장

주제 발표 및 토론
좌장 김영평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제1주제 지진, 지진해일의 원인과 그 피해대책
발표 김소구 한양대 지구해양학과 교수
토론 노삼규 국립방재연구소 소장
이희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제2주제 원자력, 얼마나 안전한가
발표 장순흥 한국과학기술원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토론 이준현 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
김용국 국회의원 보좌관

제3주제 황해의 환경과 해양오염 현황
발표 최중기 인하대 생명해양과학부 교수
토론 김기현 충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유신재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

제4주제 전염병 시대의 재도래
발표 김준명 연세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
토론 김우주 고려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
백경란 성균관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

글·남영숙(아산 장학생 동문) 사진·이내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