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 숙제부터 했으면 좋겠어요 유수정



A

우선 호성이가 그렇게 열심히 논다니, 그거 참 좋은 일입니다. 그것은 건강하다는 뜻이며 친구들과의 관계도 좋다는 이야기고 무엇보다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다운 일이니까요.
그러나 어머니의 초점이 오로지 숙제와 학습지에만 고정되어 있다면 호성이는 문제아 취급을 받는 거나 다름이 없습니다. 그렇지 않으시리라는 전제하에 말씀드립니다.

예, 숙제 잘하고 부족한 과목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그 이야기를 호성이에게 해주세요. 야단치지 말고, 화내지 말고, 단지 확실하게. 그러기 위해서는 “너~”로 하지 않고 “나~”로 이야기 합니다.
“너, 이게 얼마나 중요한 지 알아?”가 아니라 “엄마는 이거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
또는 ‘사실’만 이야기 합니다.
“너 빨리 가서 해!” 가 아니라 “엄마는 4시에 나가야 하거든. 이러저러한 일들 해야 하고, 그러고 나면 호성이 숙제랑 공부랑 보아줄 시간이 지금 1시간 밖에 없어.”
길게 붙잡고 있지 말고 단단히 짧게, 호성이의 눈을 보면서, 믿음을 가지고.
그리고 호성이가 했을 때는 확실히 인정해 주고, 안 했을 때는 야단치지 않고 해야 하는 거 알고 있는데도 잘 안 되는 그 마음, 자꾸 놀고 싶게 되는 그 마음, 그래서 호성이도 어떻게 잘 안 되는 그 마음 알아주고 읽어 줍니다.
“호성이도 안 하려는 게 아니라, 해야 되는 거 아는데, 또 하려고 하는데 잘 안 되는 가봐. 그래, 놀고 싶은 마음 접고 숙제부터 하는 거 쉽지 않지. 몸도 막 근질근질 해지고.”

그리고 다시 엄마의 생각을 이야기 합니다.
“그런데 엄마는 호성이에게 아무리 힘들어도‘할 것은 한다.’하는 정신을 심어주고 싶어. 엄마가 살아 봤더니 그게 정말 중요하더라.”
그러고 나서 아주 조금이라도 한 것이 보인다면 하려고 했다는 그것이 바로 시작이라고 인정해 주시고, 아주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도록 지속적으로 격려해 주세요. 전혀 하려고 한 흔적이 없더라도 화내지 말고, 실망하지 말고, 걱정하지 말고 “안 했네. 오늘은 할 수 없었나 봐. 그럼 지금이라도 좀 할까.”

지금 바로 해결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사실은 문제입니다. 화내지 않으면서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끈기 있게 하면 결국 보슬비에 옷 젖듯이 스며들 것입니다.
사실 이것은 아이가 아닌 엄마 자신과의 싸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