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정보마당 아산파킨슨병센터를 열며 이명종



파킨슨병은 뇌졸중, 치매 다음으로 흔한 신경계 질환으로 우리나라에 약 10만 명 이상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병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어느 누구에게나 발병할 수 있으나 90% 이상이 60세 이상에서 발병합니다. 또 고령화 사회가 되어가면서 앞으로 파킨슨병의 발병률도 증가하여 전체 환자의 숫자도 증가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 65세 이상 인구의 2%는 파킨슨병 환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파킨슨병은 아주 중요한 신경계 질환으로 더 널리 사회에서 인식되어야 합니다.

현재까지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이 병의 정확한 원인과 발병기전은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유전인자와 환경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뇌 속의 흑질세포를 포함한 몇 가지 신경세포를 선택적으로, 서서히 파괴하여 신경세포 내에서 생성되는 도파민 등의 신경전달물질이 감소하여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70년 이전만 해도 7~10년 동안 서서히 진행하여 사망 내지는 불구상태에 이르게 하는 무서운 병이었습니다.

파킨슨병의 초기 증상으로는 오른쪽 또는 왼쪽 팔 다리의 떨림, 강직 또는 힘이 빠진 듯한 느낌이 들며, 6개월 혹은 더 서서히 악화되어 또 다른 증상을 동반하게 됩니다. 즉, 몸의 운동이 느려지고 무거워지며 보행이 불편해지거나 균형이 나빠지는 증상들이 나타납니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얼굴 표정, 서체의 변화와 몸의 통증, 수면장애, 배뇨장애 등의 비운동성 증상이 흔히 생길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필요 이상의 검사 또는 불필요한 수술을 시행한 환자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파킨슨병의 진단은 주로 증상의 병력의 문진과 검진에 의해 이루어지며, 뇌 MRI 등 모든 검사는 다른 질환이 아님을 확인하기 위해 이용됩니다. 아주 중요한 점은 위에 열거한 증상들을 일부 동반하는 여러 질환이 있어 정확한 진단의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현재 이 병을 예방하거나 완치하는 치료방법은 없으나 지난 30여 년간의 꾸준한 발전으로 적절한 약물을 포함하는 내과적 치료방법 및 지난 5년간 많이 이용되고 있는 뇌 심부자극술 등의 외과적 치료방법으로 대부분의 환자들이 오랫동안 좋은 질의 삶을 유지함은 물론 평균 수명도 연장할 수 있습니다. 수술은 내과적 약물치료 방법으로 증상이 만족스럽게 조절되지 않을 때에 한해 이용되며 수술 후에도 약물치료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다행히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수술비용의 일부는 보험 적용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수술방법은 파킨슨병에만 효과적이고, 보험 적용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정확한 조기진단과 장기적인 치료대책이 아주 중요합니다. 적절한 치료에는 전체적 건강관리, 물리치료, 정신적 치료도 포함됩니다. 현재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줄기세포 이식이나 다른 뇌 이식수술 방법은 단지 실험연구 단계에 있으며, 인간에게 분명히 도움이 되고 효과적이라는 증거는 아직 없습니다. 자주 비과학적인 방법으로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고 뒤늦게 병원을 찾는 안타까운 경우를 경험합니다.

서울아산병원은 이제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더 효율적인 환자중심의 진료와 치료를 위해 2005년 7월 1일 ‘아산 파킨슨병센터’를 열었습니다. 이 센터를 통해 여러 관련된 전문 서비스간의 긴밀한 협진 진료와 치료체제가 구축될 것입니다. 인터넷 활용의 보급과 중요성을 감안하여 인터넷 홈페이지도 개설하였습니다. 이는 환자와 환자 가족들에게 필요한 정보교환과 교육에 꼭 요구되는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서울아산병원 환자 및 보호자는 물론 관심 있는 여러분들도 많이 이용하시기를 희망합니다. 이를 통하여 환자와 환자 가족들 간의 활동도 활발해지기를 기대하겠습니다.

머지않은 장래에 파킨슨병을 완전히 정복하는 시기가 올 때까지 계속 최선의 방법으로 진료를 제공하며 중요한 연구 활동도 열심히 할 것입니다. 환자와 보호자 및 관심 있는 분들의 아낌없는 협조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