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이펙트 음악과 지능 발달 조수철



요즈음 음악이 지능발달에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하여 많은 관심이 있는 듯하다. 이에 대하여 적절한 답을 얻기 위하여는 우선 지능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알아야 하며, 지능은 변화될 수 있는가에 대하여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또한 발달이란 단어에 어떠한 의미가 있는가도 함께 생각해 보아야 한다.

지능이란…
흔히 지능에 대하여는 표준화된 지능검사에 의한 지능지수(I.Q)를 연상하는데, 이 지능지수만이 지능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더 중요한 문제는 한 개인이 자신이 속해 있는 사회적 환경에서 얼마나 적절하게 적응해 나가는가 하는 점이다. 흔히 정신지체라고 할 때에 지능지수만을 고려하여 지능지수가 70 이하인 경우만을 생각한다. 그러나 정확한 정의는 지능지수가 70 이하이면서 적응능력이 함께 떨어져 있는 경우가 정신지체이다.

두 번째는 이 지능지수가 교육이나 환경에 의하여 변화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이에 대하여 일부 학자들은 지능은 태어날 때에 이미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교육에 의하여 변화될 수는 없으며, 유전적인 요인이 지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른 학자들은 지능은 교육이나 환경에 의하여 10~15 정도는 변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필자는 지능은 어느 정도는 변화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발달이란 긍정적인 변화를 의미하는데, 태어날 때부터의 잠재적인 능력과 교육 등 환경적인 요인과의 상호작용의 결과를 뜻하기 때문이다. 즉 태어날 때에 높은 지능지수를 가지고 태어나더라도 적절한 교육적인 환경이 주어지지 않으면 지능발달의 장애가 올 수 있다는 의미이다. 또한 지능지수가 낮게 태어난 경우에도 환경적으로 좋은 자극이 가해지면 지능지수가 어느 정도는 좋아질 것이라는 추정을 할 수가 있다.

어머니의 자장가
인간의 뇌는 어린 시절에 급격한 발달을 이룬다. 태어날 때의 뇌는 약 330~340g 정도이며, 성인이 되면 1,300~1,400g 정도 되는데, 생후 5년이 되면 1,100~1,200g 정도로 발달되어 성인기의 80% 정도의 발달이 일어나게 된다. 이것은 인간의 뇌가 조화롭고 균형 있게 발달을 이루기 위하여는 생후 초기에 적절한 영양분의 공급과 적절한 환경적인 자극이 필요함을 뜻한다.
환경적인 자극이란 어머니의 적절한 신체적 또는 정서적인 보살핌을 뜻하며, 이중 음악적인 자극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청각적인 자극은 출생 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태아의 귀는 18주가 경과되면 이미 듣기 시작하며, 24주가 지나면 아주 적극적으로 듣기 시작한다. 임신 중에도 조용한 고전 음악을 들려주면 태아의 맥박이 규칙적으로 되며 발차기도 줄어든다는 보고도 있다. 출생 전에 태아에게 말을 해 주고 좋은 책을 읽어 주고 또 노래를 들려 주면 출생 후 소리를 감별하는 능력이 향상된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태교는 얼마나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있는가? 우리의 조상들은 정말 지혜로웠다. 태어난 후 유아들이 보챌 때에 조용히 달래는 어머니의 말 한 마디, 어머니가 불러 주는 자장가는 얼마나 위대한 역할을 하는가? 이 세상 어디에 자장가를 부르지 못하는 어머니가 존재하는가? 이 세상 어디에 어머니의 사랑보다 더 높고 깊은 사랑이 있던가?

어머니의 위대함은 바로 그 사랑에 바탕을 둔 감미로운 자장가에 있다고 할 것이다. 진정으로 지능이 좋은 아이로 키울 생각이 있다면 어려서부터 좋은 음악을 들려 주어야 할 것이다.

글쓴이 조수철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