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 우리아이만 야단치신대요 유수정



정말 그럼 걱정스럽지요. 얼마나 사랑스런 내 아이인데…. 맞고 들어오는 아이보다 그걸 보는 엄마가 더 아프지요. 예, 그렇지요. 그런데 생각이 이런 방향으로만 진행이 된다면 결국 아이 문제가 아니라 엄마의 문제가 되어 버립니다. 그러면 문제를 감정적으로 접근하게 되지요.
죄송하지만 이미 그런 상황이 된 것 같습니다. 아이는 아무렇지도 않아 하는데 엄마 혼자 이러저러한 걱정을 하고 계시니까요. 아무리 어려도 정말 문제가 될 정도라면 아이가 아무렇지도 않을 리 없지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위의 이런저런 걱정들은 나의 의견일 뿐입니다. 나의 의견이 객관적 사실과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요. ‘앞으로 이러저러할까봐’는 지금, 여기의 사실이 아닙니다. 아직 확실하지도 않은 미래 상황에 대한 나의 의견으로 지금 여기서의 문제를 사실보다 확대하여 받아들이는 것은 아이에게도 엄마에게도 또 아이를 맡긴 선생님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에 어떻게 했고, 그래서 앞으로 이렇게 될 것이다’가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의 사실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지금, 여기에서 문제되는 사실은 단지 아이의 행동이 느려서 선생님께 맞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이가 너무 느리지 않도록 도와 주거나, 그것이 어렵다면 선생님께 도움을 구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아이들은 개인차가 크므로, 더딘 아이도 있겠지요. 무리하게 빨리 하라고 독려하면 부작용이 생기기 쉽지요.
또 더디다고 해서 절대로 부족한 것도 아니구요. 단지 시간을 아주 조금 더 필요로 한다는 것뿐입니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다른 아이보다 조금만 더 기다려 주어 자기 페이스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런 면에서 담임 선생님께 협조를 청할 수 있지요.
선생님께 도움을 청하실 때에는 부디 선생님의 노고를 먼저 알아드렸으면 좋겠습니다. 각자 개성이 다 다른 사십여 명의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드시냐고, 우리 아이가 느려서 선생님을 힘들게 할 것이라고….
그리고 나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세요. 집에서 연습을 시키겠지만, 그래도 당분간은 그리 빨라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그리 빨리 나아지지 않더라도 나는 우리 아이를 믿고 또 선생님을 믿기 때문에 기다릴 수 있다고, 그래서 선생님께 미리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무슨 일이 일어나든, 화들짝 놀라지 마십시오. 단지 사랑만 하십시오.

글쓴이 유수정은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부모교육 강사이다.