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 엄마노릇이 힘들어요 유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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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참 쉬운 일이 아니지요, 엄마 노릇하는 것이 얼마나 난감하실까요. 전혀 통제가 되지 않을 때 엄마로서의 무력감. 가끔은 엄마라는 역할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도 있지요. 그런데 사실은 이런 어려움을 겪으면서 엄마 자신도 성숙해 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부모 자신이 성장해 나가지 않으면 점점 더 힘들어질 것입니다.

성숙한 엄마란 ‘충분히 좋은 엄마’(Good-enough Mothering), 아이를 충분히 받아주고 인정하여 확실한 애착관계를 형성하고, 그러면서 적절한 좌절을 경험하게 하여 점차적으로 분리시켜 가는 균형 있는 태도를 말합니다. 아마도 형석이 어머니께서는 다소 어쩔 줄 몰라 하는 태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 받아주게 되지만 마음으로부터 기꺼운 것은 아니어서 아이로서는 충분히 받았다는 느낌이 안 들고, 그렇다고 단호히 한계를 지어주는 것도 아니어서 아이는 계속 자기욕구를 만족시키려 하게 되지요. 울타리가 둘러쳐진 운동장에서는 아이들이 운동장 구석구석까지 다 뛰어다니며 노는데, 벽이 없이 확 트인 운동장에서는 오히려 벽이 있는 운동장의 넓이만큼도 다 활용하지 않고 가운데만 몰려서 논다고 합니다. 심리적으로도 어떤 확실한 울타리가 있을 때, 그 안에서 오히려 자유로움과 편안함을 누릴 수 있습니다.

형석이에게 ‘예의’라는 울타리를 쳐 주세요. 예의가 있다는 것은 몸가짐이 공손하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아이의 안에도 그러한 미덕이 반짝이고 있음을 믿으세요. 그리고 찾아서 말해 주세요. 조금이라도 바른 행동을 보였을 때 “의자에 참 반듯하게 앉았네. (친구를 반갑게 맞이하네) 우리 형석이가 예의가 있구나.” 말해 줄 기회를 찾으십시오. 그리고 엄마 옷 속으로 손을 넣으려할 때 그냥 두시지 말고, 또 화내거나 언짢아하지 말고 단호한 태도를 취합니다. 형석이의 눈을 바로 보면서 진심으로 형석이를 믿는 마음으로 아이의 손을 꼭 잡고 고개를 가로 젓습니다. 형석이가 계속 고집을 피우더라도 물러나지 말고 아이가 포기할 때까지 잡은 손을 놓지 말아 보세요. “이제 그만. 그만!” 잊지 마세요, 화내지 않으면서 단호하게 하는 것. 아이가 그만 두었을 때 꼭 안아 주고 사랑을 듬뿍 담아 “엄마에게 예의를 보여주어 고마워.”해주는 것.

운전 중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의란 나의 행동이 남에게 끼치는 영향을 아는 것이지요.

차를 타기 전에 미리 말 해 둡니다. 형석이가 그 말을 알아들으리라 믿는 마음으로“운전 중에 뒤에서 엄마 목에 매달리거나 창문 열고 고개를 내밀거나 하면 위험해서 엄마가 운전을 할 수가 없어. 사고 날까봐 겁이 나거든.” 그래도 그런 행동을 한다면 갓길에 차를 세우시고 형석이 눈을 가만히 쳐다봅니다. 정 안 되면, 차를 그 자리에 세워두고 먼 길을 형석이와 함께 걸어서 가보는 시도 해보십시오.

교육의 질은 교육자의 질을 넘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